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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_170_1992년 11월 29일 새 뿌리가 나오게 하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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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1(女): 스님, 전생에 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저희들이 전생을 알 수 있다면 좀더 어리석음을 짓지 않을 것이고 깨달음도 빠를 것인데, 저희들은 주처에서 깨닫기 전에는 전생을 모르는지 궁금합니다.


큰스님: 아, 전생이 조금 아까도 전생인데요. 전생에서, 한 시간 전에 전생에서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서 현생에 닥치죠. 그리고 내일 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오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내일 닥칠 게 오죠. 그러니까 전생이다 후생이다 할 것이 없습니다. 알고 보면 시공을 초월해서 만 년 전이라도 오늘이 됩니다. 그 도리를 아셔야 됩니다. 

그래서 나는 바쁠 때는, 삼정례를 하다가도 바쁠 때는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 한데 합쳐서 일심으로써 일정례를 해도 된다! 바쁜 세상에 뛰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며 뛰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서 우리가 발전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한 생각에 만 번을, 일정례로 만 번을 할 수가 있고, 삼정례로 삼만 번 삼십만 번을 절을 한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까 아주 여유가 있고 좀, 내가 절을 좀 하고 싶다 이럴 때 그냥 절을 하는 것이 진짜고, 내가 절을 하고 싶지 않고 바쁜데도 이걸 꼭 해야겠다 하고 하는 거는 진짜가 아닙니다. 삼십만 번을 해도 진짜가 아닙니다. 

염주를 온통 목에다 걸고 다녀도…, 이거는 그냥 세상 우주를 짊어지고 다니는 건데, 그것이. 찰나찰나 돌아가는 이것을 염주로다가 해 놓은 거거든요. 그리고 백팔 번뇌를 그렇게 그걸로 비유를 해서 해놨는데 그게 백팔 번뇌라고 하면 안 되죠! 우리가 생각을 하지 못하면 목석이죠? 육체가 없으면 무효죠? 생명이 없어도 무효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생각생각 나는 것을 그걸 망상이라고만이 밀어붙이겠습니까? 생각생각 나는 것이 바로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라고 봐야죠. 

팥죽도 끓이다가 보면, 익으려고 그러면 팥죽 방울이 수없이 나오죠? 그럼 그거 망상이라고 하겠습니까? 팥죽 방울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 팥죽 방울이 팥죽이 익으려고 팥죽 방울이 끓죠? 그러니까 팥죽 솥에 팥죽 방울 일어나듯이 망상이 일어난다. 그, 망상은 망상이 아니다. 그거는 바로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재료다. 팥죽을 익히기 위해서 팥죽이 끓는 거와 같이 그건 성장력을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망상이 아니고 뭐든지, 아하!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이런 마음이 자꾸 일어나게 하는 것이니까 감사하게 거기다가 일임하고 놔야죠. 그걸 망상이라 그러고 온통, 천 배를 하고 백팔 배를 하고 온통 이러고서는 몸뚱이로 아무리 그래 봤자야 몸뚱이 떨어지면 입도 떨어지고 입 떨어지면 말도 떨어지는데, 뭐 남는 게 있겠어요? 공덕이 될 거는 하나도 없어요, 달마 대사가 양 무제더러 말했듯이. 

여러분! 내가 옛날에 누가 그렇게 묻길래 그렇게 대답을 했지만 말입니다. 부처님은 마음으로 아촉도 되셨다가 아미타도 되셨다가 관세음도 되셨다가 지장도 되셨다가 칠성도 됐다가 산신도 됐다가 용신도 되고 지신도 되고 또는 문수도 되고 보현도 되고 이렇게 마음으로다가 하시는데, 그게 여러분들은 따로따로 있는 줄 알죠? 여러분 그럼 가정에서 한번 알아볼까요? 금방 아버지가 됐다가 금방 남편이 됐다가 금방 할아버지가 됐다가 금방 형님이 됐다가 아우가 됐다가 온통 사위가 됐다가, 이렇게 하고 돌아가는 건 어떡합니까? 아니, 그렇게 이름이 많지 않습니까? 갖은 각종의 이름이 그렇게 많고, 행하는 게 그렇게 많고, 가고 오는 게 그렇게 많아도 가고 옴이 없다 이 소립니다.  

그러니 이 도리를 확실히, 이 진주의 여러분들이 아셔서 저 부산에나 저기 울산에나, 마산에나 또는 광주에나 지금들 눈이 그냥 샛별같이 청정하게 지금 공부들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에도 그렇고. 이렇게 공부하시는 것이 바로 아래로는 썩은 뿌리를 끊어주고 새 뿌리를 나게 하는 공부요, 위로는 이파리 가지를 싱싱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전부 고마운 줄을 알아야 합니다. 내 육신을 낳아서 키워주는, 키워서 보낸 그 은혜도 이 도리를 공부하면 다 갚게 됩니다. 지수화풍의 그것도 둘이 아닌 까닭에, 전체가 둘이 아닌 까닭에 ‘갚았다 안 갚았다’도 없이 그냥 갚아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업보가 무너지고 유전성이 무너지고, 영계성이 무너지고 세균성이 무너지고 이렇게 하니까, 그렇게 모진 병고에 휘달리지도 않을 겁니다. 

현명하게 사십시오, 아주 현명하게. 뛰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뛰고, 실험하고 체험하면서 이렇게 해도 아주 그건 빠르게 돌아갑니다. 여러분들 편리하게 사시는 방법을 부처님께서 49년 설해서 가르쳤다고 봅니다. 그런데 삼천 년 전에만 부처님이 계신 게 아니라, 여러분들이 계시는 까닭에 부처님은 여러분들 곁에 계십니다. 풀 한 포기만 살았다 하더라도 부처님은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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