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1__1992년 2월 16일 책을 보는 이가 누구인가?
본문
질문: 저는 평생 세속의 학문과 지식을 탐구해 보고 싶어서 대학원에 간 대학원생입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사량심과 분별심을 버리고 주인공에 맡겨야 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학문과 지식의 세계를 탐구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량심과 분별심을 기르는 작업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세계로 들어간다면 한마음 수행을 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요.
큰스님: 세상살이 만사가 다 댁의 마음에 가설이, 직결이 되어 있어. 그러니 어떤 걸 한들 부처님 법이 아니겠는가? 예를 들어서 인간의 뿌리도 뿌리가 있어야 몸이 있고, 몸이 있어야 행이 있듯이 모든 건 마음의 주인공의 그 뿌리가 있기 때문에 하는 거니 모든 것을 해도 함이 없이 하라 이 소리지. 당신 송장 덩어리가 보는 게 아니거든. 눈을 보게 하고 귀를 띄게 하고, 손을 움죽거리게 하고 몸을 움죽거리게 하고 전체 움죽거리게 하니 보는 거 아냐? 그러니 그건 누가 보는 거야? 이거는 망상이고, 이거는 망상이 아니고 그런 게 어딨나? 그러니 아까도 얘기했듯이 ‘전체가 나같이 살라고 하네’ 이랬으니 이 세상에 하나도 버릴 게 없네. 아니할 게 없고 할 것이 따로 없어. 내 앞에 주어지는 대로 충실히 진실하게 하는 것이 그냥 부처님 법이며 그대로 여여함이야.
질문: 너무나 고맙습니다.
큰스님: 그 책을 누가 보고 생각을 누가 하는 놈이 어딨는지 그것만 알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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