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47_1995년 8월 20 주인공 이름만 찾고 계신가요
본문
질문: 저는 정신이 안정치가 않아서 큰스님의 지도를 받을까 싶어서 몇 말씀 드릴까 합니다. 열이 항상 위로 상기하면서 지난, 그러니까 94년 연초에 열이 상승하기에 침을 맞았더니 역기가 돼 가지고 아주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역기가 된 이후로부터는 시력이 차차 떨어지고, 또 집중력과 포착력이 없어지면서 기억력도 없어지고, 지금 이 시점에는 저가 연초부터, 95년 1월부터 한마음선원 공부를 하면서 계속 큰스님의 여러 가지 가르침을 이렇게 관(觀)하고 관하고 또 했는데도, 공념이 머리에 항상 떠오르기 시작해서 공념 자체가 도저히 이길 수가 없어서 이 관하는 법을 다시 한 번 더 이렇게 가르쳐 주시고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스님: 그런데 선생님은 항상 주인공 찾기를 이름만 찾고 계신 것 같습니다.
질문: 네, 주인공을 많이 찾고 있지요.
큰스님: 네, 많이 찾고 있어도요, 맷돌에 물건을 넣지 않고 굴리는 거와 같죠. 그러니까 이 깊은 마음 속에 진짜로 믿는 것은요, 잘 된다 낫는다 못 낫는다 이걸 떠나서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그대로 자기 주인공이 자기를 이끌어가는 겁니다. 자기를 형성시켰구요. 그러니까 진짜로 그냥 죽으나 사나 믿는 거죠. 낫기 위해서 믿는 것도 아니고, 잘 되기 위해서 믿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통신이 되질 않죠. 그러니까 진짜 이 콩씨, 콩과 콩싹이 어디 하나가 없어도 안 되죠. 콩이 콩싹을 만들지 않으면 콩싹이 콩이 보이지 않구요.
그러니깐 콩싹이 없어도 콩이 없고, 콩이 없어도 콩싹이 없죠. 그러니까 둘이 아니에요, 주인공이란. 그런데 자꾸 둘로 보시고 그저 주인공이 나를 좀 해줬으면 하는 그거, 그렇게 믿으면 통신이 안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작용이 됩니까? 벌써 이게 통신이 돼야…, 심성의학적이죠, 이게. 통신이 돼야, 대뇌로 해서 중뇌에서 책정을 해서 사대로 통신이 돼야 이게 작용을 해주게 돼있습니다. 그만큼 신념이 두텁고, 그만큼 진실하고, 그만큼 믿어야만 되는 거죠.
여러분들이 지금 몸을 가지고 움죽거리지마는 여러분들의 생명의 근본이 없다면 어떻게 움죽거리고 사십니까? 여러분들이 그냥 송장이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기의 생명의 근본, 영원한 근본을 믿지 않고 자기가 뭐가 되려고만 하니까 이게 됩니까? 그러니 되려고 하지 마시구요. 응, 죽이는 것도 너, 살리는 것도 너. 나무가 하는 소립니다. 저 나무가 하는 소리가 '뿌리야 뿌리야, 너 뿌리로 인해서 내가 살고있는데 네가네 싹을 죽이려면 죽이고 살리려면 살려라. 누렇게 지금 떠있다.' '살리려면 살리고 죽이려면 죽여!' 하고 뿌리더러 말을 했더랍니다. 그러니까 뿌리가 하는 소리가 '어, 그래? 나를 네가 알고 있었니?' 하면서 '그러면 내 수분과 철분, 모든 거를 올려보내마.' 그러니까는 아, 그러냐고 하고 좋아서 하더니만 그렇게 그 싹이 푸르러지더랍니다.
그런 거와 같이 이게 모두가 저런 꽃나무고 나무고 식물이 말 안 하는 것 같죠? 말 꼭 합니다. 오히려 진지한 말들을 하죠. 여러분들은 쓸데없는 말들을 많이 하시지마는 진지한 말들을 많이 합니다. 꽃 한 송이, 우리가 꽃이 돼서 꽃 한 송이 줘서 참 마음이 기쁘다면, 우린 하중생들이, 즉 우리가 부처님 믿는 짝이죠. '꽃 공양을 올려서 내가 인간이 될 수만 있다면' 하고 말입니다.
그러고 서로서로 우리가 대담을 하면서 서로서로 이 나무에 가서 놀다가 저 나무로 가고, 저 나무에 가서 놀다 이 나무로 가고, 이렇게 서로 연결이 되구요. 이렇게 좋은데 나무들도 때에 따라서는 흙이 가려서, 무명이 가렸다고 하죠. 인간으로선 무명이 가렸다고 하죠. 그런데 나무들로 봐서는 흙이 가린 거죠. 흙이 가려서 자기 뿌리를 자기가 못 봐서 자기 뿌리하고 연관성이 없는 거죠. 그러나 사람도 역시 자기 뿌리를 무명이 가려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모두 이 나무들도 보면, 예전에 외국 가면서도 보고 그러면, 눈이 내리고 바람이 세고 그렇게 해서 그 앙당한 가지들만 남은 나무들을 보면요. 내가 이렇게 빙긋이 웃고 그 나무들을 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야, 너희들은 참, 인내가 참 족하도록 정말 인내가 있구나! 다시 봄이 올 때를 기다리면서 앙당한 가지를 떨면서 다시 옷 입기를 기원하면서 발발 떨면서 기다리는 그 인내, 너도 참 아름답구나!' 그러면서 히죽이 웃고 돌아서지만 차가운 들에 바람은 쌩쌩 불고 옷깃 여밀 것도 없는 그런 앙당한 가지도 그저 ‘내년 봄이 오면 여밀 옷깃이 생기겠지. 그러고 따뜻한 봄이 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 기다리는 거 아닙니까?
우리도 역시 일 분 일 초 후에도 미래니까 미래를 전진하면서 우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거짓 없는 마음을 가지고, 거짓 없이 하랬다고 해서 또 이쪽에 가서는 이렇게 거짓말하고, 이쪽에 가서는 이렇게 거짓말을 해서 아주 잘 화합하게 만들어 주는 건 거짓이 아닙니다. 그건 융통성이고 지혜지.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잘, 진실히 믿으시고요. 지금도 얘기했지만 앙당한 가지는 뿌리를 믿고 봄이 올 때를 기다리는 겁니다. 그런 거와 같이 선생님도 그 뿌리를 믿고 기다리시면서 '너만이 봄이 오게 할 수 있고, 너만이 푸르르게 살게 할 수 있고, 너만이 이런 질병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거지 딴사람이 할 수는 없다.' 하고, 그렇게 믿을 수 있다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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