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74_2000년 2월 20일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수련하는 것
본문
큰스님: 여러분들이 의심나는 게 있으면, 질문하고 싶으면 질문해요. 오래간만에 또 이렇게 만났잖아.
사회자: 다 답변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요.
큰스님: 그래, 지금 지구가 돌아가든지 우주가 돌아가든지 그게 돌아가는 데에 에너지가 나오는 것도 한 구멍에서 나오지 두 구멍도 아냐. 천차만별로 용도가 다르지마는 나오기는 한 군데서 나온다는 얘기야. 우리 쓰는 사람들이 용도가 이래야 되겠다 하면 그 용도가 바뀌니까 그렇지. 그래서 여러분들은 열심히 우리가…, ‘믿어라’ 하는 것이 열심히 믿으려고 하지 말고 그냥 믿어라. 열심히 믿으려고 한다면 못 믿는 게 되니까 그냥 믿어라. 그냥 네 발과 같다, 네 발에도 눈이 있고 그 발도 천만 개가 될 수 있고 그 손도 천만 개가 될 수 있고 눈도 천만 개가 될 수 있고 이게 말로는 그거를 헤아릴 수가 없다. 손도 그렇게 많고 늘어가는 대로 늘어가고 주는 대로 줄고, 줄게 되면 줄고 그렇게 맘대로 하는 거니까. 그건 천이라고 하는 거는 천이 많다고 해서 천이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하늘 천(天)’ 하지. 그래서 이것이 전체에 너무 많으니까, 말로 할 수가 없으니까 ‘천’ 한 거야. 그래서 그런 숫자적인 천이 아니고 아예 숫자 없는 거를 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거야. 그래 숫자 없는 거를 천이라고 그랬다. 손도 천이요 눈도 천이요 발도 천이요.
그러니까 애를 쓰지 말고, 아주 어려웁게 이 공부를 하려고 하지 말고 편안하게, 아주 노래할 땐 노래하고, 그냥 즐길 땐 즐기고, 남을 괴롭히지 않고 쉽게 살 수 있는 가정을, 또는 쉽게 살 수 있는 형제를, 모르는 사람은 가르쳐 주고 이러면서…. 지금 신도들 가정은 괜찮은데 이 신도들한테 일가 되는 집들, 아무것도 모르는 집들, 이런 집에서 모두 고장이 나서 모두 오거든? 그런데도 그것도 좀 생각이 미치지 못해서 그렇지, 미리미리 좀 관하는 거라도 가르치고 그랬다면 좀 뜻이 가지 않겠어? 그렇게 되지도 않았을 거고…. 머리가 참 둔해요. 내가 동생이 있으면 벌써 ‘동생도 그럴 거다’ 이렇게 좀 생각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질 않거든. 권해 봐서, 권하지도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권해 봐서 싫다고 그러면 고만두거든. 그거라도 좀 가르쳤으면, 다니진 않더라도 “이거라도 해.” 이러고 가르쳐 주든지. 이럭하다 보면 뜻이, 말로 자꾸 이렇게 가르치다 보면 천연적으로 이렇게 되잖아. 그러면 그 고통스러운, 많이 고통스러울 때 그 알지 못하고 받는 거보다 좀 알면 그냥 무산시킬 수가 있잖아.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또 어떤 문제를 들고 왔을 때 나든지 여기 스님네들인지 안다고 해서 “이건 이렇게 하슈, 이건 이렇게 하슈.” 이렇게 할 수 없다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병원에 가시려면 병원에 가고 그렇게 하려면 (그렇게 하고) 그 마음대로 하세요.’ 이게 마음대로 돼야지, 마음에서 그렇게 돼야지 어떻게 남이 시킨다고 그렇게 되겠어요. 남이 시켜선 안되는 일이죠. 이 믿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소중하고 그렇게 한생각이 귀중하고 그렇게 내가 발 떼어 놓는 것이, 지금도 한 발 떼는데 그렇게 뭐 한 발 떼고 두 발 떼는 게 먼 걸로 생각을 하지만, 한 발을 떼고 두 발을 떼되 일은 한 발 뛰어서 천 리를 가서 일을 할 수 있다.
그 요량을 지혜롭게 자꾸 알게 된다면 참 편리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사람이, 어떤 학생이 이랬대요. 시험을 볼 땐데 시험을 두 번이나 세 번이나 떨어졌대요. 그래서 이번엔 마지막이다 하고선 시험을 보는데 그렇게, 저희 엄마가 그렇게 가르쳐 주더래요. “너 생각을 거기 들어가서 하면 벌써 늦어. 그러니까 너는 딴 애들같이 다 잘하는 게 아니라 못하니까 미리 그것을 모두 너의 머리에 이렇게 오게끔 다 이렇게 해 놓아야 니가 붙지 않냐. 그러니까 미리, 너는 여기 있더라도 너 아닌 너 주인공을 가게 해서 그걸 다 수습을 해 놓게 해라.” 이러더라는 거야. 얼마나 급하면 그 생각이 다 났겠소.
그래서 그 생각을 하고 그렇게 일러줬대. 그것도 아리송하지만 믿고 그렇게 하니까 자기 일들은 다 잘되는데 아들 그게 안되니까 그렇게 했던 모양이야. 그런데 그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자는데 꿈에 길이 ‘ㅈ’자로 이렇게, 엉망진창이던 길이 그냥 쫙 펴지더니 그냥 쫙 그냥 그어지더라는 거야. 그러더니 붙었대잖아. 합격선에 충분히 들었던 모양이야.그러니까 이것이 모두 사람들이 이 생각이 좁고 생각이 좁으니까 굴리질 못해서 오는 문제들. 그러니까 “잘하시오, 잘하시오.” 이럴 수밖에는 나는 없잖아. 어떡해. 그런데도 ‘아이, 저것들 어떡하나. 와짝 벗어나야 딴 사람들도 인제 살 수 있는데….’ 이렇게 하고 또 그렇게 된 사람이 인연이 돼서 어떤 사람을 만나면 자연적으로 또 그 사람도 살게 되거든. 벗게 되거든, 무명이 좀.
그러니까 모두 잘 살려면 둘 아니게, 만나는 족족 그저 듣기 싫게 하지 말라고. 싫다는 거 억지로 하지 말고 그냥, 그냥 이렇게 하다 보면 그렇게 돼. 아쉬우면 그렇게 자기가 하고 간다고. 그래서 잘되면 “야, 니가 그때 얘기해 준 거 그거 좋더라.” 이렇게 그냥 할 수 있게끔. “그게 그게 아니라 임마 바로 너야.” 이러고선 인제 그때 그러면 알게 되겠지. 그러니까 우리는 종교를 믿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수련하는 거니까, 진짜로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고 또 자기 자신만 위해서가 아니야. 한 가정에 자기가 하나가 된다 하면 12대 종손이 아니라 13대 종손까지도 건져낼 수 있단 말이야. 꼭 여러분들 부탁해요. 꼭 요다음에도, 우리가 다시 요다음에 만나게끔 말이에요. 우리가 공부를 했다. 어느 정도, 깨우치지 못했다 하더라도 만남이 꼭 있을 거다. 그것은 모두 지혜롭게 이렇게 둥글게 집안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은 다들 건질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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