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원 믿고 맡겨 놓는 매 순간, 부처님은 우리 안에 오십니다.
본문
도량에 연등을 밝히고 사흘 째입니다.
수많은 연등에 매달린 등표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것을 보면,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 당일의 엄청난 인파와 분주함은 까마득한 옛 일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자리도 저렇게 가볍게 바람결 따라 흔들리며 밝아지는 중이겠구나 싶어집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정말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어요.
그래서 공양간과 장터가 열린 1층 마당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오자,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습니다.
몸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도 얼굴은 웃고, 마음은 고요해 보였습니다.
단주 만들기 체험행사와 한마음 선다회의 차자리가 열렸던 도량탑 마당은
1층 마당과는 다르게 분주하면서도 차분한 봉축의 즐거움이 묻어났습니다.
연등 그늘 아래 한복을 곱게 입은 선다회 보살님들은 참 고왔습니다.
품격 있는 차 자리와 어울려 차 맛을 한층 돋보이게 했습니다.
한꽃회에서 올린 꽃공양은 마음의 불기둥을 세우는 작업이었습니다.
도량을 찾는 한 분 한 분의 마음에 불기둥을 세우고
일체를 근본, 불기둥에 넣어 다시 내어 놓을 수 있길 마음 내며
꽃을 다듬고 공양 올렸습니다.
그늘도 없는 볕 아래서 주차 관리를 해주신 법형제 거사님과 한마음유치원 아버님들,
도량 곳곳에서 애써준 보살님들과 청년 법우들,
그리고 기금 마련을 위해 판매에 열성을 보여주었던 어린이회, 학생회 법우님들,
그 모든 일들이 잘 돌아가게끔 살펴 챙기는 직원들까지 한마음이 되어 돌아간 봉축 법요식 당일이었습니다.
이날 법요식에는 조승환 중구·영도구 국회의원 당선인,
영도구연합신도회 김희윤 회장도 참석하여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봉축 법요식, 그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시간을 살아내면서
바깥으로 향하는 마음을 주인공 자리에 돌려놓았다면
우리는 분명 어제의 나와는 다른 새사람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김치가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듯이
우리도 한마음 주인공을 믿고 세세하게 일어나는 것들을
돌려 놓아 나가면 순간 순간 새로워지는 내가 될 것입니다.
대행 선사께서 부처님 오신 날이 영원한 오늘이라 하신 것은
우리가 내 안의 불성에 하나 되는 삶을 사는 순간 순간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는 걸 일깨워주시기 위해 하신 말씀일 겁니다.
오늘은 등을 떼고 등표는 소하는 것으로 2024년 봉축 기간을 마무리합니다.
연등에 매달려 하늘거리며 밝아진 마음으로
이제부터는 매일 매일이 부처님 오신 날로 살아가게 되길 마음냅니다.
지금 등 따는 운력을 하고 계신 사부대중 한 분 한 분의 마음속에
부처님이 오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