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외롭고 슬픈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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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외롭고 슬픈지요?

본문

질문

매일 비슷한 직장 생활의 하루, 한달 꼬박 일해 월급 받고 또 일하고 월급 받는 생활이 참으로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주인공에 모든 것을 맡기고 스스로 이미 자유인이라고 다독거리며 씩씩하게 살려고 노력은 하나 가슴 한구석에 흐르는 이 외로움과 허무함에 가슴 저미도록 슬플 때가 많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이별하였고, 저를 아껴주는 한 사람이 있으나 함께 있어도 함께 하지 못하는 영적인 쓸쓸함이 그저 저를 머뭇거리게 하곤 합니다. 오로지 제가 위로 받고 뭔가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건 주인공밖에 없음을 절실히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이처럼 슬퍼지는 건 왜일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든지, 마음에서 어떠한 것이 올라오든지 우리는 그것을 근본 자리에다가 맡겨야 만이 거기서 해결할 수 있고 거기서 만이 낫게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지금 현재 내가 사는 건 과거에 살 때에 저지른 것들이 다 입력이 되었다가 하나하나 인연에 따라 밖으로 나오는 거니까, 그건 여러분이 어떻게 할 수 없을 겁니다. 돈 가지고 하는 건 마음대로 하지만 돈 가지고도 마음대로 못하는 게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백 년 천 년 사랑을 한다 하더라도, 부모 자식지간이다, 부부지간이다 하더라도 대신 죽어줄 사람 없고, 죽어 가는데 쫓아갈 사람도 없고, 오줌 똥 대신 눠주는 사람도 없을 터이고 아파 줄 사람 없고, 먹어줄 사람 없습니다. 그뿐입니까, 잠을 대신 자줄 사람도 없죠. 그래서 인간은 끝없는 길을 혼자 왔다 혼자 걸어간다고 그랬습니다. 우린 지금 끝없는 길을 되풀이하고 있는 겁니다.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거죠.

여러분이 불교를 잘못 알고 잘못 믿는 다면 통로는 영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금이 나올 수 있는 통로를 바로 찾아야 금이 나오죠. 그렇듯이 사람의 마음속에 통로가 있다는 걸 믿어라! 부처님 거죽을 믿으라는 게 아니고 형상을 믿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부처님 골수를 알고 부처님 마음이 내 마음과 둘이 아니라는 도리를 알고, 근본적으로 그 마음을 알라고 했습니다.

마음의 통로가 아니라면 역대 조사들이나 역대 부처님들의 마음을 모를 겁니다. 아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의 마음도 모를 거예요. 그러니 괴로움이 있어도 어느 누구한테 얘기할 게 아니라, 스님들이나 역대 조사들, 일체제불이 다 내 한마음 주인공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거기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무조건 던져 놓는 겁니다. 왜 이런 게 있죠. 무조건 용광로에 넣는 작업만 하니까 무조건 새 쇠로 생산이 돼서 나가더라 하는 거요.

그와 같이 우리도 한마음 속에 삼라만상 대천세계를, 우주 전체를 겨자씨에다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더라 이겁니다. 이 마음은 지금 내놓으려해도 내놓을 수 없겠죠. 그래서 마음입니다. 그 마음 속에 통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떠한 사람이 잘못해도 인의롭고 부드럽게 말해 주고, 당신만이 저 사람의 물리가 터지게 해줄 수 있다고 맡겨 놓고 ‘내가 잘 못했을 때의 내 모습이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미운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 잘못될래야 잘못될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것은 현재의 실상 그대로를 가르쳐 주셨고, 실질적으로 실천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죽어서 천당에 가고 죽어서 승천하라고 한 게 아니라, 지금 모르는 사람이 어찌 승천을 하고 천당에 갑니까? 오늘이 없는데 내일이 어디 있습니까? 내가 한달 내내 일을 안 했으면 월급이 어떻게 나옵니까? 이건 에누리가 하나도 없는 우리의 삶입니다. 생활 속에서, 내 속에서부터 찾아보십시오.

그러니까 무조건이에요. 주인공만이 자기를 이끌어 줄 수 있으니까요.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길에 그냥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있다면 꼭 자기를 자기가 리드해 가면서 자기를 믿고 맡겨놓고 실험을 해 보세요, 체험이 안되나 되나요. 해 보지도 않고 자기를 무시하면 자기 몸뚱이를 자기가 무시하는 겁니다. 주인을 잘 섬겨야 그 주인이 바로 자기 몸을 잘 이끌어 나가죠. 안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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