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과 사주가 아주 나쁘다는데...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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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과 사주가 아주 나쁘다는데...

본문

질문

이런 것을 믿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망설이다 가르침을 구합니다. 27세 된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26살로서 각기 다른 대학을 나왔으나 전공이 같고 같은 혈액형을 가졌으며 성격도 잘 맞고 잘 어울리는데, 궁합과 사주가 아주 나빠서 결혼을 하고 나면 병을 얻게 되고 헤어질 수라고 한답니다. 어떤 사람에게서 그렇게 사주를 보고 와서 전전긍긍하며 걱정하고 있는 그 여자아이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여쭙니다. 자기들만 좋다고 하면 내 생각으로는 그들이 결혼해도 좋을 것 같은데, 마음 약한 중생들인지라 두려움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스님께서 길을 일러 주신다면 따르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전자에서부터 관습으로 살아나가던 습관이 있기 때문에 이사를 가도 무엇을 봐야 된다, 혼인을 해도 궁합을 봐야 된다고들 합니다. 그래, 궁합들을 잘 봐서 모두들 그렇게 잘 사십니까? 그리고 이사 가는 날짜를 잘 봐서, 그렇게 손을 안 타서 애고도 없고 병고도 없이 다들 그렇게 잘 사십니까?

내가 꼭 이사를 가려면 내가 가고 싶은 날이 그냥 이사 가는 날이에요. 내가 가고 싶은 날, 식구들이 모두 노는 날이 그런 날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신랑 될 사람하고 신부 될 사람이 서로 봐서 아주 나하고 평생을 사랑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을 서로 가지면 그대로, 주위에서 데리고 살 것 아니니 그대로 궁합이 좋다고 그냥 결혼시키면 되는 겁니다.

사는 게 전부 변하고 돌아가는데 어찌 거기에 영향이 없겠습니까마는, 우리가 살면서 생각해 보세요. 부부가 되는 데도, 장가를 든다 시집을 간다 하는 데도 말입니다. 궁합이니 이런 걸 보는 게 아니고 가정이 서로가 맞는가, 또 부모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또 신랑 신부가 걸맞는가, 그러고 서로 좋다고 하는가, 이걸 봐야죠. 이게 궁합이지 다른 게 무슨 궁합이 따로 볼 게 있습니까? 날짜에 궁합이 붙고 무슨 윤회에 궁합이 붙고, 이런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 그 마음으로 잘 차근차근히 심사숙고해서 보고 맞으면, 아주 좋으면 그냥 그게 궁합이 맞는 겁니다. 여북하면 궁합입니까? 마음이 맞아야 궁합도 맞는 거지 마음이 안 맞는데 어떻게 궁합이 맞습니까?

이것이 바로 사람 사는 도리입니다. 모두가 그냥 엉거주춤하고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없고 그렇다면 그런 것이 바로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노예죠. 부처 될 가능성이 99%라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노예가 돼 가지고 보이지 않는 데서는 보이지 않는 대로 노예가 되고, 보이는 데서는 보이는 대로 노예가 되고 이런다면 이거 어떻게 합니까?

그리고 죽는 게 있으면 살아 나오는 게 있고, 살아 나오는 게 있으면 죽는 게 있는 것이 원리입니다. 상대성 원리요. 이 상대성 원리에 인연의 끈이 달려 가지고 있는데, 온통 달린 그 끈을 왜 벗어나지 못하느냐? 거미줄에 얽힌 발목을 빼지 못해서 애를 쓰고들 있지 않습니까? 항상. 거미줄이 뭡니까? 그것도 말의 표현입니다.

여러분이 마음으로 지어 가지고 꿈을 꾸고도 그것이 석연치 않아서 온통 야단들을 하죠? 이사를 잘못 가면 뭐 잘못된다고 해서 날짜를 생각을 안하나, 아니, 혼인을 해도 그렇질 않나, 서로 좋으면 하는 거지 뭐가 궁합이 따로 있습니까? 자유인으로 살아가라고 하는데도 그렇게 이리 걸리고 저리 걸려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면 요만한 거 하나부터 큰 것까지 걱정하는 걸로 그냥 인생이 끝나 버리는 거죠.

그러니 그러한 걱정들을 마시고 좀 활달하고 자유스러운 끝을 보시길 바랍니다. 내내 끝간데 없이 진리는 그렇게 지금 과거나 미래나 현실로 돌아가면서도 현실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듣는 거 보는 거, 말하는 거 만나는 거, 먹는 거 모두 어디 고정된 게 하나나 있습니까? 그러니 여러분이 이렇게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는 이 진리를 타파하고 물리가 탁 터진다면, 하나가 터지면 백 가지, 천 가지, 만 가지가 다 터지게 되어 있으니 자기를 이끄는 그 주처를 믿고 정말 사람으로 태어난 본의를 다 맛보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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