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서 선수행 할 수 있는지? > 길을 묻는 이에게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살아가면서 우주 진리가 더불어 같이 시공을 초월해서 돌아간다는 건 아시죠?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몸 속에서도 시공을 초월해서 잘 땐 자고 움직일 땐 움죽거리면서 찰나찰나 돌아가죠? 또 우리 살아나가는 현재도 말을 하고 생각하고 행동을 하면서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게 전부 생활이죠? 그 생활이 조금도 빈틈없이 행선(行禪)입니다.

생활 자체가 행선이자 진리요, 과학, 천체물리학도 됩니다. 이거는 전체입니다. 그런데 그 전체라는 것이 내가 있기 때문에, 각자 내가 있기 때문에 그 전체가 있는 거고, 전체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체가 마음에 직결되어 있으니까 주인공이라고 할 수 밖에요. 찰나찰나 돌아가니까 어떤 거를 할 때에 나라고 할 수 없고 내가 했다고 할 수 없으니까, 모두가 공했기 때문에 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이고 거기에다 모두 몰록 놓는 겁니다. 그렇게 한다면 일하면서도 똥 누면서도 밥 먹으면서도 항상 그대로 여여하게 참선이며 행선입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생활을 떠나서는 진리라는 거는 없고 참선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모두 여러분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가 살면서 눈물을 흘리든지 울든지 괴롭든지 외롭든지 또 고달프든지 즐겁든지 그 모두가 다 내가 있기 때문에 있다는 거, 나한테서 나오는 걸 알고 나한테 되놓고 맡겨놓는다면 모든 게 유유하게 걸림 없이 돌아가게 되자 화목해지고 가정이 윤택해지고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갈등이며 스트레스며 다 없어지고 업장이 다 녹아진다 이 소립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니 와선이며 참선이며, 생활선법인 것입니다.

그대로 참선이고 진리이니 여러분이 잘 생각하세요. 왔다 갔다 하지 마시구요. 여러분 자신의 주인공을 믿으라는데 왜 안 믿습니까? 왜 안 믿겠습니까? 지금도 끌고 다니는 그 주인공을 말입니다. 항상 얘기하듯이 운전수는 바로 여러분의 몸을 끌고 다니는 그 마음이라는 거죠. 줄지도 않고 늘지도 않는 기름은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불법이다, 불법이 아니다라는 걸 떠나서 마음으로 나를 진짜로 믿으라는 겁니다. 나라는 이 껍데기를 믿지 말라고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나라는 거죽을 믿지 말고 너 자신부터 알면 나의 속도 알 수 있다고요. 생활선이라는 게 바로 그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