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욕에 숨은 도리가 있습니까?
본문
질문
제 나름대로 늘 생각해온 문제인데 애욕이 왜 나오고 어떻게 녹여야 되느냐는 질문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궁금한 것은 내면에는 반드시 숨은 도리가 있을 것 같다는 겁니다. 석가세존께서도 이르시기를 애욕보다 더 광대한 건 없다고 이르셨구요, 다시 이르시기를 애욕이 이 세상에 하나만 더 있어도 성불할 자는 아무도 없다고 그러셨거든요. 저는 그 경계가 두렵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러한 애욕이 들끓는다면 내면에는 반드시 이것을 좋은 쪽으로 인도할 수도 있는 무슨 숨은 도리가 있을 것 같아서 혹시 있다면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그래요. 내가 지금 어디 앉아 있다면 내가 앉아 있는 겁니까? 더불어 같이 앉아 있는 겁니까, 더불어 같이 앉아 있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상대가 있습니까? 자기가 없잖아요. 자기가 내세울 게 없는데 어떻게 애욕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혹 그런 생각이 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피어난 꽃들의 움죽거림에 연관을 시키면 이해가 될 겁니다.
항상 함이 없이 했고,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오고, 그래서 가고 옴이 없이 이렇게 살고 있는데, 발자취도 짊어진 게 없고 또, 몸 속에 모든 생명들이 더불어 같이 했기 때문에 살고 있는 거지 독단으로 사는 게 아니죠? 알고 본다면 더불어 같이 돌아가는 거지 자기 혼자 한 게 하나도 없어요.
사실 알고 보면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듣는 것도 보는 것도 다 자기가 혼자 하는 게 없는 겁니다. 돈을 벌었다 하더라도 자기가 심부름을 해서 더불어 같이 돈을 벌었기 때문에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그것은 모두가 같이 살기 위해서 더불어 한 거지 왜 자기 혼자만 한 것이겠습니까. 그러니까 돈 나갈 때 안 나갈 때 다 나가버리고 마는 거죠.
하여튼 지구가 한 도량이고, 우리가 지구의 생물들이에요. 그러니까 원천적인 근본을 보고 마음의 지혜를 내야지 소소한 거, 예를 들어 다섯 손가락이 있는데 손가락 하나만 보고 손가락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인간이란 다 자동 컴퓨터가 있고 자동적인 능력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렇게 다 주어져 있는데 자기가 쓸 줄을 몰라서 못 쓰는 것뿐입니다. 마음으로 쓰는 건, 모두 직결이 돼 있고 우주하고도 직결이 돼 있고, 세상 돌아가는 수레바퀴하고도 가설이 돼 있고 더불어 같이 돼 있기 때문에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만 내면 즉시 빛보다 더 빨리 전달이 된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걸 묘법이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마음으로는 구정물을 깨끗한 물로 바꿀 수가 있지만 물이라 하면, 물하고도 통하니까 얼른 그게 바꿔지죠. 물체로는 그렇게 우리가 바꾸어 놓을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자기 마음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제대로 믿지 못하니깐 모든 걸 거기다 맡길 수도 없고, 맡기지 못하니깐 방황하게 되고 방황하니깐 건건이 걸리게 되고, 걸리니까 생각이 많아지는 거 뿐이죠. 다시 말해서 그 어떤 경계도 다 나온 자리에 맡겨놓고 지혜롭게 사시라는 겁니다.
- 이전글아이를 키우는 마음가짐 알고 싶어요. 21.10.25
- 다음글왜 선사들은 고기 먹어도 돼죠?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