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려면 더 힘들어져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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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려면 더 힘들어져요.

본문

질문

저는 관이 조금 잘되면 그걸 놓치지 않으려 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더 기가 오릅니다. 알고자 하는 마음만 앞서고 수행이 되지 못한 탓인지 열심히 하려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어찌해야 이 모든 마음을 다 쉴 수 있습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예전에 공부하던 생각을 해보면 말입니다. 이 내 마음 중심에다 관(觀)하면 더 한다 덜 한다 하는 생각도 없었어요. 무조건 더 오든지 덜 오든지 그걸 상관을 안했다구요. 그건 왜냐하면 닥치는 대로 ''여기서 다 하는 거니까'' 하고 이렇게 믿으니까 그런 겁니다. 사실이 또 그렇구요. 그러니까 여기다 넣어놓고도 이게 더 하느냐 덜 하느냐 하고 그렇게 지켜보면 더 요상하게 자기를 흔들어 놓거든요. 말하자면 그 마음까지 떨어트리려고 자꾸 공부 재료가 생기는 겁니다. 그렇더라도 그렇게 되는 대로 자꾸 놓으면 말수가 좀 없어지면서, 불안한 게 없어지면서 그 마음이 자꾸 가라앉죠. 근데 자꾸 고걸 어떻게 됐나 지켜본단 말입니다, 관해놓고는. 그렇게 지켜보는 건 못 믿기 때문에 지켜보는 거거든요.

"열심히 하고 보니깐 외려 더 많이 나오더라" 이렇게 물은 거죠? 그러면 그 뒷마무릴 해야 하죠. 많이 나오는 대로 나오는 족족 거기다가 그냥 맡겨놔야 합니다. 진짜로 믿어야 되지 않겠어요? 지금 저 나무들이 뿌리가 있어서 자기 나무가 살고 있는 줄을 모르고 자기 뿌리는 등한시 하고 남의 큰 나무만 쳐다보는 격이나 마찬가집니다. 저 나무 뿌리를 덮은 흙을 무명(無明)이라고 한다면, 우리 인간은 고등동물이기 때문에 무명이 덮인 것을 알고 있단 말입니다. 근데 나무들은 몰라요, 자기 뿌리로 인해서 살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그것들을 똑바로 알면 하나도 말을 붙일 것조차 없는 것인데 못 믿으니까 괜히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오히려 산란스러워지는 겁니다.

일거수일투족 내가 자고 먹고 똥누구 잠자고,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거, 책을 보든 뭘 한든 무슨 일을 하든 그런 것도 다, 나를 형성시켜서 만든 그 장본인이 스스로 그렇게 하게 만드는 거란 말입니다.

화엄경에도 있듯이, 차원에 따라서 차례차례로 그 차원이 주어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우리 마음이 스스로 그렇게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자기 뿌리를 자기가 믿지 않는다면 자기 싹은 어떻게 살라는 것입니까? 그러니 정말로 믿는 것이 제일로 중요합니다. 열심히 하고 게을리 하고 하는 것조차도 그놈이 다 하는 거라는 것을 믿고 물러서지 않는 마음, 그 믿음이 양면을 한손에 쥐게 하는 열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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