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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본문

질문

우리의 육신이 떨어지면 체가 없어지지만 의식은 그것을 몰라서 살아있을 때의 의식과 습으로 인해 마치 체가 있는 줄로 알고 있어서 물에 빠져 죽을까 봐 들어가지도 못하고, 불에 타 죽을까 봐 들어가지도 못한다는 말씀을 “허공을 걷는 길”에서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으로 죽으면 사람의 체가 있는 줄로 착각할 것이고, 또 사람의 의식으로 착각하고 있을 터인데 어떻게 해서 살아 있을 때의 자기 의식과 습에 따라 사람 아닌 다른 생물로 윤회할 수가 있는 것인지요? 예를 들면 사람으로 죽으면 사람의 체가 있는 줄로 영혼이 착각할 터인데 어떻게 뱀이 사는 굴이 궁궐처럼 좋게 보일 수가 있는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악업이든지 선업이든지 그림자처럼 따르는 것이 바로 업식입니다. 그 업식으로 말미암아 바로 사람의 모습을 가지고 나오느냐, 짐승의 모습으로 나오느냐, 벌레의 모습으로 나오느냐, 새의 모습을 가지고 나오느냐, 독사로 나오느냐, 개로 나오느냐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사람의 모습으로 살았다 할지라도 살았을 때의 생각이 온통 내 것만을 취하려고 하고, 남을 상하게 하더라도 나만 더 이익하게 뺏으려고 하는 마음, 늘 짝을 지어 살려던 오랜 습관의 의식, 내 몸뚱이가 나인 줄 알고 애착하며 살아오던 모든 관습이 의식의 덩어리가 되어 죽고 나면 모든 것이 실체로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착각의 의식으로 인하여 짐승들이 짝짓기를 하는 데도 좋아 보이고, 짐승들이 사는 집이 좋아 보이고 그래서 그리로 그냥 들어가 버리고 마는 겁니다.

여러분이 지금 뭐 그냥 살아나가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하고 방치하는데, 여러분이 사람의 의식으로 생활을 하고 사시다가, 만약에 새나 짐승이나 땅 속의 벌레나 독사가 짝짓기를 하는 데 들어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세상을 잘 보십시오. 넝마는 넝마 전에 있고, 금은 금 방에 있습니다. 깡통은 깡통 점에 있고, 무쇠는 무쇠 점에 있습니다. 사람들도 천차만별로 끼리 끼리들 모두 모이는 겁니다. 그와 같이 자동적으로 자기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모습을 짓게끔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의 의식으로 살다가 그런 짐승의 모습을 가지고 나왔을 때는, 개로 모습을 가지고 나왔다면 아무리 울고 발버둥 쳐도 ‘멍멍’ 짖을 수밖엔 없는 겁니다. 새로운 모습을 가지고 나왔다면 그 모습으로 할 수밖엔 없는 겁니다. 자기는 아무리 말을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간절하게 말을 해도 세상 사람은 들어주지 않고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답답할 수가 있는 것입니까? 이렇게 답답한 거 자체가 지옥입니다. 지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재나 쌀을 곱게 해놓고 뭐가 됐는가 발자국을 보는 그런 일이 있었죠. 구렁이가 됐으면 구렁이 표시가 나고, 사람이 됐으면 사람 발자국이 표시가 났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천당과 지옥이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 천당과 지옥이 현실에 돌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앞에 지금 닥치지 않았으니까’하고는 등안시하는 생각들을 하고 계시는데, 금으로 반지를 만들었다면 반지가 아무리 찌그러졌어도 금 방으로 가서 재생을 해서 나오지만, 무쇠나 깡통 종류라면 재생이 돼도 다시 철 종류로 나오는 겁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이 말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앞길이 세세생생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부모에게도 관련이 되고, 자식에게도 관련이 되는 겁니다. 한 발짝도 떼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입력이 되는 것입니다. 소홀히 생각 마십시오. 알고 지은 것은 현실에 알게끔 입력이 돼서 나오고, 모르고 입력이 된 것은 모르게 나오는 것입니다. 천차만별 마음의 도리가 이렇게 귀중하고 엄청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생활 과정에 있어서, 이거는 과거로만 돌릴 게 아니라 과거도 현실이요, 미래도 현실입니다. 영원하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께 내가 일러 드리는 것은, 그렇게 과거에 살 때 입력이 된 것이 현실에 나오는 거니까 현실에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물러서지 말고, 걸어 가다가 엎드러지면 땅을 짚고 일어나듯이, 자기한테서 나오는 것을 자기한테다가 맡겨 놓고 지켜보고 체험해라 이랬습니다. 이것이 본래 참선입니다.

자동적으로 입력이 됐던 모든 것을 거기다 맡겨 놓고 입력을 시키면 과거에 입력이 됐던 것이 자동적으로 없어지면서, 넣으면 넣는 대로 그릇이 비고, 또 넣으면 그릇이 비고 넣으면 넣는 대로 그릇이 비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반야줄, 즉 말하자면 직결돼 있는 줄을 반야줄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반야줄을 쥐고 그래도 살아생전에 우리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반야줄을 쥐고 갈 줄 알면, 요 다음에 죽어서도 저승사자가 와서 데려가는 게 아니라 보현 보살들이 모셔가요.

그래, 우리가 살아서 이 도리를 모르면 죽어도 모르는 겁니다. 여러분이 어디서 왔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그건 헛 겁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이름을 갖고 나온 인간이, 인간 되기도 어려웠는데, 수십 억 년을 거쳐서 모습을 바꿔가면서 진화가 돼서 인간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갈 순 없지 않습니까? 이런 도리를 알고서야 어찌 그냥 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알게 모르게 입력시켜온 그 의식들을 다스려 자유자재한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애써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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