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직분 다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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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직분 다하려면...

본문

질문

저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이 대부분 사연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말하는 관재 수가 낀 사람들이 그날그날 나와 인연을 맺고 흘러가는데 수많은 폭력, 시비, 소란 등의 가해자와 피해자로서 안정감을 잃고 정신 없이 헤매다 결국 각자 알 수 없는 인연에 따라 처리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건의 피해자라고 동정할 필요가 없고 가해자라고 미워할 필요가 없이 이들은 각자 지은 인연에 의해 얽히고 설킨 것이란 생각이 굳어지더군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이성을 잃은 사람의 모습은 공격적이고 단순합니다. 갈수록 흉포화 되는 비인간적인 사람들을 보고 경찰관으로서 평상심과 냉정함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시를 실행하는 불자로서 이러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이 여기까지 온 까닭은 무엇이고 이들이 나와 만난 것은 과연 악연일까요? 악연이라면 이들에게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할까요? 아니면 나는 단지 이들이 거쳐가야만 할 사람일까요? 스님의 말씀 기다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장보살이 그랬다지 않습니까? 모든 중생을 극락왕생하게 하고 맨 나중에 성불하겠다고요. 죽은 사람들의 줄이 아무리 끝날 때를 기다려도 끝이 나지 않더래요. 가던 사람이 또 오고, 가던 사람이 또 오고, 갓 젖 떨어진 사람이 또 다가오고 이러니깐 뭐 끝날 사이가 없는 거죠. 그래서 지장보살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것이 끝없는 진리로구나. 나는 몸이 있든 없든 소임이 이거니까, 그대로 거기까지 이끌어주기 위해서 이렇게 하리라, 영원히. 들어가고 나가고가 없구나.” 이랬다고 합니다. 자동적으로 들고나는 데에 손색이 없고 걸림이 없으니까요. 뜻으로 말하자면 말입니다.

그러니까 악연이다 생각을 하면 악연이 됩니다. 남의 탓으로 돌리니까 악연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우리가 수억 겁 광년을 거쳐오면서 어떤 일인들 안 지었겠습니까? 그러니까 상대방 때문에 악연이다 생각 하지말고 예전에 몰랐을 때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고서 맡길 때에 바로 거기까지 통신이 돼서 그 마음도 아리땁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선연이든 악연이든 그것을 없애는 방법이 여러 가지지마는 용도에 따라서 어떠한 거든 가리지 말고, 모든 것을 내 불바퀴에 넣기만 하면 악연이라 할지라도 타 버리고 시원한 샘물이 나와서 우리가 맛있게 먹고 시원하게 쓸 수 있게 된다 이거지요. 마음의 발전이 됐다면 아주 영리하게 바꿔서 대치할 수 있는 그런 의견과 지혜가 생길 겁니다.

그리고 사람도 사람대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어지면 구름이 모였다가도 흩어져서 딴 구름하고 또 모이듯이 그렇게 되기 때문에 내 자식이 따로 없고, 내 부모가 따로 없고, 내 형제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는 순간 한 철 났다가 한 철 가고, 한 철 갔다가 한 철 오고 이러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철 나그네인 것이죠. 나그네 생활 한 철 할 때에 어떻게 사느냐, 어떻게 하느냐,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아주 벗어나기도 하고, 남들이 우러러보고 존경할 수 있는 그런 인물로 등장하게도 됩니다.

그래서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고, 부드럽게 남한테 말해줄 수 있고, 내가 지금 이 사람을 만나고 있으니 내 탓으로 돌리고, 내가 있는 탓으로 돌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보았을 때 몰랐을 때의 내 모습으로 보고 사랑할 수 있는, 자비를 베풀 수 있는 그러한 넓은 아량과 지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면 다가오는 모든 인연들이 업보와 인연에 끄달리지 않고 살 수 있게끔 둘 아니게 이끌어 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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