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의 요인에 대해서…
본문
질문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바깥의 요인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외부의 자극, 대개 이것이 매개체가 되어 마음은 폭발하게 되는데 왜 부처님은 그것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셨을까요. 문득 질문을 드리다 보니 답까지 떠오르는 것 같지만 아직은 설익은 수박입니다. 외부는 외부가 아니다, 종국에는 외부마저 사라져 버린다. 그것이 바로 진아입니까. 내가 알았다고 하는 것도 없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에 관해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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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불교라고 할 때 ‘불(佛)’이라는 건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요, ‘교(敎)’는 우리가 지금 서로 말하고 배우고 또 화목하게 가정을 이끌어 가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풀 한 포기도 생명은 똑같으니 불교 아닌 게 없고, 모든 부모 자식지간 또는 형제지간도 다 똑같습니다. 벌레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주의 근본이 인간의 마음의 근본에 직결돼 있고 이 세상만사의 살림살이가 우리의 근본 마음에 가설이 돼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앞으로는 물질세계의 50%만 가지고는 도저히 살아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물질은 부서지고 깨지고, 변하고 없어지고, 소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상이라고 하는 이치입니다. 사람 살아나가는 도리가 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고, 직결되어 있는 우리 마음이 어떻게 돼야 되나 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 봐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수없는 불 바퀴가 돌아가고 별성들이 반짝거리며 돌아가는데 우리 몸 속에도 조그마한 별들이, 그것들을 생명들이라고도 하고 모습들이라고도 하고 의식이라고도 하죠. 그 의식들이 전부 그렇게 돌아가지 않으면 우리 몸은 금방 쓰러질 겁니다. 그야말로 송장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의식들은 어디서 생겼나? 인과성으로 온 것입니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 살던 인과, 즉 말하자면 악과 선이 전부 여러분 속에 있으니 여러분이 때에 따라서는 화가 치밀기도 하고 타의에서 들어오는 유전성이나 세균성, 영계성, 업보성, 인과성 모든 것이 안으로부터 바깥으로 전부 작용을 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지금 사는 것을 본다면 과거에 자기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것이요, 지금 행동하고 가는 것을 가만히 본다면 미래가 어떻게 올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시고도 남음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악과 선은 뭉쳐져 있어서 그것을 고·집·멸·도 사제법에서는 고(苦)덩어리라고 하는 겁니다.
그 고덩어리를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겁니다. 누가 그렇게 만들어서 짊어지고 나왔습니까. 우리가 알아야 할 또 한 가지는 우리가 공생·공용·공심·공체·공식화하고 조화를 이루고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나라고 유별나게 붙일 것이 있겠습니까? 다같이 말했고 다같이 생각하고 다같이 행동한 것인데요, 거기에 무슨 나가 따로이 붙겠습니까? 혼자 짊어졌다고 한다면 그냥 혼자 나타나는 거죠, 말도 할 수 없이 고통스럽게 말입니다. 그러니 그 나라고 붙이는 생각을 바꿔보세요. ‘더불어 같이 이렇게 했구나.’이렇게요. 그래서 주인공이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가 지금 공부하고 가는 것이, 마음은 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살아나가는 자체가 모두 발자취를 짊어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고 자취마다 없어집니다. 모든 게 공해서, 말을 했으면 과거로 금방 금방 돌아갑니다. 생각 한번 잘하면 구덩이에서 빼낼 수도 있고, 생각 한번 못하면 구덩이에 빠지게 할 수도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창살 없는 감옥을 만들어 놓고 자기를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는 마음만 말씀하시고 바깥의 것은 말씀 안 하신 것이 아니며, 둘로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모든 것을 공심에서 한 생각으로써 놨다면, 함이 없이 놨다면, 바로 그것이 우주 전체가 먹고도 콩 한 조각이 되남아서 여러분이 먹게 되고도 되남고 또 먹고도 되남는 그런 도리를 마음 하나로써 설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천지만물 모든 생명이 내 몸 아님이 없어서 모든 것이 내 한생각에 모두 움직이는 이 마음의 묘법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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