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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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공부를 하다가 궁금한 게 있어 질문드립니다. 자성, 불성은 어디서부터 왔는지가 궁금합니다. 물론 물질 세상에 젖은 우리들로는 인식하기 힘들겠지만 스님의 명쾌한 답을 부탁드리면서 삼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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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예전에 오조 홍인 선사가 육조 스님이 행자였을 때에 삼경에 들라고 해서 찾아가니 금강경을 설해주셨는데 그 끄트머리에 육조 스님의 대답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마 나보다도 더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근데 거기에는 말이 아니라 뜻이 있습니다.
“자성이 본래 청정함을 어찌 알았으리까?”하는 말의 뜻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자성이 본래 생멸이 없는 줄을 어찌 알았으리까? 그 본래가 참 중요합니다. 자성이 스스로 갖추어 가지고 있는 줄 어찌 알았으리까? 자성이 움죽거림이 없이 만법을 들이고 내는 줄 어찌 알았으리까? 이겁니다.
여러분은 아마 나보다도 더 잘 아시니 그걸 듣고 뜻을 감지하리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여지껏 들으시고 알고 있고, 자기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알고 있는 자성이 무엇인 줄을 모르신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자성은 어디서 오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서부터 왔다고 한다면 또 가야하는 것이 붙지 않겠습니까? 본래 스스로 갖추어 가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들이고 내는 데 손색이 없고 여여하단 말입니다.
여러분이 모든 걸, 일체 다 알고 있죠. 잘못되고 잘된 걸 다 놔라 이랬습니다. ‘잘못되고 잘되고 좋고 나쁜 걸 아는 거를 다 놔라’이런 것은 잘못되는 것도 나오고 잘되는 것도 나오고, 잘하는 것도 나오고 못하는 것도 나오고, 높은 것도 나오고 얕은 것도 나오고, 일체 평등하게 거기에서 그르고 옳은 게 다 나오니, 나오면 바로 나오는 대로 제깍 자기가 알고 있단 말입니다. 또, 나오는 것도 알고 들이는 것도 알고 있단 말입니다. 그 자성의 원력이라는 것은 이 세상을 다 싼대도 두루 할 수 있는 그런 광대무변한 자리입니다. 일체제불이 같이 하고 있고, 일체제불이 다 있는 자리에는 일체 중생이 다 같이 하고 있다 이 소리입니다.
그런데 이걸 말로만 듣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따로따로 이름은 있으되 공존하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고 네 가지고 종류가 한데 합쳐서 공존하고 있다 이겁니다, 공존하고 있어요. 눈과 귀가 따로따로 있으나 이름도 따로따로 있으나 눈 간 데 귀가 가고 귀 간 데 눈이 속해 가더라 이거예요. 또 무슨 시각이니 청각이니 감각이니 촉각이니 하는 것도 같이 혼합해서 동시에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척 보면 척 돌아갑니다. 안 그렇습니까?
말을 하기 이전, 우리가 알고 있는 자체의 자성, 아주 묘각이라고 할까요? 아주 묘해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이 마음을 좋게 생각하라고 하는 겁니다. 생각을 좋게 해라. 꿈을 꿔서 언짢더라도 좋게 생각하고 놓으면 그대로 회전이 돼서 보이지 않는 50%에서 보이는 50%로 나온다. 나오니 그대로 믿고 그렇게 해라 하는 것이 그 말하기 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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