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식 조복 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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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바른 길을 일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항상 한마음 주인공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나가고 있다고 믿고 가고 있습니다만 어떤 일을 맞닥뜨렸을 때 드는 생각이나 가만히 있다가도 불현듯이 올라오는 생각들을 보면, 내 속에 어쩌면 이런 생각들이 있었을까 하는 놀라움과 두려움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갖가지로 올라오는 의식들이 다 하나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 자리에 되놓고 가고는 있습니다만 철저하지 못해서 그런지 어지러운 생각들에 휩싸여 버릴 때도 많습니다. 내 속의 수많은 의식들을 어떻게 다 한마음으로 조복 받을 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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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나름대로 사느라고 열심히 살아도 산다는 것이 그저 그렇고, 죽었다가 또 태어난다 하더라도 차원이 그렇게밖에 못 됐으면 그 차원대로니까 모습을 자기 맘대로 못 해가지고 나오고, 사는 것도 마음대로 못살고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 죽고,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커녕 내 속에 있는 중생들도, 자기 심부름을 계속 해줬는데 그 중생들을 제도를 못하는 겁니다. 이익하게 못 해주는 거죠.
그러니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이겠습니까. 자기라는 체를 유지시켜 일생을 내내 갖다가 살면서, 전후사 온갖 군데를 세심하게 다 맡아서 일을 해준 놈도 좀 승진이 돼야 될 텐데 승진을 도무지 못했단 말이죠. 따지고 보면 마음 하나가 오직 이 모든 의식 절차를 다 해서 끌고 다닌다고 봐야 되겠죠.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 홀랑 벗을 수가 없습니다.
몸 속에 있는 의식들도 공부하기 전에는 다 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해나가면 다 한데 합쳐서 공생이 되고, 이쪽에서 이쪽을 치면 이쪽이 막고, 저쪽에서 저쪽을 치면 저쪽이 막고, 예를 들어 이 지구가 돌아가는 데 나쁜 게 들어온다 하면 들어오지 못하고 딴 데로 돌게 하고 그 자리를 못 들어오게 하고 이러듯이 사람의 몸에도 모든 의식들이 다 세포에 있으면서 막는 겁니다. 딴 세균이 들어오면 막고 또 거기에 절충이 잘되는 세균이 있으면 들어오게 하고 그러는데, 내 마음이 그렇게 올바르게 이 공부를 안하고 못한다고 한다면 자연적으로 의식들도 똑바로 못하는 겁니다. 여기에 따라서 그냥, 자기 마음에 따라서 그냥 따라가는 겁니다, 의식들이.
그러니까 내가 생각을 해보면 더럽고 깨끗한 것도 알고, 잘못되고 잘된 것도 알고, 슬기롭게 하는 것도 알고, 지극하고 선한 것도 알고 악한 것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알고 있는 대로 그냥 죽든지 살든지 그 한 군데에다가만 믿고 몰아 넣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의식들도 하나하나 자꾸자꾸 깨우쳐지게끔 이끌어지죠.
마음으로는 천리를 가도 만리를 가도 걸림이 없는데 마음이 몸을 끌고 다니려고 하니깐 걸림이 그렇게 많은 거죠. 그래서 보이지 않는 주인공이라는 자기 불성을 믿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놈이 너를 지금 끌고 다니는 거고 리드하고 가는 거다. 믿고 모든 거를 거기다 놔라. 거기다 놓고 굴려라. 놓기만 하고 가는 게 아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 감사하게 놓고, 또 안 되는 게 있으면 되게 하는 것도 그 자리라 하고 돌려서 놓고, 자꾸자꾸 이렇게 해야 더 이해가 가고, 그렇게 마음공부를 하다보면 지나가다가 돌 한 짝을 발로 찼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대로 스승인 줄을 알게 되고, 돌하고도 둘이 아닌 줄을 알게 자꾸 그렇게 공부를 시켜주는 거니까, 무조건 그렇다는 것을 믿으시고 꾸준히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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