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내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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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평소에 화를 많이 내는 성격입니다. 옳고 그러다는 분별이 많아서기도 하지만 그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그냥 조그마한 일에도 벌컥 화부터 내기가 일쑤여서 어떤 때는 굉장히 심한 자책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몸에 돌이 생겨 담석증이 되었는데 굉장한 고통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이 아픔에 아무리 집착을 안하려고 해도 떨칠 수가 없고 그러다 보면 자신에게 또 화가 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화를 내지 않고 이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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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주인공은 안에 있는 거지 바깥에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항상 안으로만 들여야 됩니다. 안으로 들일 때는 항상, 화난 것도 당신이 화나게 한 거고, 또 일을 하게 하는 것도 당신이 일 하게 하는 거고, 이 세상에 나게 한 것도 당신이 나게 한 것이라는 걸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일거일동 모두, 누가 따귀를 때려도 내가 있으니까 따귀를 맞았지 내가 없었더라면 따귀를 맞을 리가 없지 않나. 당신의 손을 빌려서 이것도 당신이 한 것이지 않은가 하는 정도가 돼야 됩니다. 모든 걸 그 자리에 돌린다면 화날 것도 없고, 걱정할 것도 없고, 남의 것을 탐할 것도 없고, 가질 것도 없고, 내놓을 것도 없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겁니다.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하고 자기가 텅 비면서도 우뚝 섰고, 우뚝 섰으면서도 텅 비었고, 이게 전체를 한데 똘똘 뭉치는 공부란 말입니다.
선(禪)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주인공에다가, 그릇도 없고 붙을 데도 없는 주인공에다가 모든 걸 몰락 놔버렸을 때, 홀연히 내가 솟아오를 수 있다는 얘깁니다. 화낼 것도 없습니다. 잠시 잠깐 왔다 가는 찰나의 생활에서 뭐 취할 게 있다고 그렇게 화를 내겠습니까. 이 모습으로 세세생생이 이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자유인이 되려면 주인공에다 몰락 놔버리라고 그랬습니다.
내가 근본입니다. 근본의 주인공이 텅 비었으면서도 말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러니 이건 켜진다 꺼진다 하는 게 없는 자가발전소가 이 안에 있다는 말이나 같습니다. 그러면 이 자가발전소에 항상 안으로 두면 항상 불이 켜져 있기 때문에 꺼졌다 켜졌다 이런 말을 할 것도 없이 아무 소리가 없는 거죠. 그대로 거기서 밝으니까요. 그럼으로써 나는 맘대로 아무 데고 갈 수도 있는 거죠. 허나 자가발전소에 불이 안 켜졌을 때, 안으로 두지 않았을 때, 바깥으로 두었을 때는 불이 안으로는 꺼져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황하게 되고 화도 내게 되고 천방지축이 되죠, 깜깜하니까요. 그런 거와 같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 주인공에다가 모든 걸 맡겨서 안으로만 넣고 주인공을 놓치지 마세요. 자기가 원인인데 자기를 못 믿으면 어떻게 합니까. 자나깨나 일을 하나 항상 놓치지 마세요. 아픈 것도 주인공이, 당신이 해결하시오 하고 맡기고요. 모든 걸 처리해가면서 가는 겁니다. 당신이 해결하라 그러고 잊어버리는 겁니다. 해결하라고 그러고 잊어버려요. 그렇게 믿어지는 마음이 있어야 주인공의 묘용을 느낄 수 있게 되지요. 그렇게 아시고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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