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하여...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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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하여...

본문

질문

제가 제일로 가슴 답답해 하는 것은 죽음에 대한 문제입니다. 인간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스님께서는 내가 본래 공했으니 모든 것을 근본에 놓으라고 가르치시는데 그렇게 모든 것을 놓아나가다 보면 죽어서도 이리 저리 헤매지 않고 당당하게 내가 가야할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이 세상에 나왔으니깐 일거리가 있고 용도에 따라서 닥치는 것이니 한마음에다 놓고 거기서만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하는 믿음을 갖고 사신다면 바로 일상생활이 참선이요, 또 어저께가 없고 내일이 없는, 오늘의 앞뒤가 다 걸림 없이 뚫린 대나무 퉁소와 같이 일상생활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망상이라고 끄달리고 모두 끊으려고 앨 쓰지 않고 그 망상이 바로 부처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대로 놓고 들어가는 것이 참선이요, 열반의 길로 그냥 들어가는 길입니다.

우리 마음은 체가 없어서 은산철벽도 없는 것이고 사방이 막힘도 없고 지붕도 없이 어디든 사방이 툭 터졌으니 내 갈 길이 걸림이 있으며 또는 내 가는 길에 막힘이 있으랴 하는 겁니다. 내가 마음먹는 대로 거침없이 지구 바깥을 벗어나고 어느 혹성이래도 벗어나고 펄펄 끓는 물 속이라도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는 것인데, 여러분은 의식으로 물이 깊어서 나는 못 간다는 생각 때문에 옴짝달싹을 못하는 것이지요.

지금 여러분이 몸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 의식이 죽어도 공부를 안 하면 그냥 남아 있어 가지고 ‘물에 빠져 죽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 못 건너가는 겁니다. 강을 건너는 데도 마음이 체가 없어서 한순간에 빛보다 더 빨리 건너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살아생전에 참된 마음을 몰라서 그냥 그 의식으로 빠져서 죽을까 봐 건너가질 못하는 겁니다. 의식으로 사니까 말입니다.

그러고 또 불의 소용돌이가 있으면 건너가질 못해요. 그 속에 들어가질 못하는 거죠. 왜냐하면 그 불 소용돌이가 있으니까 뜨거워서 거기 타 죽을까 봐 못 들어가거든요. 그러니 부처님 세계를 맛볼 수가 없는 거죠. 우리가 살아생전에 그곳을 건너가지 못한다면 죽어선들 건너가리까?

또 그나 그뿐입니까? 은산철벽이 막혀 있으면 높아서 뚫질 못해서 못 간다는 겁니다. 살아생전에 그렇게 넘어가지 못하니 죽어서도 못 넘어 가는 거죠. 귀신들이 윽시글득시글 하고 독사가 윽시글득시글 한데 잡혀 먹힐까 봐 또 못 갑니다. 그러니 그것만 보더라도 의식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어느 누가 죽었는데 영이 자기가 죽은 줄 몰라요. 자기가 죽은 줄 모르고 그냥 가다가, 아주 좋은 집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집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까, 자기의 친구가 스님인데 그 스님이 탁 막더라는 거죠. 좋은 집으로 들어가는데 왜 막느냐고 하니깐 “너는 지금 모습이 없어진 줄도 모르지?” 이러면서 “지금 새둥우리로 들어가는 건데 좋은 집으로 들어가는 거냐? 새둥우리로 가면 새밖엔 더 되겠니? 그러면 사람들한테 새 대접밖에는 더 받어?” 하더랍니다. 그래서 깜짝 놀라서 깨어난 게 바로 눈을 뜨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단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깐 자기가 살아 있는 줄 알고, 물에 들어가면 빠져 죽을까봐 겁나고, 불에 들어가면 타 죽을까봐 겁나고, 또는 지금 자기 오장 육부의 모든 거를 제껴 보면은 조그마한 생물들이 전부 크게 됐다면 그거는 거기를 한 발 딛을 수도 없죠.

그러니까 아직까지 우리가 살아서 이 도리를 알아서 여여하게 걸림 없이, 죽은 사람이나 산 사람이나 그냥 동일하게 잘 살 수 있는 그런 길을 찾는다면, 자기 주인공을 진짜로 믿는다면, 그런 요소가 다 걸림 없이 주어지겠죠. 그러고 자기 갈 길을 다 알게 되고요. 남도 이끌어 줄 수 있고요.

그러니 여러분이 지금 내 마음에 체가 없는데 뭐 때문에 강을 못 건너가느냐, 불을 못 지나가느냐, 독사가 있다한들 왜 못 가느냐, 은산철벽을 왜 못 넘어가느냐 하는 이걸 생각해 보세요. 그래서 난 여러분한테 연습시키는 거예요. 죽어도 거기에 걸리지 않게끔요.

이렇게 하나하나 진실하게 걸어가는 사람의 참뜻을 여러분은 아셔야 하고, 자유인의 길이라는 것이 그렇게 소중하다는 거를 아셔야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넉넉하고 지혜 있고 문리가 터져서, 마음으로 창살 없는 감옥을 만들어 놓고 헤매다가 그 감옥을 그냥 툭 처 버리고 한 찰나에 나서는 그런 당당한 자유인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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