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답게 내려놓으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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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답게 내려놓으려면?

본문

질문

내려놓을 때 맥없이 내려놓는다는 의미와 참 내려놓음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내려놓을 때 더 좋게 되려고 하는 미세한 마음의 기대라도 있어선 안 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옛날에 어느 누가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는데 주막에서 쉬다가 너무 더워서 바깥으로 나와서 바람을 쐬느라고 앉았는데, 그 아내가 남의 집에 가서 일을 해 줘서 모은 푼돈을 주머니에 넣어주던 생각을 하니까 이번에 과거를 못 보면 참 큰일이거든요. 어린 자식들과 노부모를 생각해도 그렇고, 아내는 남의 집에 다니면서 자기를 공부시키느라고 일을 하니까 살기가 무척 고통스러웠던 모양이죠. 그래서 이번에 과거를 못 보면 얼굴을 들고 들어갈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아주 죽을 각오를 하고선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앉아있으니까, 어느 초췌하게 입은 노인네 한 분이 척척 걸어오더니만 “어이구, 다리 아퍼.”그러고 쉬더랍니다.

“자네는 어디를 가는 행각인가?” 하길래 “지금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갑니다.” 하니까 “자네 과거를 보러 가려면 이거를 보게.” 그러고선 주머니에서 책을 한 권 꺼내주거든요. 책을 한 권 주는데 펴보니깐 백지예요, 백지. 이 책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과거를 볼 수 있겠느냐 하면서 그 백지 한 권을 주고 가더랍니다.

그런데 그 백지를 보고서는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답니다. ‘아하, 과거 보는 글자 뒷면에는 꼭 이 백자가 필요하구나’ 백 백자는 고개를 들었고 백을 그냥 둥글리면 둥글려졌고, 하나도 없을 수도 있고 전체가 꽉 찰 수도 있고, 꽉 차서 중심을 들어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곤 과거를 보러 갔는데 아, 그 대목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과거에 붙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듯이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어렵게 생각을 하란 얘기가 아닙니다. 딱 기억해 둘 거는 ‘선장이라는 뿌리, 주인공을 의지해서 잎새 하나하나가 다 살고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잎새라는 건 내 몸 속의 생명들을 말합니다. 잎새 하나하나도 뿌리에 의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큰 덩어리, 뿌리에 달린 덩어리는 바로 헤아릴 수 없는 생명들을 살게 하는 주머니예요, 우리가 지금 주머니예요. 주머니인데 바로 그네들의 시자도 되죠. 그러니까 우리 전체가 시자라는 겁니다. 속에 들어있는 거, 거죽에 지금 싸고 있는 이 몸뚱이 자체가 전부 그 중심을 다스리는 시자도 돼요. 그 중심이 꿰어져 있어서 수레와 같이 돌아가니 ‘법륜 바퀴’ 라고 해도 되구요.

그러니까 절대로 잊지 마라 하는 건, 단 하나 내 뿌리에서 들이고 내는 것도 그놈 속에서 나오는 거고, 울게 하는 것도 아프게 하는 것도 일거수 일투족이 다 거기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을 해야만 됩니다. 그러고 무조건 믿고 무조건 거기에 놓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너 알아서 해.” 이러지 마세요.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니까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서 “너 알아서 해.” 이러면 그냥 평등하게 돼버리죠. 그러니까 아픈 거라든가 가난한 거라든가 어떠한 일이 벌어졌다든가 그러면 자기의 용도에 따라서 잘되는 거는 감사하게 거기 놓고 안 되는 거는 “너만이 할 수 있지 않아?” 또 어떤 사람은 “당신만이 할 수 있잖어.” 또 어떤 사람은 “뿌리만이 할 수 있잖어.” “주인공만이 할 수 있잖아.” 별 이름을 다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이거는 꼭 그 하나에서 나고 듭니다.

어떤 살림을 하고 살더라도 공부하는 거는 평등합니다. 돈이 있고 없고도 없고, 잘나고 못나고도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용도에 따라서 병이 나면 병이 나는 대로 자신이 대치를 하고, 가난해도 자신이 대치를 하고,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다 자기가 대치할 줄 알아야 몸 속에 있는 자생 중생들의 조복을 받게 됩니다. 조복이라는 거 아시죠?

몸 속에 있는 생명의 의식들이 내가 한 생각을 하게 되면 같이 따라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마음이 되는 것을 조복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거 한마음으로 통신이 되지 않는다면 제각기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입력된 대로 그냥 쏟아져 나오게 돼 있어요. 입력된 거를 없애는 도리를 만날 일러드렸죠? “거기다 놓게 되면 앞서의 입력이 없어진다.” 이렇게요.

그러니까 우린 열심히 공부해서, 차원 낮은 인간으로 짐승으로 뒹굴면서 세세생생 벗어나지 못하고 살지 말고, 우리가 마음으로 지금이라도 자꾸자꾸 벗어나게 되면 위 조상들도 그렇고 아래 자녀들도 그렇고 내 몸 속의 자생중생들도 자꾸 조복을 받게 되고 벗어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서어서 활발하게 공부해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끔 더 노력들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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