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을 보는 문제에 대해서...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글자를 본다면 경전이 나를 보는 거고 글자 아닌 진실된 마음의 원리를 그 안에서 깨닫는다면 내가 진짜 경을 보는 거다. 내가 경을 봐야지 경이 나를 보면 안 된다.”고 항상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과거의 조사님들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법화경을 보고 있는 사람한테 “네가 법화를 굴리느냐? 법화가 너를 굴리느냐?” 이런 화두 비슷한 질문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스님께서는 경전을 보지 말라고 하시는 건지 보되 진실을 보라고 하시는 건지, 아니면은 보면서도 걸리지 말라고 하시는 건지 그것에 대한 자세한 말씀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나는 경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그 경을 보는 사람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겁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책을 보면 노냥 그 내용만 달달달 외우려고 들고 다닙니다. 그러고 거기서 뭐가 나오는 줄 알고 그렇게 애를 쓰거든요. 물론 그런 것도 허망한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걸 보면은 상식적인 면에서 이익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쪽으로만 너무 밝히고 자기의 내면을 무시하면은 머리만 밝아졌지 지혜가 나오질 않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에 따라서 그렇게만 하는 사람한테는 “경을 보지 마라. 너의 내면을 알고 그걸 보면은 바로 알 수가 있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또 그렇다고 아예 책을 안 보는 사람한테는 “그러면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져. 그러니까 그 도리를 알았으면 봐라.” 이러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한테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경을 보는 놈은 누구고, 경을 안 보고 싶은 놈은 어떤 놈인가. 보기 싫은 것도 그놈이 그러는 거고, 보고 싶은 것도 그놈이 그러는 거고, 앉아 있는 놈도 그놈이요, 누워 있는 놈도 그놈이요, 서있는 놈도 그놈인데 어떤 놈이 그 일체를 다 하는가?” 그러면 그때 가서는 “바로 접니다.” “그럼 됐다. 그러면 저라는 놈이 전부 하는 거니까 거기에다가 모든 걸 놓고 그냥 함이 없이 해나가도록 해.” 이러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일체를 다 거기다 놓고 하라고 하지만 이것도 말입니다, 일체를 거기에서 다 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그거를 믿게 되면 스스로서 놓을 것도 없고 안 놓을 것도 없이 그냥 놔지는 겁니다. 그러니 그때 가서는 책을 보지 마라, 보라는 소리를 굳이 할 것도 없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 그 말이 필요한 거지 경에 따라서 말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양면이 다 그래요, 마음이든지 경이든지. 그래서 균등하게 잡아라. 균등하게 양면을 다 잡는 게 문제입니다. 나는 균등을 잡는다, 안 잡는다도 없이 그냥 푹 아예 죽었다가 거기에서 다시 살아오니까, 예를 들어 산 것도 없고 그렇지만, 알고 보니까 산 것도 없더라 이거예요. 거기서 보니깐 거기서 다 나오더라 이겁니다, 원리가. 그러니까 나로 봐서는 경을 안 볼 것도 없고 볼 것도 없는데, 스스로 보고 싶으면 보고 보기 싫으면 안 보고 그러는 겁니다. 보고 싶을 때 봐야 그게 또 정면으로 들어가지 보기 싫을 때 아무리 봐야 그 뜻이 하나도 안 옵니다.
그러니까 그저 편안하게, 상황에 따라서 책을 보고 싶을 때는 보고 안 보고 싶을 때는 보지 않고, 뭘 해도 편안할 수 있게끔 마음이 조용히 쉬면 된다 이겁니다. 그대로 삼합이 회전이 되면서 편안하고 잔잔하게, 항상 샘물이 들고나지 않겠습니까?
그와 같이 염불의 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경 속에 부처님의 법문이 있듯이 염불도 타의를 믿게끔 해 놓은 염불이 아닙니다. 그런데 꼭 타의를 붙잡고 하게끔 만들었단 말입니다. 처음에는 그것도 옳은 게 뭐냐 하면, 자의를 붙들고 처음부터 나가게 하면 자기는 믿을 바가 없다고 안 믿으니까 바깥에다 찾게끔 해 놓았겠지만 지금 시대에, 모든 것이 발전이 된 이 시대에는 반드시 안으로 붙잡고 나가게 해야 되거든요. 지금 시대에 사는 부처님들은 너무 성숙하고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게끔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첫번에도 나로부터, 두번째도 나로부터, 세번째도 나로부터 귀결을 지어 줘야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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