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얽히고 설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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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 근래에 꿈을 꾸면은 현실과는 다르게 얽히고 설키는 꿈만 자꾸 꾸게 되는데 그런 것이 자기 마음의 변화와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혼란스럽고 무언가 잘못되지 않았나 걱정이 많이 됩니다. 스님의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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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낮에 활동하는 것도 꿈이요 밤에 꿈을 꾸는 것도 꿈입니다. 우리가 방편으로 나왔으니까 생시도 꿈이자 생시이고 꿈도 생시이자 꿈입니다. 내가 살아나오던 얽히고 설킨 상대성 원리가 꿈에도 나타나고 그러는데, 꿈에 다른 모습을 해가지고 모르는 인연이 돼서 나와도 아는 사람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모두 자기의 인연줄이니까 모든 거를 다 자기로 봐라 이겁니다. 그렇게 자기로만 본다면 그러면 통과입니다. 마구니가 나타나도, 꿈에 마구니가 죽이려고 해도 ‘일체가 나이니 너도 나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없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없어지니 쫓기지를 않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모든 것을 나로만 봐야 합니다. 하다 못해 개나 돼지가 보였다 해도 그것도 바로 나입니다. 인간이 미생물에서부터 거쳐 온 걸로만 따진다고 해도, 그것을 다 거쳐서 나온 사람들이니까, 그거는 어느 때의 연분에 자기가 그 모습으로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으로 보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는 그것이 바로 잠재해서 차곡차곡 쌓여있던 것이 공부를 하다 보면 하나하나 풀어지니까 그게 자꾸자꾸 나타나는 거예요. 나타나면 나타나는 대로 놓게 되면은 바로 필름 지워지듯이 그렇게 지워지는 거예요. 그러니깐 둘로 본다면 절대적으로 상대성으로서 엉켜지니까 그것이 인과응보로서 닥쳐온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모든 걸 놔라 이겁니다. 그저 그 자리에다가, 그 자리에서 나오는 거는 그 자리에다 놔야지 다른 자리에다 놓으려고 애를 쓰면 놔지지가 않는다는 겁니다. 누가 가난을 갖다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마음쓰는 거를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고 잘못되는 걸 대신 없애주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해놓은 거 내가 없애야 합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이런 게 있어요. 장님은 지팡이를 짚어야 길을 갈 수가 있다, 이것이 한 가지 방편이 있습니다. 처음에 정히 그 지팡이가 없고 내가 허전하면은 스승을 붙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눈 뜬 사람을 붙들고 가다가 눈이 떠지면은 그때는 ‘너가 나고 내가 너고, 이 지팡이도 없는 걸 가지고 그랬구나! 내가 그냥 지팡이구나!’ 이렇게 될 때까지는 붙들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스스로 알아지니까 스승이 스승이 아니요 내가 내가 아니라는 거를 알게 되죠. 그렇게 줄창 어느 사람이든지 다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닙니다. 즉 말하자면, 정히 어디다가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때에는 그렇게 하고 어느 정도 나가다 보면은 그게 바로 자기임을 알게 됩니다.
자기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때에 바로 내 마음도 거기 같이 돌아가니까, 자기가 알아질 때는 우주 전체가 바로 공한 주인공에 한 떡으로다가 화하는 거죠. 그 떡 하나 얻어먹으려면 그만큼 모든 거를 한데 종합해서 뭉쳐야 된다 이겁니다. 하나로 뭉쳐야지 둘로 된다면 안돼요. 참선이라는 건 둘로 가는 게 아니라 하나로 뭉쳐서 그 하나마저도 쪼개고 쪼개서, 만약에 그 하나도 무(無)다 이랬을 때는 그 하나도 고정되게 있지 않으니깐 무라고 하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유전자입니다. 그래서 고 하나로 뭉쳐 놨을 때 고것이 유전자고 고 하나도 세울 게 없다 할 때 무전자로서 이 세상에 아니 닿는 데가 없다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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