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넘어서고 싶은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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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넘어서고 싶은데...

본문

질문

얼마만큼 가야 중생심을 녹일 수 있고 내가 죽을 수 있는 것입니까? 그리고 스님께서 본래 여여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시는데 공부는 왜 필요한 것인지요? 스님, 빨리 단계 없는 단계를 모두 넘어서고 싶습니다.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늘 얘기를 합니다마는 계단을 올라가려고 발자죽을 떼어놓을 때 한 발자국 떼어놓으면 이미 앞서의 발자국은 없어집니다. 한 발자국 떼어놓으면 연방 또 없어지구요. 구름처럼 바람처럼 한 발짝 한 발짝 떼어놓은 게 없어집니다. 그러니깐 그렇게 떼어놓게 하는 놈이 사는 거지 내 몸 껍데기가 사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게만 알고 산다면 그냥 자동적으로 녹일 수 있는 거다, 이 소립니다. 자기가 없는 걸 알거든요. 그게 녹이는 거예요, 죽는 공부고요. 걸어올 때에 내가 떼어놨다고도 할 수 없고 떼어놓은 거를 가져왔다고도 할 수 없고, 짊어지고 다닌다고도 할 수 없이 그냥 수시로 바뀌니까, 내가 순간순간 바뀌잖아요? 이거 하다가 금방 저거 하고, 이런 말 하다가 금방 저런 말 들어야 하고, 이 사람 만나면 저 사람 만나야 하고 이러니까 자기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자기가 없이 사는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그게 녹이는 거고 그게 죽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지구에 관한 건도 미생물에서부터 이렇게, 미생물이 아니라 지수풍이 암흑 속에서 그냥 막 굴러다니다가 한데 뭉치니깐 거기서 생명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불’이라고 하는 겁니다. 누가 지휘를 한 게 아니라 그렇게 생명이 생겨서 자동적으로 그냥 태어나다 보니까 나무도 커지고 생명들도 커지고, 그러니까 누가 다스려 가는 사람이 없이 그렇게 막 저거 하니까 어느 때 ‘야,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구나!’ 하고 다 생명체들이 죽어버렸단 말이에요. 그래가지고 그 생명체를 줄여서 아주 작게 만들어서 우리가 이 날까지 살아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왔던 우리가 지금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태어나 가지고 지수화풍을 먹고 다시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자유자재권을 얻어야만이, 우주와 더불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와 더불어 이 세상을 그냥 앉아서 한생각으로 쥐었다 놨다 할 수 있고 착한 마음이 쥐었다 놨다 할 수 있다면 불국토를 이룰 수 있는 겁니다. 불국토라는 게 다른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로 치면은 심성 과학자가 많이 생기고 허공에 있는 에너지를 꺼내 쓸 수 있는 그러한 멋쟁이들이 된다면 자연적으로 불국토가 되는 거예요. 그렇지만 그것뿐만 아닙니다.

그래서 이 공부를 하면은 과거로 돌아가서 현실로 오고, 과거로 갔다 와야 돼요. 왜냐하면 그 도리를 알고 믿어야만이 자기가 과거로 돌아가서 죽은 사람들을, 인과성이 있고 유전성이 있어서 못사는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을 고쳐줄려면 과거로 돌아가서 띠어줘야 현실의 병이 낫는 겁니다. 몸에서 그냥 낫는 거는 얼마 안돼요. 다 인과로 인해서 나오고 유전성으로 인해서 나오고 영계성으로 인해서 나오고 때에 따라선 세균성으로도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거를 갔다오고 그러는데 삼천 년이 걸린다고 하는 게 한 찰나예요. 삼천 년을 만약에 거리를 두고 생각한다면 아니 삼천 억이라고 하더라도, 미세한 티끌 수와 같이 그렇게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런 것도 한생각이면은 그냥 다 맞붙어버려요. 그래서 과거를 전부 알게 되고 미래를 알게 되고 현실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깐 내가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도 말고 더디게 한다는 생각도 말고 오직 참자기를 믿고, 수없는 겁을 거치면서 자기를 형성시킨 장본인을 진짜로 믿고 진정한 자유인으로서 여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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