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는 것과 맡겨 놓는 것의 차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지켜보는 것과 맡겨 놓는 것의 차이

본문

질문

마음의 도리를 공부해나가다가 의문이 생겨 질문을 올립니다. 그냥 제가 하는 그 자체를 저 스스로가 지켜보고만 있는 것하고, 제가 행동하는 것을 주인공한테 자꾸 되돌리고 굴려 놓고 맡기고 하는 거하고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을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래서 처음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무조건 일체를 주인공에 맡겨 놓으라고 하는데 어떨 때 보면 맡겨 놓는 것이 어떤 건지를 몰라서 주저주저 하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각자 내 몸 자체가 공했으니까 사대오온(四大五蘊)이 공했고, 상대와 내가 더불어 공체(共體) 공심(共心)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우리 생활 자체가 그대로 공한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경계도 그렇고 상대를 통해서 밖에서 들어오는 경계도 모두 나오는 그 자리에 되돌려 놓고 지켜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면은, ‘야, 천차만별로 살아나가는 거를 어떻게 일일이 다 놓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도대체 놓고 맡긴다는 게 뭔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내 몸이 공하고 세상이 다 공했으니 내가 하는 게 다 공한 게 아닌가? 공한 주인공자리에서 다 들이고 내는 것이니 일체를 주인공에 다시 돌려 놓아야 하지 않은가!’ 하고 정말 진실히 믿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믿는 마음이 있을 때는 놓을 것도 없고 안 놓을 것도 없이 그냥 여여하게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그 도리를 알고 보면 발자국을 옮겨 놓는 것처럼 본래 우리는 그대로 놓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 겁니다. 그래서 일일이 놓는다 안 놓는다는 생각조차 할 게 없는 것이죠.

단지 내가 살아나가면서 어떤 결과로 인해 몸이 아프거나 아픔이 닥칠 때, 또는 상대방으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 천차만별의 살림살이가 다 자꾸자꾸 돌아가면서 나한테 부딪칠 때, 진짜로 믿는다면 행하는 거는 행하는 것대로 거기에다가 놓고 감사한 마음이 들면은 감사하게 다시 놓으면서 모든 건 거기서 결정을 짓고 거기서 해나가게 하는 겁니다.

바로 나하고 결부됐기 때문에 잠재의식 그 자체에 내 영원한 마음의 컴퓨터로 인해서 내가 어저께 일을 알고 오늘 일을 알고 내일 일도 생각하게 되니까 모든 걸 거기서 한다는 걸 믿는다면 그렇게 일일이 안 해도 되는 반면에, ‘아무리 공부를 하는데도 이런 일이 부닥치는데…. 에이그, 이것도 그냥 놔버리라는데….” 하는 남의 말만을 믿고선 놔버리겠습니까? 그럴 때 그렇게 벌어진 상황이나 생각을 굴려 놓으란 말입니다. 전체 밀고 나가는 능력이 그 자리에 있는 거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거기에서 해결을 하겠지.’ 하고서 딱 믿고 놓는다면 그게 바로 굴려 놓는 겁니다.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모든 일들을 그냥 될 대로 돼라 하고 밀어던지는 거하고, 절대적으로 그 자리에서 한다는 것을 알고 믿는 마음으로 되돌려 놓는 거하고는 천지차이입니다. 될 대로 되라 하고 놓는 거하고 절대적으로 거기서 모든 걸 들이고 낸다는 것을 알아서 믿고 놓는 거하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엄연히 다른 것이죠.

그러니까 항상 끊어지지 않게 하도록 하라는 겁니다. 살아나가면서 일일이 부딪치는데 그걸로 인해서 의식이 가지 어떻게 안 갑니까? 몸이 아파도 벌써 아픈 걸 느끼니까 거기 생각이 가죠? 또 집안에 가환이 닥친다 하더라도 벌써 자기 근본을 절대적으로 믿는다면 ‘이 가환도 거기서 다 해결할 거다.’ 하고 믿고 놓게 되는 거죠. 그러니 일일이 자기가 살림하는 반면에 죽어서 송장이 되지 않는 이상에는 자기 주인공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러고 살림을 하게 되면 일일이 하루 24시간이 그냥그냥 닥치는데, 그런데 자길 잊어버립니까? 그래서 항상 닥치면 닥치는 대로 ‘아, 나를 형성시킨 것도 거기고, 일체 만법을 운영하는 것도 거기고, 상대를 접하는 것도 거기다. 고정된 것이 없이 광대무변하게 쉴 사이 없이 돌아가는 이 운영을 다 당신께서 하고 있으니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겠다.’ 하고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물러서지 않게 되고 다 놓으면서 자기를 지켜보게 되는 겁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