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코 벗어날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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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얼마 전 현대불교신문에서 이 몸을 벗게 되면 내 안의 의식을 벗어나야 하고 강을 건너야 하고 불바퀴를 벗어나야 한다고 하셨는데, 살아생전에 나의 근본을 진짜로 믿고 마음도리를 지극하게만 해 나간다면 몸을 벗고 나서의 단계 아닌 세 단계를 정말 벗어날 수 있는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사람이 살아 있을 때 물에 빠지면 죽죠? 육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사람이 살아 있을 동안에 빠진다는 생각에 잡혀 있는 거예요. 물에 빠지면 죽는다는 의식에 잡혀 있는 거죠. 그러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면 타 죽는다는 의식이 있고 총을 맞으면 죽는다는 게 의식적으로 돼 있고요. 그런데 이 공부는 물질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 공부를 해서 물질로다 나올 때 조금도 거침없이 착을 두지 않게끔 하는 겁니다.
그러기 때문에 죽어서 내 안의 의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물을 건너가야 되고 불바퀴를 넘어 가야 하는데, 얼른 쉽게 말해서 부처님께서도 "인간이 하나가 나오면은 허허바다에 배 한 척 띄워 놓음과 같으니라." 했어요. 그래서 배 안에 많은 중생들이 타고 있는데 비바람이 치고 파도가 치고 한다면 전부 일어서서 살려달라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침착하게 앉아서 노 젓는 뱃사공, 즉 말하자면 선장한테 한마음으로 마음을 이어준다면 가려고 하는 목적지까지 무난히 갈 수 있다는 표현을 하셨단 말입니다.
우리가 또 거기서 한 번 점프해서 넘어가 본다면 마음이 체가 없는데 물이 어디 있으며 물이 없는데 배가 어디 있을 거냐 이겁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마음이 체가 없는데 바다가 어딨으며 바다가 없는데 배가 어딨겠느냐. 한생각이면 강도 없고 불도 없는 거죠. 생각하기에 달렸으니깐 말입니다. 이거는 마음이기 때문에 체가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가 이 공부를 해서 벗어난다면 태산도 뚫고 나가고 땅속 물속도 못 들어가는 것이 없어요.
그래서 살아 있을 때 강도 없고 벽도 없고 봇장도 없고 문도 없고, 마음이라는 건 문을 찾아다니지 않죠? 지금 앉은 곳에서 예전에 다녀온 곳을 한번 갔다 와 봐요? 문이 있나요? 문을 열고 다니나요? 마음으로 갔다 올 수 있는 거죠? 그거와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문도 없고 바다도 없고 산도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살아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된다고 하는 게 뭐냐 하면은, 모두 여러 사람들은 자기 차원에 따라서 가정을 이끌어 나가고 자기를 이끌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살아서 그렇게 한다면…. 그냥 성불이라고 하는 것이, 불(佛)은 생명이요, 즉 생명의 근본 불입니다. 곤충 하나도 풀 한 포기도 생명이 있으니깐 전부 불이죠. 그러고 교(敎)는 바로 수레가 돌아가는 대로 우리가 배우고 나가는 것이, 우리가 지금 배우고 나가는 것이 교거든요. 그러니까 모두가 불교 아닌 게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겁니다. 어느 한 군데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가 불교예요, 그냥. 그러니까 살아생전에 알지 못하면 죽어서도 빠져 죽는 줄 알고 강을 못 건너가고, 타 죽는 줄 알고 불바퀴를 못 지나가니 이걸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까 떠돌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 여러분 모두가 정말 이 마음의 근본을 발현해서 이 한 생을 헛되이 사시지 마시고, 다가오는 세세생생을 지금 이 한 생에 그냥 메꿔 버리시고 그 불쌍한 사람들, 불쌍한 고기들, 불쌍하게…. 하여튼 하천세계의 동물이나 생물이나 전부 불쌍하고, 닭도 하루에 몇 마리씩 그냥 저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고 그러지 않습니까? 이게 모두 지옥이란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 한 생 동안 열심히 공부하셔서 그 불쌍한 생명들을 모두 지옥에서 건져내도록 하시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것뿐만 아니라 조상대대로 얽히고 설킨 인연들을 모두 건지고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은 자식들한테 대대로 손손이 또 이끌어지게 되고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거 정말이지 이거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고, 이 세상을 다 준대도 살 수 없는 겁니다. 그러니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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