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좌와 어묵동정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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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한다고 하면서 솔직히 한 시간만이라도 여일하게 그런 상태가 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다가 24시간 내내 여일한 마음을 가지기란 사실 너무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예전 선지식들이 말씀하신 행주좌와 어묵동정의 경지에 이르려면 과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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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어떤 분은 대화를 하다 보면 선이 끊어진다고 하기도 하던데 그렇게 대화를 하게 된 자체가 바로 자기 주인공으로 인해서 대화를 나누는 겁니다. 대화를 나누는 그것이 바로 증거예요. 송장이라면 말도 못할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의식을 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순수하게 하면 됩니다.
누구와 얘기를 했다면 하긴 했는데 한 사이가 없습니다. 말을 하긴 했는데 한 사이가 없다는 얘깁니다. 그것이 바로 증거란 말입니다. 자기가 있다는 증거란 말입니다. 대화를 한 것도 살아나가는 것도 자기가 있기 때문이지 자기가 없으면 뭐가 있습니까? 그래서 자기 주인이 자기를 형성시켜 놓고 그 앞장세워 놓은 물질로 인해서 다니는 겁니다. 내가 차를 샀다면 차를 앞장세우고 다니듯이 말입니다.
하루 24시간 주인공 생각을 안 하고 일에만 몰두했어도, 24시간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거죠. 24시간을 생각을 안 하고 일에 몰두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고 24시간 이외에 일을 다 끝마치고 나면 바로 24시간은 없는 겁니다. 그러면 24시간 몰두를 하고 일을 하고 났는데 문뜩 생각났다 이거예요. 생각난 그 자체가 바로 24시간을 몰락 해 버린 자체이기 때문에 그냥 찰나다 이겁니다.
생각을 좀 넓히세요. 색으로만 본다면 24시간은 고대로 있고, 또 내가 몰두하고 일한 긴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틀 사흘을 몰두를 하느라고 생각을 안 했다 할지라도 한번 생각났을 때 벌써 사흘이고 이틀이고 하루고 몰두했던 그 자체가 바로 한 찰나에 한데 합쳐지는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그렇게 24시간 몰두하고 24시간 편안했다는 징조거든요. 왜? 나한테 급한 일이 없으니깐 그 생각이 안 났다는 얘깁니다. 급한 일이 없는데 왜 생각이 나겠습니까? 그냥 이거 하고 저거 하고 아주 재미있게 일하다가 보면 재미있어도 생각 안 날 때가 있고 재미가 없이 몰두하느라고 생각 안 날 때도 있고, 아주 급한 일이 생겨서 또 생각 안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급한 일이 생기거나 우환이 생기거나 아프거나 그러면 제일 먼저 생각이 나는 법입니다. 좋은 일이 생겨도 제일 먼저 감사하다는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몇 초가 아니라 24시간를 1초로 생각하시면 돼요. 1초도 24시간이 되고 24시간이 1초도 될 수 있으니까 자기 마음대로 그것을 정해 놓고 끄달리지 말라 이겁니다. 왜 그거를 정해 놓습니까? 왜 긁어서 부스럼을 내놓고선 피를 냅니까. 그러니까 아파도 당신이 해결할 수 있다 하고 탁 맡겨 놓고 지켜보는 거예요. 뭐든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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