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좌와 어묵동정의 경지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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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좌와 어묵동정의 경지

본문

질문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 솔직히 한 시간만이라도 여일하게 그런 상태가 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다가 24시간 내내 여일한 마음을 가지기란 사실 너무도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예전 선지식들이 말씀하신 행주좌와 어묵동정의 경지에 이르려면 과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떤 분은 대화를 하다 보면 선이 끊어진다고 하기도 하던데 그렇게 대화를 하게 된 자체가 바로 자기 주인공으로 인해서 대화를 나누는 겁니다. 대화를 나누는 그것이 바로 증거예요. 송장이라면 말도 못할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의식을 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순수하게 하면 됩니다.

누구와 얘기를 했다면 하긴 했는데 한 사이가 없습니다. 말을 하긴 했는데 한 사이가 없다는 얘깁니다. 그것이 바로 증거란 말입니다. 자기가 있다는 증거란 말입니다. 대화를 한 것도 살아나가는 것도 자기가 있기 때문이지 자기가 없으면 뭐가 있습니까? 그래서 자기 주인이 자기를 형성시켜 놓고 그 앞장세워 놓은 물질로 인해서 다니는 겁니다. 내가 차를 샀다면 차를 앞장세우고 다니듯이 말입니다.

하루 24시간 주인공 생각을 안 하고 일에만 몰두했어도, 24시간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거죠. 24시간을 생각을 안 하고 일에 몰두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고 24시간 이외에 일을 다 끝마치고 나면 바로 24시간은 없는 겁니다. 그러면 24시간 몰두를 하고 일을 하고 났는데 문뜩 생각났다 이거예요. 생각난 그 자체가 바로 24시간을 몰락 해 버린 자체이기 때문에 그냥 찰나다 이겁니다.

생각을 좀 넓히세요. 색으로만 본다면 24시간은 고대로 있고, 또 내가 몰두하고 일한 긴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틀 사흘을 몰두를 하느라고 생각을 안 했다 할지라도 한번 생각났을 때 벌써 사흘이고 이틀이고 하루고 몰두했던 그 자체가 바로 한 찰나에 한데 합쳐지는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그렇게 24시간 몰두하고 24시간 편안했다는 징조거든요. 왜? 나한테 급한 일이 없으니깐 그 생각이 안 났다는 얘깁니다. 급한 일이 없는데 왜 생각이 나겠습니까? 그냥 이거 하고 저거 하고 아주 재미있게 일하다가 보면 재미있어도 생각 안 날 때가 있고 재미가 없이 몰두하느라고 생각 안 날 때도 있고, 아주 급한 일이 생겨서 또 생각 안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급한 일이 생기거나 우환이 생기거나 아프거나 그러면 제일 먼저 생각이 나는 법입니다. 좋은 일이 생겨도 제일 먼저 감사하다는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몇 초가 아니라 24시간를 1초로 생각하시면 돼요. 1초도 24시간이 되고 24시간이 1초도 될 수 있으니까 자기 마음대로 그것을 정해 놓고 끄달리지 말라 이겁니다. 왜 그거를 정해 놓습니까? 왜 긁어서 부스럼을 내놓고선 피를 냅니까. 그러니까 아파도 당신이 해결할 수 있다 하고 탁 맡겨 놓고 지켜보는 거예요. 뭐든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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