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실체에 대하여...
본문
질문
사람이 세상을 사는 데 있어서 업보도 지은 게 없고 원죄도 없이 찰나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찰나가 모여서 영원의 실체가 되는 건데 찰나의 삶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니까 제 자신의 삶이 허무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삶의 실체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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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본래 공했기 때문에, 『반야심경』에 ‘고정됨이 없이’ 이렇게 했죠? 고정됨이 없어서 색(色)이 공(空)이고 공이 색이라고 했습니다. 고정됨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보고 듣는 거, 말하는 거, 가고 오는 거, 만나는 거, 차를 타는 거, 도착해도 종점이 없는 거, 시발점이 종점이고 종점이 시발점이니까. 하여튼 이렇게 돌아가는 그 자체가 바로 그대로 한군데서, 한군데라고 해도 한군데라고도 할 수 없는 데서, 쥘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데서 그 모두가 나온다는 것을, 자동적으로 여여하게 나고 든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여러분이 땅에 발을 붙이고 지금 살고 있다고 하지만 사는 게 고정됨이 없이 찰나찰나 돌아갑니다. 그래서 그것을 표현할 때, 자식이 부르면 금방 아버지 노릇을 하고 아내가 부르면 금방 남편 노릇을 하고 또 부모님이 부를 때는 금방 자식 노릇을 한다는 말을 합니다. 이렇게 마음은 체가 없어서 찰나찰나 돌아가는데 거기 업보 붙을 자리가 어디 있습니까? 업보가 있다 하면은 여러분이 마음 내는 데에 따라서 업보가 붙는 거지 거기 어떻게 업보가 붙습니까?
과거는 바로 현재에 짊어지고 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현재도 공해서 돌아갑니다. 그런데 거기 업보가 붙을 자리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모든 것에 끄달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끄달린다면 3차원의 차원도 4차원의 차원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업보가 붙을 자리가 있다면 그 사실을 여러분이 한번 내놔 보십시오, 거기 붙을 자리가 있나. 순간 아버지 노릇하고 순간 남편 노릇 하고 순간 자식 노릇을 하는데, 방귀 뀌면은 소리는 났는데 도대체 간 곳이 없습니다. 그와 같습니다.
그러니 병 붙을 자리가 없다고 하는 그 뜻을 터득을 하시고 물리가 터지려면 나부터 발견하십시오. 나부터 믿고, 그 믿는 마음에서 물러서지 마세요. ‘주여, 잘되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이여, 잘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하면 벌써 둘이 되는 겁니다. 자기 근본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더불어 둘이 아니어야 되죠. 납득이 안 가십니까?
그리고 자꾸 생각을 내는 데서 ‘이것이 될까, 안 될까?’ ‘뭘 어떻게 해야 옳을까?’ ‘이거 잘 하는 걸까? 망하지나 않을까?’ 이러한 마음 때문에 걸림이 있는 것이지 그 마음내기 이전 영원한 생명의 근본은 거기에 아무것도 붙을 데가 없습니다.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고, 나온 것도 없어서 갈 것도 없고, 그래서 바로 이 자리가 천당이고 이 자리가 지옥입니다. 그러니 그것을 잘 알고 자기를 잘 터득할 수 있다면 환히 밝아져서 저절로 발현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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