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석과 무심의 경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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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석 같은 마음하고 무심으로 산다는 것하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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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목석같은 마음은 발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내지 않고 그냥 포기하고 사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해보지도 않고 그냥 포기하는 거 말입니다. 그런데 이거는 포기가 아닙니다. 포기가 아니라 재생의 중용입니다. 창조의 중용을 말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내가 용광로에 넣기만 하면 재생이 돼서 나가게끔 다 만들어져 있으니까, 자동적으로 그렇게 돼 있으니까 그걸 알기 때문에 거기다 맡기는 거예요. 맡겨 놔야지 포기한다면 그냥 한데로 떨어지고 마는 거죠. 그러니까 맡겨 놓는다면, 우주와 직결이 돼 있고 세상과 가설이 돼 있는 근본에 맡겨 놓는다면 하나도 빈틈없이 돌아가서 딱딱 맞춰지지만 포기를 한다면 그냥 내버리는 거나 한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생각이 없는 사람은 목석이요, 어떠한 게 자꾸 생각난다 하더라도 공부할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돌려놓는다면 그게 바로 무심으로 사는 거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나를 승화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거죠. 이 몸 속에 의식들이 다 팥죽 솥의 팥죽방울처럼 그렇게 나와도 한 팥죽 솥에서 나오는 방울이지 딴 데서 오는 게 아니거든요. 그와 같이 인간의 몸이 팥죽 솥이라면 이 몸 속에서 다 나오는 건데 나오는 대로 되돌려 놓는다면 얼마나 대기권에서 이탈되지 않게끔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불교에서는 법계라고 하지만은 세포 하나하나에 바로 대기권을 상징하는 거라고도 볼 수 있죠. 의식들이 다 바깥이고 안이고 나왔다 들어갔다 하고 모습들은 거기 있으면서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딴 세균을 끌어들일 수도 있고, 유전성으로 인해서 끌어들일 수도 있고, 영계성으로 인해서 끌어들일 수도 있고, 또는 영계성으로 인해서 유전이 될 수도 있고, 인과로 인해서 유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병이 생기는 것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철학이든지 천문학이든지 또는 의학이든지 천체물리학이든지 모두가 전부 한마음 안에서 나가는 겁니다. 이름 없는 마음 말입니다. 마음이라는 이름 이전 참자기 말입니다. 똥 누러 갈 때는 마음이라는 생각도 없죠? 똥이 마려워서 급하면 그냥 허겁지겁 화장실 문 열고 들어가서 펑 눌 뿐이죠? 그럴 때 무슨 마음이라는 이름이 있습니까? 배가 고플 때도 그렇고 말입니다. 마음이라는 게 뭐 있어서 그 이름을 부를 새가 있겠습니까? 그거는 이후예요.
이거를 배우려니까 마음이다 주인공이다 이러지 벌써 마음이라는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주인공이 있다고 찾고 거기다 맡기고 가는데, 으레 주인공이 그대로 죽든 살든 일체 만법을 내고 살아나가는 근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믿는다 안 믿는다 할 게 없는 겁니다. 어렵고 쉽고 할 것도 없구요. 그러니까 ‘네 몸 네가 알아서 끌고 가라’ 이렇게 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자기 조상이에요, 얼른 쉽게 말해서. 자기가 나오기 이전 자기 조상입니다.
우리가 배가 고플 때는 집에 들어가면서 배고프다는 소리가 먼저 나오지 주인공 소리가 먼저 나오지 않습니다. 배고프게 하는 놈도 바로 그 놈이기 때문에, 한데 합쳐서 작용을 하는 근본이 돌아가기 때문에 배가 고픈 것도 아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밥 먹는 거지, ‘주인공! 밥을 먹어야 되겠습니까, 안 먹어야 되겠습니까?’ 이러고 먹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대로, 내가 만약에 달구지를 끌고 가는데 달구지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잘 다스려서, 왜 사람이라면 나쁜 거 좋은 거를 다 잘 알지 않습니까? 이거를 하면 나쁘고, 이거를 하면 남에게 피해를 주니까 나쁘고, 이 일은 좋은 일이니까 해도 되고, 이 일은 안 하는 게 좋은 거라는 걸 모두 잘 알고 있죠? 그러니까 잘 알고 있다면 행을 그렇게 못하죠. 그러니까 잘못되는 때는 ‘이렇게 가게 하는 것도 너니까 안 가게 하는 것도 너 아니야? 마음을 그렇게 나지 않게 하는 것도 너 아니야?’ 하고 거기다 맡겨 놓고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다면 엄연히 생각도 바꿔지고 몸 속에 있는 생명 전체가 다 바꿔져서 하나가 되니까 그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목석으로 사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자체에 걸리지 않고 무심으로 살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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