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하는 참다운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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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불자들은 사찰에서 식사를 할 때 공양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과 스님들께 음식을 올릴 때도 공양을 올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깨달으신 분이나 깨닫지 못한 모든 이들에게 공양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합당한가,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일체를 위해서 공양을 올릴 수 있어야 참다운 공양이지, 자기 몸 하나 살찌우기 위해서 먹는 것이 어찌 공양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질문을 올립니다. 공양하는 참다운 자세를 일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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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밥을 한 그릇 먹어도 그것을 해서 올리는 자는 누구며 받는 자는 누구입니까? 해서 올리는 자도 자기요, 받는 자도 자기입니다. 그런데 내면으로 볼 때 내가 먹는 게 아니라 공동체로서 먹는 것입니다. 몸속에도 수십억 마리의 생명들이 들어있음으로써 네가 먹었다 내가 먹었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양 한 그릇을 내가 먹는다 하더라도 생각을 잘하면 공양이 되고 생각을 잘못하면 그냥 밥 한그릇이 되는 겁니다. 더불어 함께 공식(共食)한다고 생각한다면 네가 먹었다 내가 먹었다 할 게 없습니다. 그래서 공양인 것입니다.
그래서 공양을 올리면 공덕을 입는다 이런 소립니다. 그러나 공양이 아니고 개별적인 밥이라면 공덕이 될 수가 없습니다. 공덕이라는 것이 내 몸의 조직체, 즉 모든 생명들이 한 그릇을 놓고 다 같이 먹는다는 뜻입니다. 다 같이 먹으니까 다 같이 마음을 내서 모두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서로서로 작용을 하고 작용을 해주고 사니까 공동체요, 바로 공덕이 되는 거죠. 공덕이 된다는 뜻도 그렇지만 공양을 올린다 하는 것도 그렇고 공향을 피운다 하는 것도 이런 데서 오는 겁니다.
공양을 올리면 삼라만상 대천세계가 전부, 만물만생이 전체가 다 한 그릇을 놓고 내부에나 외부에나 전체가 받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덕이 될 수 밖에요. 나를 떠나서 상대로 믿는다면, 상대를 믿는다면 공덕이 될 수가 없지요. 그리고 공양이 될 수가 없구요. 그리고 마음의 향이 될 수가 없는 겁니다. 공향이 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바깥으로 믿고 바깥으로 끄달린다면 아무리 공양을 많이 올리고 시주를 많이 한다 하더라도 공덕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덕이 되게끔 공양을 올리고 향을 피우고, 공덕이 되게끔 행을 하고 마음을 내라 이거죠.
무엇이든지 조직체로서 운영을 하는 거지 조직체가 아니고는 운영을 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도 조직체가 돼 있기 때문에 회사 운영을 하는 겁니다. 굳이 조직체라는 이름이 없이도 말입니다. 회장이 있고 사장이 있고, 상무가 있고, 총무가 있고, 직원이 있고 모두 이렇게 조직이 돼 있기 때문에 질서정연하게 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게 공동체고, 그렇듯이 우리가 공양 한 그릇을 올린다 하더라도 그렇고 내가 먹는다 하더라도 공양입니다. ‘이거는 내가 먹으니까, 뭐….’ 이렇게 아무렇게나 생각하지 말고 단 한 숟가락을 먹더라도 공양을 올리시라 이겁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것도 공양이요, 둘이 아니게 공생 공용 공체 공식화 하고 돌아가는 전체가 바로 그것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먹든, 한 그릇을 바치든 공양은 공양입니다. 더불어 둘이 아닌 까닭입니다. 둘이 아니게 돌아가는 까닭입니다. 그러니까 참다운 공양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내 몸속의 생명들과 공식을 한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먹느냐, 아니면 이런저런 생각도 없이 앞에 있으니까 그냥 먹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부처님전에 올리는 공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산해진미를 올린다고 해도 이만큼을 올린다는 생각으로 한다면 아무런 공덕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한마음으로 한 공덕이 되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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