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찾지 않아야 하는 이유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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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찾지 않아야 하는 이유

본문

질문

스님의 법문을 자세히 읽다 보면 언제나 나의 근본을 내 안에서 찾아야만 한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세속에는 수없이 많은 수행법들이 있는데 내 안으로 찾지 않는 많은 수행법들을 배우는 사람들은 나의 근본을 찾지 못하는 것이 되는지요? 밖에서 찾지 않고 오직 내 안에서만 찾으라고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내가 이런 얘기 하나 할까요? 어느 부부가 산골에 살면서 삼 형제를 길렀어요. 그런데 막내는 아주 늦게 낳았죠. 옛날에야 지금처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그랬으니까요. 늦게 생겨서 그거 낳아 놓고선 어린 것을 두고 부모가 고만 죽어 버렸단 말입니다. 그래서 형들 둘만 있으니 형들이 사냥을 해다가 그걸 팔아서 먹고 살고 이러다가 형들마저 다 죽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보고 배운 게 그거밖에 없으니 할 수 없이 사냥을 나가서 토끼나 짐승들을 잡아다가 팔아서 연명을 하고 살았더랍니다. 하루는 산골짜기에 가니까 사슴 두 마리가 그냥 붙어서 아주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저거라도 잡아서 갖다가 팔아야 입에 풀칠을 하겠다 싶고, 그래야만이 또 남한테 꾸어다가 먹은 쌀도 좀 갚겠다 싶어서 활로 그냥 쏘아 버렸단 말입니다. 새끼 두 마리가 비비고 놀다가 그냥 한 꼬챙이에 다 꽂혔단 말입니다.



그래서 집으러 가려고 막 나서는데 어미 사슴이 또 왔어요. 어미 사슴이 와서 그 새끼 사슴에 꽂힌 화살을 빼기 위해 그냥 발버둥이를 치는데 거기서 피가 그냥 콸콸콸콸 쏟아지거든요. 그러니까 어미 사슴이 막 그냥 엉엉 울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은 저 어른 사슴마저 잡으면 오늘은 수지가 맞겠다 싶어서 화살 하나를 또 겨냥하려고 그러는 순간 쏘지도 않았는데 그냥 어미가 쓰러져요. 참 이상스럽다 그러고는 거두어서 내려가 보니까 어미 사슴이 그냥 새끼 사슴을 안고 죽었어요. 그래서 아주 이상스럽다고만 생각을 했죠.



그래서 집으로 내려와 화살을 빼고, 그 어미가 왜 죽었나 보기 위해서 동네 여러 사람하고 배를 갈라 보니까 창자가 모두 동강동강 끊어졌어요. 그 동강동강 끊어져서 죽은 걸 보고 그때서야 그걸 안 거예요. 나이가 스무살도 안 됐지만 자기 어머니 생각이 난 거예요, 그때에. ‘아하! 이것도 역시 우리 엄마와 같구나.’ 어린 자기를 두고 엄마가 돌아가실 때 자기 손을 붙들고 눈을 감지 못하던 생각이 난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때 그 사람은 돼지나 사슴이나 토끼나 다 엄마가 있고 부모가 있다는 생각을 했고 또, 사람이나 짐승들이 부모가 자식이 되고 자식이 또 부모가 되고 이러는 도리를 알았단 말입니다. 그때까지는 그거를 몰랐었거든요. 그 도리를 알고 나서 그거를 그냥 판 게 아니라 꼭 싸가지고 자기가 짊어지고 가서 그 잡은 자리에다가 묻어 줬어요. 묻어 주고 그때서부터 집도 버리고 다 버리고 절로 들어갔어요.



절로 들어갔는데 스님이 “뭘 하러 왔느냐?” 하니까 “제가 이런 경험을 해 보니까 덧없이 살기는 정말이지 싫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고독하기도 하고 먹을 것도 주저로운 데다가 더욱이 인제는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미 사슴이 그렇게 죽은 것을 보니까 내 마음에 변화가 와서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여길 왔습니다.” 그러거든요. 그래서 그 스님이 하시는 말씀이 “너는 그것을 아느냐?” “뭘 말입니까?” “네가 공부하면 저절로 알게 되느니라. 그 어미 사슴이 누구였는지, 그 새끼 사슴이 누구였는지 네가 상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니라.” 하시거든요. 그것을 알기 위해서 정진을 한 겁니다. 그것을 빨리 일러 줬으면 공부도 못했을 거예요, 아마. 하여튼 지금으로 치면 한마음의 도리, 나 자체 있기 이전을 찾으려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렇게 공부하고 있는데, 하루는 그 은사 스님께서 “얘야! 저기 흘러가는 물 좀 봐라. 물이 틈이 있느냐 없느냐? 세상이 틈이 있느냐 없느냐? 네가 지금 돌아가고 있는 것, 공양 짓고 나무 해 오고 앉고 서고 눕고 하는 게 모두 틈이 있느냐 없느냐?” 그 세 가지를 물었단 말입니다. 가만히 대답도 못하고 있다가 “틈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습니다.” 그랬거든요. “그러면 어떠한 것이냐?” 하니까 아무 소리도 않고 일어나서 삼 배를 올리고 딱! 딱! 딱! 손뼉을 세 번을 치더니만 탁 꿇고 앉았거든요. “인제는 그 사슴이 누군 줄 알았느냐?” “예, 전자에 제 어머님이요, 제 형님 두 분입니다.” 하고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제가 이렇게 어머니인 줄 알고 형님인 줄 알았지만 형님도 없고 어머니도 없는 줄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 절을 짓고 수행하면서 조상들의 마음을 둘 아니게 한자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상 할아버지서부터 모든 분들이 산골에서 쭉 아무것도 모르고 그 많은 짐승들을 살생하고 내려왔는데, 그것을 한마음으로 놓으면 할아버지의 마음도 내 마음이고 아버지의 마음도 내 마음이고 형제들의 마음도 내 마음인 그 마음은 체가 없으니 내 물 한 그릇에다 물방울을 수만 개를 넣은들 어찌 한 그릇이 아니오리까. 그러니 이것을 이름해서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하더랍니다.



그런데 자기 있기 이전을 찾으라고 그러면 여러분은 바깥에서 찾는 겁니다. 나 있기 이전이 바깥에 있습디까? 여러분이 생각해 봐요. 여러가지 씨를 갖다 심으니까 참외가 나오고 오이도 나오고 수박도 나오고 죄 나왔어요. 그런데 수박씨든 참외씨든 무씨든 홀딱 그 껍데기는 벗어지고 알맹이가 싹이 돼서 나오지 않습디까? 그러니 싹이 돼서 나와서 한 철 사는 겁니다. 그게 한 철이에요. 한 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자라서 열매가 열려서 열매가 그 나무에서 무르익어요. 무르익어 가지고 씨가 거기 들어 있어요. 작년에 있던 씨가 그 속에 들어 있어요. 그런데 씨가 그 속에 들어 있으니 그 속에서 찾아야 될 텐데, 이건 땅에 심었다고 바깥에서 그걸 찾는다 이거예요.



누구든지 바깥에서 각각 찾는데, 여러분에게 구비돼 있는 마음이라는 거, 보는 거 듣는 거 먹는 거 가고 오는 거 만나는 거 전부 여러분한테 구비가 돼 있지 바깥에 있습니까? 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있다는 걸 알아야죠. 내가 있기 때문에 부처도 있고 우주도 있다는 걸 알아야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자체가, 내가 나오기 이전의 씨가 내 속에 들었다 이거예요. 내 속에 들어 있고 씨도 그렇게 들어 있는데 아니, 참외씨를 심으면 참외 싹이 나지요. 참외 싹이 나고 참외가 열리지 다른 게 날 수 있나요? 그래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거지요.



그 속에 들어 있는데도, 이것이 거죽은 노랗고 속은 하얗고 뭐, 물렁물렁하고 씨가 들어 있다는 둥, 여러분은 매일 이론으로만 듣고 실천에 옮길 줄 몰라요. 실험을 통해서 체험을 할 줄을 모르고 만날 이론이에요, 이론! 그러고 이론으로 하다 보니까 망상이 생기고 망상이 생기니까 놓을 줄도 모르고 놓을 줄 모르니까 만날 바깥에서 찾는 겁니다, 네? 제 씨는 제가 갖고 있으면서도 바깥에서 제 씨를 찾느라고 온통 헤매는 거지요. 10년이 되든 20년이 되든 30년이 되든 온통 바깥에서 찾아요. 이럴 수가 있을까요? 아무리 미거하더라도 이럴 수가 있느냐 이거예요. 그래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이름을 타고난 사람인데, 99%가 부처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인데 어찌 그럴까 이거지요, 네? 사람 되기 이전에 얼마나 쫓기고 쫓기면서 미생물에서부터 수억겁을 거쳐 나오면서 얼마나 그 시련을 겪었느냐 이거지요. 그렇게 겪으면서 경험을 얻고, 겪으면서 지혜를 넓히고, 겪으면서 좋고 나쁜 걸 알게 되고 이러면서 인간까지 됐는데도 불구하고, 또 오르락내리락하고 윤회에 말려 끄달리면서 쳇바퀴 돌아가듯 끝없이 그 고통을 받아야 되겠느냐 이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서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모든 거를 주인공에다 맡겨 놓고 ‘주인공만이 해결할 수 있다. 주인공만이 낫게 해 줄 수 있다.’ 하고 입력을 해야 합니다. 내가 엎드러지면 내가 일어나듯이, 나한테서 병난 거는 나한테서밖엔 해결할 수 없듯이, ‘내 주인공만이 해결할 수 있다.’ 하고 맡겨 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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