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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불살조의 선지에 대해서...

본문

질문

불교학을 공부해 나가고 있는 학생입니다. 선사어록에 보면 부처님이 태어나시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미당지’ 이렇게 외치신 것에 대해서, 후에 선사들이 “염병할 놈의 늙은이! 내가 옆에 있었더라면 사지를 찢어서 개한테나 던져 줄 걸….” 이렇게 얘기하면서 그게 선가의 화두가 돼버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말씀을 통해서 일체에 걸림이 없고 부처님이라고 하는 그 이름이나 어구나 가지고 있던 그 어떤 고정관념을 타파해 가지고 그것조차도 부숴야만 된다는 말씀이어서 올바른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부정하다가 보니까 살불살조의 선지는 어디로 가 버리고 부정하는 것만이 전부인 것 처럼 느껴집니다. 가르침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들어갈 필요도 없고 긍정적으로만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닙니다. 그대로, 그대로예요.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관념 속에서 ‘이건 부정이다!’ 하고 부정 속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부정 쪽으로 들어가서 긍정으로 나오게 되려니까 그 기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겠습니까! 그러니깐 부정도 긍정도 다 놔 버려라 이러는 겁니다.

부정도 긍정도 다 놔 버리게 되면 내가 생활해 나가는 그대로 그것이 여여하다 이겁니다. 그런데 그게 상당히 어려운 거거든요. 부정적으로만 들어가서 병신이 돼 가지고 다시 긍정으로 나오려면 참 힘들다 이겁니다.

이런 게 있습니다. 처음에 배우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부정적으로 들어갈 때는 부정적으로 들어갑니다. 부정적으로 들어갈 때는 무의 법 유의 법을 다 놔 버리고 부정적으로 그냥 들어 간다 이겁니다. 들어갔다가 다시 긍정을 받아서 나올 때 그것은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닌 겁니다.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모든 걸 제거하고, 제거하라고 하기 이전에 자기 몸까지 버렸을 때는 다 그냥 계법이 있고 없고가 없습니다, 다 버리니까. 부정적으로 막 들어가니까. 그래 다 버리고 들어갔는데 들어가는 과정에 뭐 그렇게 여러 말이 필요하냐 이겁니다, 몰락 놔 버리면 될 걸. 그러니까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부정적으로 들어가려고만 하지도 말고 긍정적으로만 들어가려고 하지도 마라. 부정적이나 긍정적이나 다 모든 것은 네가 하는 거다. 다 놔 버려라! 다 놔 버리되, 그것이 놔 버려라 하면 허무하게 돌아갈까 봐 그건 공에다 놔 버려라! 이렇게 방편으로 세운 겁니다. ‘공의 기둥한테다 모든 걸 일임해라! 놔 버려라!’ 그랬을 때는 자기 자신이 벌써 한마디 한마디 그대로 하고 움죽거리고 하는 것이 그대로라구요.

우리가 지금 현대의 과학적인 문제라든가 문명적인 문제라든가 철학이다 불교다, 어떠한 교를 막론하고 이 시대에 긍정적으로 우리 생활에 합류화되지 않는다면 그건 죽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 거하고 지금 이 시점하고 전자의 몇천 년 전이라든가 몇백 년 전이라든가 이때의 생활수준하고 지금 생활수준하고는 좀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의 그 뜻과 지금 생활과 부합시킬 수 있는 고게 필요한 거예요.

그게 필요함으로써 우리가 지금 어떠한 경향이 있느냐. 전자에는 부정적으로 그냥 막 들어갔다가 다시 긍정적으로 나오는 공부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해 가지고는 도저히 힘들어요. 우리가 벌써 나올 때도 빈 자리로 나왔지만 우리가 사라지는 자체도 그런 빈 자리에서 사라진다고요. 그럴 때는 나온다 들어간다 하는 걸 몽땅, 그것도 이름해서 주인공이라고 세워 놓고 몰락 놔 버려라 이겁니다.

긍정이다 부정이다 하는 거를 몽땅 놔 버렸을 때 비로소 스스로 자기가 그냥 생활하는 것이 여여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완전히 선다고요. 섰을 때, 그렇게 지금 현상세계의 그 모두를 관여할 수 있고 관해 볼 수가 있고 관해 들을 수가 있고, 모든 걸 생활에서 조금도 어김없이 해나갈 수 있는 거를 다 자기가 착복할 수 있고 또는 내줄 수 있고 들일 수 있고 할 때에 비로소 우리가 지금 현대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럼 현대인으로서 우리가 빨리빨리 이것을, 지금 시공이 없이 돌아가고 또 시공이 없이 돌아간다는 말은 예전부터 했지만 지금은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개발이 돼서 자꾸 돌아가는 반면에, 전체가 지금 우리의 마음 돌아가는 대로 빠르거든요. 전자에는 10분 동안에 돌았다면 지금은 마음이 초를 다툰다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를 다투면서 또 돌아가고 있단 말이에요.

그럼 주인공이 뭐냐, 우리의 마음이다 이겁니다. 개발하고 물질로다 과학이, 문명이 이렇게 발달된 것도 우리의 마음에서 나간 거지 딴 데서 나간 게 아니란 말입니다. 꼭이 이거는 그냥 전자에 어렵게 했던 거를 고대로 따라서 하기 이전에 벌써 발달이 돼서, 지금 로케트를 타고 가면 빠르지 않아요? 그때는 차가 없어서 걸어갔다구요. 걸어간 얘기를 지금 해야 하겠습니까. 몇십 리 가자면 며칠이 걸렸다 이런 말 하게 생겼어요? 지금 몇 시간이면 비행기를 타고서 벌써 미국을 왔다 갔다 할 텐데 말입니다.

그러니깐 예전에 부처님도 말씀하셨던 거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내 체가 없이 무형에서, 즉 무의 용을 할 수 있으며 유에서 내 몸을 움죽거리면서 용을 할 수 있는 거며, 이것을 포함해 가지고 생활에 접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이러한 우리 생활이 바로 불교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그래서 삼위일체가 되지 않는다면 이건 말로 떨어지는 것이고, 삼위일체가 똑바로 맞아 떨어져서 내가 하나라도, 열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집어 먹는 거를 위주로 한다면, 생활에 적응된다면, ‘말씀이다’ 이겁니다. 그래서 ‘불교’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불자들이 지금 불교 자체가 융성하게 하려면 그 도리를 꼭 알아야만 한다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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