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식 물 불의 환상에서 벗어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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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식 물 불의 환상에서 벗어나려면...

본문

질문

요즘 너무도 많은 큰스님들께서 입적을 하셨습니다. 스님들의 장렬한 열반을 뵈오면 너무도 이 불법공부가 소중하고 이 공부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저 자신의 공부 수준을 생각하면 너무나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스님께서 사람이 죽으면 업식이 화해서 나타나고 물을 건너가야 하고 마지막에는 불바퀴를 벗어나야 된다고 하셨는데 그럴만한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요. 그리고 그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모든 것은 일 초 일 초 부수고 넘어가야 하고 일 초 일 초 보람 있는 살림살이를 해야 합니다. 누가 칼을 쥐고 죽이러 오는데 가만히 죽어 주는 것이 부처님 법이 아닙니다. 정당한 게 부처님 법이에요! 에누리가 없어요. 그것이 자비거든요. 죽여도 자비요 살려도 자비요, 안되는 것도 자비요 되는 것도 자비예요. 왜? 안되는 것도 일 초에 넘어가고 되는 것도 일 초에 넘어가고요. 그러니 그걸 조절해서 용도에 따라서 내가 쓰려면 쓰는 것이지 어디 규정돼 있는 게 아닙니다. 불 켜고 싶으면 스위치를 눌러서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쓰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이 살면서 불구덩이는 뜨거워서 못 들어간다는 의식 관념을 가지고 물에 빠지면 죽는다는 관념을 가졌거든요. 귀신들이 있는 데는 무섭다는 관념을 가졌고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이 혼연일체가 돼서 일심으로 돌아가야 삼중천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항상 환(幻)에서 살기 때문에, 의식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죽어서도 환상천이 떡 앞에 가리고 있단 말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여러분이 지금 살면서 생각하고 있는 그 의식 관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귀신들이 모두 환상천에서 그냥 색깔을 나타내고 온통 야단을 치니 거길 못 건너가지요.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하는 것도 그런 뜻이 거기에 담겨 있는 거죠. 넓은 강이 있는데 거길 어떻게 건너가겠습니까? 빠져 죽을 텐데 말입니다. 만약에 이쪽 건너에서 여러분의 마음이 간다면 한 찰나에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색상의 의식 관념이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죽은 혼백도 그렇게 못 건너간다 이거예요.

또 불구덩일 건너가야만 할 텐데 불구덩이 소용돌이를 어떻게 빠져나가겠습니까? 타 죽을 텐데 말입니다. 타 죽는다는 의식 관념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놔라! 놔라! 모든 게 환상이면서 실체다. 그러니 영원한 거다. 죽은 게 없기 때문에 산 것도 없고 산 게 없기 때문에 죽을 것도 없다.’ 이러는 거예요.

여러분이 이 도리를 알고 잘 배워야 전자의 부모들이 지은 업보나 인과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거죠. 여러분이 잘해서 자기를 낳아서 길러 준 그 은혜로 지옥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위로는 묵은 빚을 갚게 되고 아래로는 햇빛을 줄 수 있는 거죠. 또 그렇게 하려면 아래 자손들한테 밥을 먹을 때도 감사하게 먹게 해라 이거예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회 상식이면서 교양이다 이겁니다.

그것을 잘 생각해서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한 거지 이론만 알아서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 그러니 실천을 하세요! 어떠한 악한 거라도 거기에 맡겨 놓고 거기서밖엔 해결 못한다고 믿으세요! 병이 나도 거기에 진실히 맡기면 그 한생각에 의해 찰나에 의사가 되는 겁니다. 또 자식들이 안 들어오고 늦게 들어와서 걱정이 되는 경우에도 탁 믿고 맡겨 놓으세요. 그것도 바로 절실하게 믿고 나가야 되는 거지 믿지 않으면 그렇게 놔지질 않아요. 그렇게 믿고 놨을 때에 “엄마!” 하고선 들어오거든요. 어디서 나쁜 무리에 들어갔다가도 집에 오고 싶어 죽겠어서 그냥 오게 되는 겁니다.

죽으면 자기 몸까지 다 버리고 가는데도 불구하고 몇 천 년 몇 만 년 살 것같이 마음이 거기에만 온통 쏠려 가지고는 아우성을 떨다가 털컥 망하거나 뭐가 잘못되면 병까지 든다 이겁니다. 사람이 병까지 들어요. 그러면 그게 자기를 깎아 먹는 일이지 자기를 승화시키는 일은 아니거든요. 그 모든 게 마음의 탓이라 이겁니다.

근데 정작 죽어서도 업식은 그렇게 따라다닙니다. 혼백이 죽은 몸뚱일 버리고 딱 나가 보니까 자기 살았던 대로 업식이 즐비하게 쫓아다니니 한 발짝도 떼어 놓을 수 없죠. 또 거기에서 어찌어찌하다가 벗어났다고 봅시다. 그런데 ‘나’라는 게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시라 하는 것은 나라는 걸 빼 버려라 이겁니다. 공했다는 걸 알아라. 나라는 게 있다면 의식적으로 나를 내세우게 되고 또 그게 화해서, 죽어서 몸뚱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제 몸뚱이가 있는 줄 아는 겁니다. 그러니까 강을 건너가려고 강가를 돌면서 노력을 하지만 자기가 빠져 죽을까봐 건너갈 수가 있나요? 그래 강가를 돌면서 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보니까 오백 년도 가요, 천 년도 가요, 이렇게 되더라 이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둘 아닌 줄을 몰라요. 항상 변하고 부서지고 돌아가는 거를 모르기 때문에 그 불바퀴를 넘어서지 못하는 거예요. 즉 말하자면 내가 둘이 아닌 줄 알고 둘이 아니게 나투는 줄 안다면 그냥 불바퀴가 돼 버릴 텐데, 불바퀴에 닿으면 타 죽을 줄 알고는 거기에 접근을 못한단 말입니다. 그러니 중생을 면치 못한다 이 소립니다.

세상만사가 다 조그만 불바퀴가 있는가 하면 큰 불바퀴가 있어서 함께 돌아갑니다. 우리네 몸을 혹성이라고 가정하면 그 혹성 가운데에 별성이 있고 별성 가운데에 그 뜻이 있고 바로 의식적인 마음들이 있어요. 그 마음들이 일체를 들이고 냄에 있어서 광력 전력 통신력 자력을 충만히 엮어 나가면서 내면세계의 인연의 줄을 타고 그냥 돌아가는데, 이걸 모르니까 깜깜하게 막히는 거예요. 그러니 무(無)의 세계,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 50%를 깜깜하게 모르는 거죠.

그러니 유(有)의 세계, 물질세계만 가지고 그냥 허우적거리다가 누가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바도 없고 누구한테 칭찬받을 줄도 모르고, 또 감사할 줄도 모르고 그저 자기 먹고 살 양으로만 애쓰다가 그냥 쓰러지는 거죠.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그러셨어요. “먹고만 살려고 하는 자는 돼지와 같으니라. 돼지에게 옥을 준들 옥을 알랴.” 그러니 여러분이 살 양으로 먹는지 먹으려고 사는지 이것을 한번 생각해 볼 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구 탓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면 자동적으로 입력이 돼서 자꾸 나오는데다가 되입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 없어지니까요. 그러니까 모든 것은 거기다가 맡겨 놓고 살림을 하시는 게 좋다 이겁니다. 남편이든 부인이든 형제든 자식이든 부모지간이든 병고 아니면 애고, 애고 아니면 재난, 이런 문제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멋진 묘법을 모르고 육신을 그냥 버린다면 참 원통할 거예요. 원통할 거예요. 정말입니다! 원통하고 말고요! 남 날 때 나서 코 달리고 눈 달리고 귀 달리고 부족한 것이 없는데도 이 도리를 모른다면 그냥 그 억울함을 어떻게 할 겁니까? 세상에! 먹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니에요. 한 철 캠핑하러 나왔다 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한 철 캠핑하러 나왔는데 그 사이에 이 도리를 알아서 세세생생 끝 간 데 없이 자유자재할 수 있는 자유인이 되느냐 못 되느냐 이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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