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터득할 수 있으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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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터득할 수 있으려면...

본문

질문

저는 지방에서 열심히 공부해 나가고 있는 불자입니다. 몸은 산간 오지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함께 해 나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갑신년 새해를 맞이하여 어떻게 하면 빨리 이 마음 도리를 완전히 터득할 수 있을는지요? 어떻게 하면 내 안의 참나를 속 시원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요? 답답한 이 마음을 통쾌하게 열어 주시기를 발원하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거리가 아무리 멀다고 하더라도 한마음으로 뭉쳐서 항상 같이 하고 있는 겁니다. 우주간 법계와 지구 자체가 따로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항상 인연에 얽혀져서 돌아가는 거죠. 그러니까 마음공부 하는 데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바빠서 서두르면 사람이 좀 방황이 되죠.

그러니깐 어떤 거든지, 우리가 똥을 누든지 잠을 자든지 밥을 먹든지, 누구하고 만나든지 무엇을 보든지 무슨 말을 듣든지 하여간에 일거수일투족이 다, 생각을 안 하든지 하든지 그것도 다 거기서 하는 거예요. 그러니깐 거기서 안 하고 하고가 없으니까 그저 여러분은 한생각 잘해서 굴려라 이거죠. 한생각을 잘해서 굴리면 잘 생각한 대로 그대로 법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어떡하면 마음공부를 빨리 할 수 있을까 그러지 않는 게 좋겠죠. 진짜로 내 껍데기를 추려서 달아보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러나 속 내부를 전체 달아본다면 근수가 많이 나가겠죠. 우리가 보이는 껍데기를 가지고만 말한다면, 소용이 없는 게 아니라 에너지가 부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죠.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 모습이 수레바퀴라고 생각한다면, 수레바퀴 아니라도 모두가 수레바퀴처럼 돼 있다면 항상 그냥 더하고 덜함도 없이 짧게 구르든 길게 구르든 쉬지 않고 굴러가는 것만은 사실이죠.

근데 그렇게 수레바퀴는 굴러가는데 차이가 없이 모습은 자꾸 변하기는 변하되 금새금새 찰나찰나 화해서 돌아가는 그것을 진짜로 믿는다면 그대로 자기가 공한 도리를 알고, 공한 도리를 알면 여러분이 애탄지탄할 게 없이 ‘함이 없이 하루가 굴렀구나. 함이 없이 보고 듣고 말하고 움죽거렸구나. 함이 없이 식구들하고 싸웠구나. 함이 없이 웃었구나. 함이 없이 성냈구나.’ 이렇게 그냥 함이 없다는 것만 알면 죄가 붙을 일도 없고, 유전성이 생길 일도 없고, 영계성이 생길 일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업보성이 거기 붙을 일도 없고요.

이거 괜한 소리가 아닙니다. 사람이 아무 짓을 하고 산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편안하다 하면 편안하다는 데 다 거기 흡수돼서 돌아가죠. 가정살이가 다 흡수돼서 돌아가요. 그냥 거저 편안한 게 아니거든요. 여러분이 오시면 얼굴에 기미가 끼고 벌써 저거하면 아주 애탄지탄하고 사시는 게 완연히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그 기미 좀 벗기고 살라고 그러면, 언젠가 다 벗겨져 가지고 와요. 그것이 내부에서부터 외부로 나타나는 거죠.

여러분이 이렇게 사시니까 말이지 이거는 우리 생명들이 살고 있는 법만 그런 게 아니에요. 우주간 법계가 다 그렇죠. 우리가 잘못돼 돌아가는 거는 왜냐하면 수없이 우리가 살아오는 그 습 때문에 어찌해 볼 수 없이 툭툭 그냥 그런 말도 나오고 그런 생각도 하게 되고, 또 못한다 한다가 나오고 이런 거죠. 살면서 ‘모든 걸 도대체 할 수가 없어.’ 이렇게 생각을 한다면 정말 할 수가 없이 되는 거예요.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는 유의 법이 있기 때문에 이건 도저히 될 수가 없다고 인정을 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인정을 하면 인정하는 대로 그대로밖에는 안 돼요. 넘어갈 수가 없어요. 그러나 무의 법이다, 허공을 걷는다 이럴 땐 가고 옴이 없이 넘어설 수 있으니 이런 문제를 놓고 본다면 하지 못한다 한다도 거기 붙지 않아요. 그냥 여러분이 결정을 짓는 데에 묘미가 있다는 얘기죠.

그 하나하나 생각하는 데에 따라서 우리가 차원이 주어지죠. 또 행이 주어지고 습이 주어지고, 그 습도 함이 없이 주어지죠. 그래서 습이 없기 때문에 붙을 게 없다 이렇게 나가죠. 그러니 여러분이 지금 이 소리를 알아듣고 그냥 평등하게, 정신계와 물질계가 항상 둘이 아니게 돌아간다. 그러니깐 정신계다 물질계다 할 거 없이 그냥 그대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그대로 법이다. 생각을 잘 하면 안 붙고 모든 게 평등하고, 생각을 못하면 줄줄이 붙는다 이런 거죠. 생각하면 아주 간편하고 천 리를 한 발짝 떼 놓는 거나 같아요. 이해가 가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생각 한 번 하면 그 생각이 음파를 통해서 파장이 돼서 우주간 법계가 다 알게 되는 거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여러분이 아니라 여러분 아닌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만약에 모습이 배라면 배를 끌고 가는 선장은 바로 모습 아닌 선장이다 이런 소립니다. 여러분이 아닌 여러분이지 여러분이 아니란 얘깁니다. 우리가 그 속에는 공생이면서 공심이면서 공체, 공용, 공식으로서 살아나가는 진리 속에서 본다면 정말 볼 수 없는 그런 문제들이 한 두 건이 아니죠. 우리가 다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다 건지고도 남아요.

여러분 아닌 여러분, 그게 바로 자기 불성이자 주인공이에요. 이게 하치않은 말 같지만 여기에서 잘 묘미 있게 하신다면 정말 도구를 쥘 수 있는 그런 위치죠. 그러니 겉으로 듣지 마세요. 하치않은 말이라도 한번 굴려서 생각해 보고 또 생각나면 생각해 보시고 그러세요. 달라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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