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계율을 어떻게 지키나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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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계율을 어떻게 지키나요?

본문

질문

오늘날 우리 한국 불교의 실정을 보면 대승 불교권임에도 불구하고 비구 스님들의 250계라든가 비구니 스님들의 348개 계율이 있습니다만, 그걸 다 살펴보면 과연 계율을 다 지키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다는 얘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계율을 받고 오신 스님한테 가서 제가 여쭤 봤습니다. “스님, 250계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 계율을 지키고 안 지키고를 떠나서 외워나 보십시오.” 그랬더니 20계도 못 외운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외우지도 못할 계를 준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250계뿐이 아닙니다. 250계라는 그 뜻은 250계가 아니라 전체 계율이에요. 전체가 계율 아닌 게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해롭게 하는 그런 마음이 하루에 한 번이라든가 두 번 든다, 또 무엇을 보는데도, 보는 눈도 잘못 보고서 잘못 생각하면 그것도 계율에 어긋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계율은 한군데서 나는 걸 알면 전체 계율을 지키는 거고, 한군데서 나고 드는 걸 모른다면 전체 계율이 어긋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250계라고 그러는 거라고요. 이건 두루 얘깁니다.

어떠한 목적에서 요건 요렇게 하지 말아라, 저렇게 하지 말아라가 아니라, 부처님의 계율은 이럭하지 말라가 아니에요. 아무리 좋은 거라도 많이 하다 보면 나빠지고 나쁜 거라도 자기 용도에 따라서, 자기 분수에 따라서, 상대방에 따라서, 예를 들어 술을 먹는 데도 삼합을 딱 볼 때 ‘아, 내가 이걸 요만큼이라도 먹어 주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해서 먹어 주는 것이 계율을 지키는 겁니다. 안 먹는 게 계율을 지키는 게 아니라 말입니다. 그러니까 먹어야 할 때는 먹어서 계율을 지키고, 안 먹어야 할 때는 안 먹어서 계율을 지키는 거예요. 안 해야 될 일은 안 해서 계율을 지키는 거고, 해야 될 일은 함으로써 계율이 지켜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계율을 지키는 것이고, 이것은 계율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없는 그 반면에 우리는 부처님의 그 뜻을 그대로 받을 수 있고, 그대로 행할 수 있고, 그대로 두루 진리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계율을 지킬 수가 있다는 겁니다. 내 의견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항상 길을 걸어도 소가 가든지 개가 가든지 사람이 가든지, 보이지 않는 데 모습을 해 가지고 웅크리고 앉았든지 또 스치고 가든지, 이런 모든 걸 겸해서 그것을 이익하게 할 수 있는 데에는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그것이 바로 계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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