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푹 자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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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푹 자려면...

본문

질문

매번 감로법문을 청하오니 한편으로는 감격스럽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보은의 빚이 쌓여 가는 듯 조심스럽습니다. 스님 말씀 중에 ‘두 눈 뜨고 푹 자라’는 말씀이 있는데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저의 생각에 그 말씀의 뜻은 아상을 녹여서 내가 무엇을 했다는 상,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었다는 상도 다 녹이고, 너와 내가 한 몸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눈 뜨고 푹 자는 단계를 넘어선 그 다음은 무엇입니까? 오로지 수행으로 한 발 한 발 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성급히 질문을 올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눈 감고 자는 거는 자는 게 아니지요. 눈을 뜨고 자야 시장바닥에 갖다가 팽개쳐도 우뚝우뚝 서게 되는 거죠. 잘된 거 못된 거를 남의 탓으로 돌려서도 아니 되고, 또는 잘된 거 못된 거를 건져 들어도 아니 되고, 잘된 거 못된 거를 일일이 계산해도 아니 됩니다. 그건 그런 거지요. 그래서 속으로 똑똑하더라도 겉으로는 좀 무식한 척하고 둔한 척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공부는 둔하지 않고는 도대체 될 수가 없어요. 벌써 오관을 통해서 사량으로 전부 알거든요. 머리로 다 알아버려요. 감각이니 지각이니, 보는 거 듣는 거 거기 기계적으로 다 있는 거거든요. 그 자리를 통해서 자기한테 전부 오는 게 있는데, 헤아릴 수도 없이 수많은 게 그냥 스쳐 가는데 언제 그놈의 걸 세요?

이 세상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그건 자기 탓이에요. 이 세상에 자기가 나왔기 때문에 자기가 봤고, 자기가 거기 갔기 때문에 들었고 자기가 있었기 때문에 말다툼을 하게 되고, 자기가 있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가만히 생각하게 되면 모든 게 내 탓이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못난 내 탓이란 말입니다. 잘나지도 않았고 못나지도 않았고 그저 그대로 내 탓이에요.

내 탓이라는 그 한마디의 뜻이 눈 뜨고 자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가정에서도 부부지간이라든가 자식지간에 언짢은 일이 있다든가 모든 일에 대해서 말을 이익하게, 마음 상하지 않게 말을 해 줄 뿐 아니라 말을 해서 상할 일이라면 하지 말고 안에다 굴려야 하고 안에다 놔야 된다 이거예요. 모든 걸 내공(內空)에서 나오는 건 내공에다 다시 놔야 돼요. 잘된 거는 감사하게 놓고 안된 거는 안돼서 맡겨야 돼요, 그 자리에. 그렇지 않고 내가 나기 이전 자리를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이전 자리를 알게 되면 이전도 없고 이후도 없는 것을요. 말로만이 아니라 스스로 실천을 해봐야 진정한 뜻을 감지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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