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로서 추구해야 할 목표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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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로서 추구해야 할 목표

본문

질문

수행을 해 나간다고 하면서도 기실 마음공부의 대상이 어떤 사사로운 이익에 제한되어 있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자기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고통과 고난의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부처님의 제자로서, 불자로서 진정 새롭게 추구하고 또 바라야 될 희망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가르침 주셨으면 해서 글 올립니다. 그리고 우리가 직장에서 일할 때, 또 가정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칠 때 자기에게 이익 되는 것에만 너무 집착을 하게 되고, 그래서 실제로 우리가 마음을 제대로 마음자리에 두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생활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될 구체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지금 ‘부처님의 제자로서’ 이렇게 했는데, 우리가 넓게 생각을 한다면 풀 한 포기도 스승 아닌 게 없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다 보면 강도짓 하는 사람을 보고도 깨닫는 게 있습니다. 나는 저렇게 살지 않겠다고 강도질 하는 사람을 보면서 생각을 할 때도 있으니까 그 강도도 스승이요, 풀 한 포기 돌 하나, 물이 흘러가는 것도 스승입니다.

그렇게 스승 아닌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 모두를 한데 합쳐서 주인공이라고 그런 겁니다. 일체 만물만생, 또 과거 현재 미래 삼세 삼심을 한데 합쳐서 주인공이라고 하는 거니까 주인공 하나만 생각하면 뜻으로다가 그냥 둥글려지는 겁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세요. 이것저것 자꾸 생각하면요, 마음이 산란해서 진짜로 곧장 들어갈 것도 못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한데 모아서 맡기시고 지켜보는 그런 참된 선(禪) 수행자가 되세요.

그리고 어떨 때 보면 여러분이 좀 어리석게 사는 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회사에서 직원들을 데리고 일을 하거나 장사를 하거나 하면서 사람이 안 온다고 하는 문제들을 보면, 이(利)가 부진하다는 문제들이 있을 때 ‘이런 공부를 하면서 내가 어떻게 이익을 취할 수 있을까?’ 이러는데 진짜로 믿는다면, 오든지 가든지 그런 걸 상관 안 하고 거기다가 턱 맡기고 진짜로 내가 한다는 생각 없이 한다면 아무 괴로움이 없어요. 돈이 많이 벌려도 걸림이 없고 돈이 안 벌려도 ‘너만이 할 수 있다.’ 하고 거기다 놓기 때문에 괴로운 게 없어요. 그런데 믿지 못하는 까닭에 자꾸 이 생각 저 생각 지어서 하게 되니 괴로울 수밖에요.

간단히 생각을 하세요. 돈을 수억을 번다 하더라도 걸림이 없어야 됩니다. 왜냐하면 그것도 자기 혼자 갖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기 혼자 번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 가질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 쓸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거기 걸립니까? 내가 또 많이 번다고 하는 ‘내가’라는 생각으로 나를 내세우기 때문에 그게 걸리는 거지 한마음 주인공 자리에서 본다면 일체가 다 나 아님이 없는데 구태여 왜 거기 걸립니까?

그러니까 선지식들은 개구리 하나를 죽여도 죽인 사이가 없고, 깨치지 못한 자는 개구리 하나를 죽여도 살생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거는 여러분의 마음을 증득해야 알아져요. 그러니까 자기 주인공을 믿고 일체를 맡겨 놓으면서 지켜보시고 그러세요. 그리고 거기에 걸림이 없어야 됩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욕심을 내서 한다면,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혼자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십억의 의식들이 한데 모여서 그렇게 생각을 한 거지요.

어떤 분들은 장사를 하거나 회사에 다니거나 또는 회사를 경영하더라도 남과 같이 돈을 벌어야 살 수 있고 가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데 다 놓고 어떻게 돈을 벌어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느냐고 생각하시지만, 한번 뒤바꿔서 생각을 해 보십시오. 절에 걸어오실 때에 그냥 서서 걸어오라는 게 아니거든요. 걸어오긴 했는데 발자취를 하나도 짊어지고 온 게 없죠? 생각해 보세요. 돈벌이하지 말라는 게 아니잖아요. 여러분이 발자취를 걸머지고 다니십니까? 걸어오긴 틀림없이 걸어왔는데 걸어온 사이가 없다는 거죠. 내가 짊어지고 온 게 아니니까요.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는데, 우리가 걸어온 거와 똑같아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되 자기가 했단 말 하지 마라, 자기가 했다고 생각하지 마라, 모두가 공용으로 했다고 생각하라 이겁니다. 주인공에서 모든 것을 공용으로 한 것이지 자기 개별적으로 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동시에 우리가 걸음을 걸어왔는데, 한 발 떼어 놓고 한 발 떼어 놓고 걸어오긴 했는데 걸어온 자취가 없지 않습니까? 그것도 혼자 걸은 게 아닙니다. 여럿이 작용을 해 주기 때문에 여러분이 걸어왔지 아마 몸속에서 위 공장 하나만 그냥 파워가 일어나도 다리도 떼어 놓지 못하고 걸어오지도 못할 겁니다.

그러니까 자기 몸만 놓고 보더라도 혼자 뭘 했다는 게 없는데 하물며 가정이나 직장에서야 말해서 뭐합니까? 세상 돌아가는 걸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공심으로 공생하고 공용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같이 한 거다 이거죠. 어떤 걸 하더라도 내가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거기엔 걸림이 없습니다. 그게 참 묘하죠. 말로는 할 수 없는 묘한 도리입니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서 열심히 한번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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