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는 게 더 어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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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불교에서 무상이라고 하는 것이 집착을 끊으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실 집착을 끊는 게 더 큰 고통으로 이끄는 것은 아닌가, 모습 있는 나를 고집하지 말라고 그러지만 그 고집을 끊는 게 오히려 더 큰 괴로움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과연 생사문제 해결이라든지, 집착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불교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건지 여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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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지금 질문하시는 분이 생각을 하고 말을 하기 때문에 도(道)도 있는 거고 또 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말을 잘해도 그 내용을 모르시기 때문에 모르시는 거죠. 또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아는 겁니다. 그래서 죽었다 안 죽었다 이러는 게 아닙니다. 말로는 다 아는 것 같아도 아무것도 거기에는 적용이 되지 않으니깐 죽어야 너를 본다고 말을 한 겁니다. 즉 말하자면 내가 죽어야, 껍데기인 내가 죽어야 보는 거고, 육안이 아니라 법안으로 보는 거고, 또 내가 죽어야 부와 자가 만나고, 과거 자기하고 현재 자기하고 만나면 그게 둘이 아니라는 겁니다. 둘이 아니면 그때서야 자기를 만날 수 있다, 또 자기를 불안(佛眼)으로 볼 수 있다고 말을 하죠.
그러니깐 자기 주인공을 믿고 모든 걸 무조건 걸림 없이 그냥 맡기라는 얘기죠. 믿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가 “얘, 아무개야!” 하고 자식을 부르면 그 자식이 대답을 하죠? 또 “아빠!” 그러고 부를 때에 아버지가 대답을 하죠. 순간순간 그렇게 바뀌면서 돌아가는데 어떻게 믿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삶이 없이 사는 것이고 함이 없이 하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만약에 그렇게 해서 고통이 더 있다면 그건 어리석다고 봅니다. 그걸 어리석다고 생각을 하셔야 됩니다. 그건 고통이 아닙니다. 그건 그렇게 됐으니깐 그렇게 됐을 뿐이고 그렇게 생각이 되면 되는 거고 그렇죠. 또 그렇게 생각을 안 하면 나가서 뛸 수 있고요. 그러니까 나라고 고집을 한다면 괴로울 것이고 그 나마저도 벗어나서 모두가 공생 공심으로 공식함을 믿고 그렇게 행을 한다면 굳이 생사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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