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게 될까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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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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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현대불교신문을 통해서 좋은 법문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 이제는 육신의 옷을 벗어야 할 시기가 되고 보니 내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생 꽃 한 송이도 허투루 꺾지 않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아무쪼록 생을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삶을 복되게 할 수 있는 한 말씀 해 주신다면 감사히 받아 지니겠습니다. 가르침 주심에 거듭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그 도리를 알지 못하고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실 겁니다. 어떤 사람이 소를 끌고 가는데 어질게 생긴 큰 눈에 눈물을 흘리면서 소들이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걸 보았습니다. 근데 그걸 보면서 나는 그 소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고 나도 울었습니다. 금방 그 소는 모든 무명을, 소의 무명을 벗고 그 의식을 내 가슴에다 모두 안아 주니까 내가 돼 버렸습니다. 내가 돼 버리고 그 소는 온데간데없었습니다. 그랬으니 한 찰나에 바로 못난 이 사람이 된 거죠.

그 눈이 참 그렇게 어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네 고기는 남의 약이 되지마는 네 마음은 바로 내 마음이니 네 몸은 모든 사람들에게 약이 돼 줘라. 그리고 네 마음은 내가 되면 되지 않겠니.’ 이렇게 해 놓고서는 거기서 한 바퀴 굴려서 내놨으니깐, ‘너는 그렇게 어질고 착한 것이 어쩌다가 소 옷을 입어서 남들이 부리고 때리고 채찍으로 치게끔 돼 있었니?’ 하고 불쌍히 생각했습니다마는, 그 소가 둘이 아닌 까닭에 언제나 그저 각각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온 것을…. 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애기를 못 낳는다고 달라고 그랬어요. 그걸 한번 생각을 해 봤는데요, 열 달이 되니까 아주 아들을 떡두꺼비같이 어질게 낳았거든요. 그러니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하는 거는 여러분이 이 도리를 아신다면 과거는 지금 짊어지고 나왔으니까, 컴퓨터에 입력이 돼서 지금 짊어지고 나왔으니깐 없고, 미래는 아직 가지 않았으니깐 없을 테고, 현실은 자꾸 돌아가니깐 그저 한마음이죠. 그저 자꾸 돌아가니까 공했느니라 한 겁니다. 그냥 아주 없어서 공한 게 아니라 자꾸 들어갔으니까.

그것도 궁금하실 게 없어요. 그게 궁금하시거든 내가 지금 어떡하고 살아가고 있나 하는 그것만 아시면 어디로 갈 걸 다 아실 겁니다. 그리고 꽃 한 송이도 허투루 꺾지 않고 살아오셨다면 좋으신 데로 가시겠군요. 그래서 과거에 사신 거는 현실이고 지금 현실에 사시는 건 미래일 것입니다. 그러니 좋으실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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