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맛을 보고 싶은데…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하여 성격에 맞지 않는 게시물, 광고 등 유해성 글들은 관리자가 임의로 이동,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질문을 올리기 전에, 게시된 글들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수박 맛을 보고 싶은데…

본문

질문

스님,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진짜 알맹이를 알지 못하고 쳇바퀴 돌듯 그 자리만을 뱅글뱅글 돌고만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에는 허망한 껍데기에 끄달리지 않고 수박을 쪼개서 수박 맛을 정말 보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 마음들이 계발이 되고 달라져야 세계도 달라지고 모두가 달라집니다. 우리 마음이 밝아지지 못하다면 영원히 쳇바퀴 돌듯 돌아갈 겁니다. 그리고 부족한 게 생기고요. 만약에 지구의 모든 재료가 부족하게 된다든가 태양계에 어떠한 팽창력으로 인해서 열이 생긴다든가 타 버린다든가 또는 은하계에 어떠한 문제가 생겨서 별성이 껍데기를 벗고 활력을 띠지 못한다면 우리에 직결된 이 마음부터 벌써 잘못돼 돌아가는 겁니다. 염주알 돌아가듯, 우주가 지금 한 염주알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빈약하게 그냥 그렇게 생각을 하고 기복으로만 나가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면 아무 이득이 없습니다.

꽃 한 송이를 생각해도 바로 네 뿌리 내 뿌리가 둘이 아니요, 이 마음에 천만 개의 마음을 한데 합쳐도 둘이 아니어서 내 주인공에, 직접 네 꽃 한 송이를 내 꽃 한 송이에 바로 갖다 놓는 것입니다. 저 부처님 형상도 여러분의 형상과 둘이 아니요, 부처님의 마음도 여러분의 마음과 둘이 아니요, 부처님의 생명도 여러분의 생명과 둘이 아닙니다. 이런 컵도 지수화풍으로 인해서 이 세상에 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 세상에 출현했습니다. 출현했다면 그 이름과 여러분의 이름과 뭐 다른 게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이 광대무변한 법을 이렇게 가르쳐주시고 길을 인도하시면서 ‘과거심·현재심·미래심이 둘이 아니니라. 과거·현재·미래가 둘이 아니니라. 너희 마음먹기에 달렸느니라. 너희가 악한 마음을 쓰면 악한 일을 하고 악한 행을 하면 악업을 짓는 것이고, 선한 일을 하고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한다면 바로 선업을 짓는 것이니라. 그러니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느니라.’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바로 개선해야 할 문제를 지금 얘기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뿌리를 잊으셔서는 안 됩니다. 쥘 수 없고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는 여러분의 뿌리, 그 불씨! 내가 나오기 이전의 바로 내 씨가 있다더라 하고 일러 주셨는데도 바깥으로 휘휘 전부 찾아요. 바깥으로 휘휘 둘러 찾거든요. ‘아휴, 부처님! 나 좀 깨닫게 해 주십시오.’ 과거에 뭐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야단법석이지요.

그러나 수박에 비유해 봅시다. 수박씨를 작년에 받았으면 바로 올해 심죠? 심어서 수박 싹이 났습니다. 여러분이 수박 싹이라고 봅시다. 그러면 수박이 벌써 모두 열렸습니다. 그래서 수박 속에 단맛이 나고 씨가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랬는데 여러분이 수박씨를 어디 가서 찾아야 되겠습니까? 과거의 씨는 현실로 나왔는데, 작년 씨를 올봄에 심어서 싹이 돼서 열매가 열려서 지금 수박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는데 말입니다, 그 수박씨를 어디 가서 찾아야 되겠습니까? 지금 현실의 수박 싹에, 수박 열린 거기서 찾아야지요? 그 씨는 벌써 화해서 싹이 돼 버렸으니까요. 그런데 어디 가서 부처님을 찾습니까? 나로부터 부처님이 계신 겁니다.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은 그렇다는 사실을, 그런 길을 인도해 주시는 방편의 부처님이십니다.

그러니 제일 급한 것은, 여러분이 지금 내 안에 수박이 있고, 수박 맛을 봐야 내 씨를 내가 찾는다고 봅니다. 수박 맛을 보지 않고는 수박 속의 씨를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하나, 내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걸 거기에다 맡겨 놓고 관찰해서 지켜보는 그 자체가 참선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체험하는 것이 참선의 기초적인 문을 찾는 거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그거를 실험해서 체험하는 것이 수박 맛을 보는 거나 한가지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정도 유유하게 되고 애고도 없어지고 병고도 없어지고 업식이, 유전성이, 영계성이 소멸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그 마음의 지혜는 세세생생에 갈 겁니다. 왜냐하면 금은 금방에 갈 것이고 넝마는 넝마전에 갈 것이니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이, 사람의 차원에 따라서 세세생생에 자동적으로 끼리끼리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든 아픔이 내 아픔이라고 생각하고 모두가 나 아님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평등공법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나 아님이 없이 응해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여유가 없으나 있으나 마찬가집니다. 일할 때나 누워서나 앉아서나 서서나 뭐, 그건 자유에 맡깁니다.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거기다가 맡겨 놓는 것. 자기 앞에 닥친 문제를 바로 맡겨 놓고 ‘거기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 거기서만이 낫게 할 수 있다. 거기서만이 이끌어갈 수 있다. 거기서만이 모든 애고를 없애 줄 수 있다.’ 하고 모든 것을 거기다 맡기고 가시되,  조용하게 집에 앉아서 하거나 시간이 나서 절에 와서 하실 때나 관하는 법은 꼭 잊지 마십시오. 항상 그렇게 관하시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그대로 행선이자 그대로 참선입니다.

목록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13908) 경기 안양시 만안구 경수대로 1282Tel. 031-470-3100Fax. 031-470-3116
Copyright (c) 2021 HANMAUM SEONWON. All Rights Reserved.
"이 제작물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