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뇌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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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뇌

본문

질문

끊임없이 번뇌와 망상이 일어나서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지경인데 스님께서는 그것도 주인공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하고 힘든 제 마음이 어떻게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까?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예전의 선사들은 팥 죽 한 방울 한 방울 나오는 게 전부 문수라고 그랬죠. 요놈! 이게 주자거든. 주걱이 아니라 주자거든요. 비유해서 말한 겁니다. 액면 그대로 듣지 마세요. 주걱이 주자고 바로 이 방울 방울 나오는 것이 요놈도 고놈이고 요놈도 고놈이고 요놈도 고놈 속에서 나오는 거고 전부 고놈입니다. 아니, 팥죽 속에서 다 나온 거죠, 팥죽 방울이. 그러니까 내 지금 이 살림살이 이것이 팥죽 끓듯 하는 거거든요. 이 생명들이 아주 간략하게 쳐서 15억이라고 해도 되고 16억이라고 해도 돼요. 그런데 이건 숫자로 셀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의식 하나가 수천도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 마음 하나가 우주를 덮고도 남음이 있는 거니까요.

예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죠. 어떤 사람이 구름을 타고 연애를 걸러 하도 다니기에 어느 날 사형이 보니까 아, 요놈이 또 연애 걸러 갔거든요. 그런데 몸뚱인 놓고 그게 진짜가 가는 거죠. 가짜가 가는 게 아니에요. 아, 구름을 타곤 그냥 연애 걸러 가니까 ‘요놈 또 봐라.’ 그러고선 구름을 타고 가는 거를 그냥 탁 막아 버렸어요. 그러니까 살려 달라고 그냥, 사형한테 이젠 안 그럴 테니 살려 달라고 그래서 놔 줬다는 얘기가 있듯이 말입니다.

지금 이게 말입니다, 이게 죽 솥에 죽 끓듯 하는 것입니다. 그 모두가 인과로 인해서 업이 생기고 그 업이 뭉쳤기 때문에 고(苦)덩어리니까요. 거기서 그 방울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그 방울마다 나오는 대로 속는 거예요, 여러분은. 그 방울을 바로 그 마음으로써 다스리고 나가야 할 텐데 다스리지 못하고는 나오는 대로 그냥 말도 해 버리고 ‘이 죽일 놈, 살릴 놈, 급살을 맞아라.’ 뭐 어쩌고. 그리고 미우면 ‘어유, 나가서 죽지 않나?’ 성가시게 하면 그런다고요. 그러나 그것이 죄업이 벗어져서 잘되는 게 아니라, 고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욕을 하니까 ‘이 둥우리는 냉랭한 둥우리구나. 추워서 못 들어가겠다.’ 이러고는 거리로 나돌다가 점점 더 하는 거예요.

그러니 아무리 도둑질을 했다 하더라도, 아무리 나쁜 일을 했다 하더라도, 아무리 공부를 안 한다 하더라도 들어오면, 자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외박을 한다 하더라도 “얘, 너 어디 가서 춥지나 않았니?” 또 더울 때는 “덥지나 않았니? 뭐라도 좀 먹었니? 얘, 너에게 해 주기 위해서 냉장고에 이렇게 음식을 해 놓고 너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하고 여기다 맡기고 부드럽게 해 주고, 또 자기가 나갈 때는 거기다가 그렇게 뽀뽀 한번 해 놓고 “당신을 사랑해!” 또 “너를 사랑해!” 이러고 종이에다가 요렇게 해 놓고 나가면, 그거 조금만 노력하고 조금만 이해력을 가지고 넓게 쓴다면 그 보금자리가 너무나 따뜻하기에 바로 화목해지고 딴 데로 이탈이 되질 않아요.

맷돌에 심봉을 딱 끼우고선 돌리다가 거기다가 물건을 넣으면 잘 갈려 나오지만 심봉을 잘 꽂질 않고 하면 그냥 그게 맷돌이 이탈이 되죠. 그리고 그 물건도 갈아지질 않아요. 인간도 그렇게 살면 이탈이 되고 잘 갈리지 않고 그러니까 죽네 사네 하는 겁니다. 우리가 심봉만 딱 이탈되지 않게 꽂아 놓고 그대로 잘 돌린다면 뭐라도 넣어서 갈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안 갈아지는 게 어딨습니까. 안되는 게 어딨습니까. 내가 생각하고 하는 게 그대로 법이요, 중용입니다. 인간이라면 좀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삶의 보람도 가져야만이 인간이 산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부처님께선 항상 안에도 노예가 되지 말고 바깥도 노예가 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망상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한번 뒤집어 볼 생각을 하세요. 망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망상이 아닙니다. ‘망상을 망상이라고 끊지 않고 가는 자는 그게 열반으로 직결하는 지름길이니라.’ 그랬습니다. 망상은 바로 보살도를 이루는 데에 과정을 이끌어 주는 길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망상이 아닙니다. 왜 망상이라고 이름을 지어 놨겠습니까? 여러분은 망상이라면 그걸 끊으려고 애를 쓰시는데 그러지 마시고 그냥 놓을 생각을 하십시오.

마음이 요동을 쳐서 펄펄 뛴다 하더라도 펄펄 뛸 게 없어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쪼개져서 산산조각이 난다 하더라도 한 번 죽지 두 번 죽습니까? 그러니 ‘에이, 죽는 것도 너로 인해서, 사는 것도 너로 인해서!’ 아, 이러면 펄펄 뛸 게 뭐 있습니까. 거기다가 모두 여러분을 공부 가르치려고 주인공이 외려 딴 사람을 시켜서 쿡쿡 찌르게 만들고 일을 벌여 놓고 그럽니다. 그러면 거기에 속아 가지고 바깥으로 온통 야단이 나죠. 그럭하지 마시고 ‘아하, 이게 거기서 나 공부시키느라고 이렇게 온 거로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벌써 ‘아이구, 알았구나!’ 그러고선 그냥 없어져요. 팥죽 솥에 팥죽 끓는 것 탁 치면 없어지듯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방울이 올라오는 대로, 용도에 따라서 생활 속에서 오는 대로 거기다가 그냥 그 주자로 쳐서 거기다 놓으십시오. 그런다면 여러분이 진짜 그 무명을 벗고 또 남도 동시에 무명을 벗겨 줄 수도 있는 그런 능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거, 그저 마음에서 일어나는 거든 바깥에서 다가오는 거든 그 마음 한자리에서 모두 일어난다는 거만 놓치지 않고 가시면 내 인생의 주인으로 제대로 사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당하게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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