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하나 되어 살아가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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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하나 되어 살아가려면…

본문

질문

스님, 여기는 러시아의 모스크바입니다. 여기에서도 ‘길을 묻는 이에게’를 보고 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생활방식이 다르다 해도 그 자리는 하나, 바로 주인공 자리라고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도 항상 그 진리를 가슴에 꼭 품고 왔습니다만, 현실 속 러시아의 모습은 너무나 달라 많은 경계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잘 못하고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요즘은 좀 불안해지고 7년을 계획했던 저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하면서 여기 사람들과 하나 되기 위해 제가 놓치고 가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다시 점검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은 하나하나 매사에 등한시하고 살죠. 그렇기 때문에 살지 또 그렇지 않으면 못 살죠. 그런데 둘 아니게 살면 등한시 안 해도 살 수 있고 둘로 나누어서 본다면 하나하나가 어지러워서 못 살아요. 발길에 차여서 못 산다고요.

그래서 우리 이 마음공부를 해 나가는 분들이 할 일이 진짜 뭐냐. 참선이다. 참선은 어떻게 해야 진짜 참선으로 하는 것이냐. 첫째 참선으로 하려면 모든 걸 들이고 낼 때에 가서 안 오는 걸 억지로 잡지 말고 나한테 오는 거 마다하지 말라. 그리고 둘로 보지 말라. 모든 걸 들이고 이렇게 놓을 때, 그리고 그 안에서 들이고 놓을 때, 일을 하든 자든 앉아 있든 서 있든 사생이 다 모두가 참선 아닌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이 문이 둥굴려져서 사방이 다 터졌는데 그 문을 어디서 찾느냐. 사방이 다 터졌는데 문을 어디서 찾느냐 이런 소리죠.

생활이 즉, 우리가 지금 모든 거를 집어넣는데 그게 문을 찾는 대도의 길이다. 그리고 근본 참선이다. 어디 하나 걸림 없이 참선이 돌아가는 동시에 요만한 거 하나도 버림도 없고 집어넣음도 없이 참선을 하고 있다. 그러니 함이 없이 바로 참선을 하고 있다. 벌써 참선한다고 틀고 앉아 있으면 그건 참선은 떠난 거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앉아 있지 말아야 된다 이런 것이 아닙니다. 앉아 있지 않아야 된다 이런 것도 아니고 서야 된다 이런 것도 아니고 일을 해야 된다 이것도 아니고 잠을 자야 된다 이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아주 졸릴 때에 잠자는 것도 참선이요 아주 바빠서 일을 할 때 일하는 것도 행선이요, 또 아주 바빠서 가야 될 때 가는 것도 바로 참선이다. 서있는 것도 참선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앉았다 일어나고 누웠다가 일하고 이러는 것이 그냥 그냥 천연적으로 돼 있지 않느냐 이겁니다. 인생으로 태어났다, 인생이 아니라 짐승으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생명이다 하면, 앉았다 일어나고 누웠다 일하고 하는 거는 누구나 대동소이합니다. 그런 걸 아니다 기다 할 거 없이 그대로 그렇기 때문에 그대로 참선 아닌 진짜 참선이다 이거죠. 어디 한 군데라도 막혔어야 이거를 막힌 데를 틔우고 또 막히지 않은 데를 찾아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사방이 다 터졌어요. 다 터졌는데 어디를 틔우려고 문을 찾느냐 이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마당을 쓸 때 돌 쪼가리가 있어서 걸려서 돌 쪼가리를 집어서 이렇게 치우는 것도 참선이다 이겁니다. 그 도리를 완벽하게 절감하고 정심으로서의 그 도리를 알고 지내야만이 앉아 있을 때도 시간을, 즉 말하자면 3시간이다 2시간이다 이렇게 시간을 두고 하지 않는다 이겁니다. 내가 앉아 있게 되면 앉아 있고 설 때 되면 서고 누울 때 되면 눕고 일할 때 되면 일하고, 자동적으로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그게 진짜 사무사유가 다 그냥 한데 합쳐져서 터져 버려서, 터져 버렸으니까 본래 진리가 그러해야 합니다. 그렇게 터져 버렸으니 무엇을 생각으로 고민하고 찾으려고 애를 쓰겠느냐. 그러니깐 이렇게 방편으로 선방이다 뭐다 해 놓는 거죠.

팔방미인으로 그냥 문이 없고 문이 있고 그거를 떠나서 그냥 걸림 없이 돌아가는 것이 그대로 참선이라고 하니까 그게 이해가 가요? 이해가 안 가요? 진리를 따져 보자고요. 진리를 보고 내가 사는 모습을 보고 세상을 보고. 한번 그래 보세요. 전자의 선지식들은 그 참선하는 데 앉았다가 오줌 마려우면 펄떡 일어나서 얼른 오줌 누러 가잖아요. 그럼 ‘선이 끊어지는데 오줌은 왜 누러 가느냐.’ 이러고 한방 먹였다고요. 그게 다 그런 생각을 하라고 한방 먹인 거거든요. 그럼 오줌 누지 말고 그냥 오줌 싸고 앉았어라 이런 것도 아니고, 어디로 빠져야 걸림 없이 빠질 수 있느냐 이런 도리죠. 이 마음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항상 들어서 알겠지만 인생은 덧없이 그냥 바람결처럼 가는 겁니다. 그러나 그 바람결같이 가는 그 물질적인 모습에 바로 참자기가 있거든요. 참자기가 일체 모든 것을 다, 안팎을, 만법을 다 이롭게 합니다. 그러니까 육신 모습은 자기 정신계의 시자일 뿐이에요, 심부름꾼. 자기가 안 보이니깐 없는 것 같죠? 그런데 반드시 있다고요. 그래서 모든 것을 공심으로 놓고 공심으로서 살고 둘로 보지 말고, 하나하나 모두가 공체로 사니까 공생으로 살고 이 나무나 돌이나 풀, 모두가 같이 공생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 속에도 수천 명이 살고 있는데 그 살고 있는 그 생명들도 모두가 공생으로 삽니다. 그러니까 둘로 보지 말아야 된다는 얘기죠. 일체를 다 둘로 보지 말아야 된다 이겁니다.

‘삼세가 둘 아닌 노래’ 그 노래 지어 놨죠? 사람이 한 번 태어나면 줄창 천년만년 살 줄 알지만 그게 아니거든요. 또 바뀌고 또 태어나고 또 바뀌고 또 태어나고. 인간으로만 태어나는 게 아니고 잘못하고 살면 짐승의 모습으로 태어나 가지고 살죠. 그러니까 여러 가지 가지를 다 알려면 내 내면의 주인공 자체를, 진짜로 그게 불성이니까, 그게 자불이자 불성이자 주장자니까 열심히 ‘너만이 할 수 있어.’ 하고 거기다 놓고 뭐든지 하세요. 상대방으로 인해서 싸우게 되고 말다툼을 하더라도 그거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인공에다 넣고 ‘이거를 이렇게 공부시키느라고 이러는구나.’ 하고 모든 거를 다 거기다 놓고 ‘화목하고 둘 아니게 살게 너만이 할 수 있어.’ 그러고 다 맡기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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