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발심을 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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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발심을 하려면…

본문

질문

불교에 입문한 지 5년 정도 됩니다. 한때는 꽤 열심히 공부한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좌선도 열심히 하고 큰스님들의 말씀을 들으러 부지런히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로구나’ 하는 구체적인 느낌까지도 뚜렷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더 이상 발심이 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바라볼 힘도, 그렇다고 저를 완전히 끌어안고 감싸 주고 다독여 줄 힘도 안 나더군요. 새롭게 발심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요. 계속 반복적으로 바라보아야 할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 참나를 발견하는 이 문제는 성내는 거든 성을 안 내는 거든, 환희심이 나는 거든 환희심이 안 나는 거든 무조건 거기 맡겨 놔야 됩니다. 왜냐하면 악과 선도 다 놔야 되니까요. 그래서 안되는 것도 거기서 하는 거 되는 것도 거기서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되는 것도, 안되는 거라면 ‘어, 거기서밖엔 해결하지 못하겠구나. 나를 테스트해 보려고 그러는 거지.’ 하고선 거기 놓고, 잘됐으면 감사하게 거기 놓고, 이렇게 두 가지 요건이 다 그렇게 돼야 됩니다. 참 이거는 ‘아주 슬기롭게 내가 했다.’ 하는 그런 거는 없습니다. 내가 한 것도 없고, 내가 했다는 생각조차, 또 안된다는 생각조차, 빨리 하겠다 하는 생각조차도 놔야 합니다. 거기 모든 걸 일체 실험해 보십시오. 모든 걸 거기 맡겨 놓고 ‘거기서부터 감사하다. 거기서밖에 못한다. 물러서지 않는다. 믿는다.’ 이거를 꼭 하세요.

우리가 지금 시대에 옛날의 그 선지식들이 공부하면서 방편으로 해 나간 걸 고집부리지 말고 지금 현 시대에 물결치는 대로 전부가 그대로 참선인 것을 알아야 하죠. 전부가 참선이 아니라면 어디에고 걸려서, 앉아 있는 데도 걸리고 서 있는 데도 걸려서, 참선이라고 하는 데도 걸리고, 좌선한다고 하는 데서도 걸리고, 인제는 다 했다는 데서도 걸리고 모든 게 다 걸리는 거죠. 내가 해야겠다고 발심을 내는 데도 걸리고 말입니다, 공에 들지 못하면. 어떤 사람은 공에 들어서 또 편안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잘한다고 그러죠. 몸으로 아무리 공에 들어서 그 앉아 있는 기술이 좋다고 그래도 그건 기술입니다. 참선이 아니라 그것은 기술이에요, 어디까지나. 몸을 단련해서 잘 앉아 있고 오래 앉아 있는 거는 기술이지, 그것은 참선이 아닙니다. 참선이라는 건 걸어가면서도 내 할 일 다 하는 것이 참선이란 말입니다.

여러분이 이렇게 살아 있을 때 알아 놓으신다면 뭐든지, 올바로 눈이 뜨이고 코가 트이고 맛을 알고 귀가 트이면 어디고 모르는 데 없이 착착 가시게 되는 거죠. 만약에 여러분이 이 도리를 모르고 기복으로만 나가는 그런 분이 있다면, 살아서 모르니깐 죽어도 어딘지 몰라서 항상 그러죠. 개집도 들어갈 수 있고 뱀 소굴도 들어갈 수 있고 말입니다. 그건 어쩌다 식만 남아서, 살던 식, 그 습만 남아서 그냥 들어가는 거지 깜깜한데 어떻게 찾아 들어가나요? 그러니 살아서 눈을 뜨지 못하면 안 되고, 귀가 트이지 않으면 아니 되고 전 우주에 그 향기 냄새를 맡지 못하면 판단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맛을 못 보죠.

그리고 본래 사람들은 신심을 쌓고 안 쌓고가 없이 그대로 부처님 법을 지금 지녀 가고 있습니다, 본래. 그렇기 때문에 본래 그렇다는 거를 알고 믿으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모든 걸 한 군데다 뭉쳐서 놓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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