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은?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저희 몸을 끌고 다니는 주인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주를 끌고 다니는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그것을 기독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생각하는데, 불교에서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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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당신이지 누구예요? 일체 만 생명에 다 주인공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샛별을 보고 깨달았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 거와 같이 우리도 어떠한 물질이든 생명이 있고 마음이 있어요. 그런데 그 물질과 더불어 우리는 같이 공해서 이렇게 돈다니까요. 같이, 삼각 원형을 이루고 있다고 했지 않았습니까, 우주 전체가. 그랬는데 내 주인공이 따로 있고 남의 주인공이 따로 있단 말입니까. 그러니까 머리로 이해를 하려고 하지 마시고요, 이해를 하려고 생각이 드는 것까지 놓으세요.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그것을 하느님이라고 했다던데요, 그래서 옛날에 불로 심판을 받는다고 그런 말들을 했죠. 그런데 불이라는 건 어떠한 걸 뜻하겠습니까? 우리네 생명 즉, 마음입니다. 마음과 더불어 그 마음으로써 자기가 하는 대로 자기가 심판을 받는 거지, 누가 심판을 해 주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될 수 없다’ 는 거죠. 부처님께서는 ‘하나님이 즉 나, 나이면서도 공했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개구리의 생명과 댁의 생명이 둘입니까, 하납니까? 둘이 아니죠?
일체 생명은 둘이 아닙니다. 진리가 그러하니까요. 어떻게 둘이 될 수 있겠습니까? 모습은 작고 크고 할지언정 어떻게 생명이 둘입니까? 그러니까 생각에 생각을 자꾸 붙여서 고를 만들지 마시고, 댁이 ‘어디서부터 왔는가.’ 이걸 관하세요. 댁이 어디서 온 걸 알면 일체 만물만생이 다 어디서 온 걸 알 테니까요. 우주의 근원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주인공이라는 것도 이름입니다. 하나님이라는 것도 이름일 뿐이에요. 실제 존재가 되지 못해요. 그러니깐 그걸로 지팡이를 삼아서, 그 이름을 지팡이 삼아서 모든 것을, 사대오온이 다 공했으니 거기다가 모든 것을 놔라 이겁니다. 자기가 주인이자 공이니까, 공에서 나온 거 공에다 다시 놔라 이겁니다. ‘맡겨 놔라! 그리고 믿어야 한다. 그리고 그 믿음에 의해서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의정 나는 게 있으면 안으로 굴리면서 관하라.’
그 생각, 모든 걸 전체 다 맡겨 놓으세요. 이 세상의 모든 살림살이가 다 여러분이 이날까지 해 왔지 누가 해 줬습니까? 자기가 있고부터 이 세상이 있는 줄 알았고, 이 세상이 있는 줄 앎으로써 생활이 어떻게 돌아간다, 또는 나쁘다 좋다를 알았지 않습니까, 모두가 다. 그러니까 자기로부터 알아야지요. 자기가 어디서 왔나, 어디로부터 왔나? 자기 주인공에 모든 것을 관하되 ‘참나가 어딨나? 이 몸은 어디서부터 왔는가? 참나는 무엇인가?’ 이러고 관하십시오. 바깥으로 말로만 그냥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말도 없이 생각 자체에 깊숙하게, 침착하게, 정성스럽게 믿음을 가지고, 앉으나 서나, 깨나 자나, 변소에 가나, 나거나 들거나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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