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긍정적으로 밝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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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인터넷을 통하여 우연히 스님 말씀을 접하게 되면서 마음공부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청년입니다. 근데 저는 언제나 마음이 부정적인 편이어서 늘 나만 생각하고 나에게 안 맞는 상대에 대해서는 흉도 많이 보고 원망도 많이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남에게도 좀더 베풀면서, 그리고 좀더 긍정적으로 밝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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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옛날 어느 스님이 어느 가난한 집에서 보리쌀 뜨물로 쑨 미음 한 그릇 공양을 받고는 너무 고마워서 나무를 한 짐 해다 주려다가 은사 스님께 지게 작대기로 호되게 맞았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러면서 은사 스님이 한생각의 무주상 보시가 있는데 그것도 보시라고 하느냐며 불호령을 하셨단 말입니다. 그 스님이 그 소릴 듣고 ‘아이구! 알았다.’ 하고서 나무를 동댕이치고선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은사 스님께 삼 배를 올리면서 “감사합니다.” 했거든요. 뭐가 감사하냐 하니깐 그냥 가만히 합장을 하고 싱긋이 웃고 앉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은사 스님께서 ‘아하! 그러면 부처님의 골수를 얻어서 너는 오늘 그 집의 물 한 그릇의 그 이치를 알았구나.’ 하고선 비켜나셨대요. 그 후에 그 집은 그 해에 마름을 받고 자연히 보리쌀 뜨물을 안 먹게 되고 쌀밥을 먹게 되더랍니다. 그러니 그 동네 일판에서 둘째가라면 섧게 먹고살기가 넉넉하게 됐더랍니다. 그래서 해마다 부처님 공양을 잘하고 그 집의 자손들이 불가에 인연을 맺고 그래서 크게 부처님의 뜻을 이루었다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공부를 잘하면 길을 지나가다가도 그대로 말없이 건질 수 있고 길을 가다 오다가도 건질 수 있는 겁니다.
그렇듯이 여러분은 남의 흉 볼 사이가 없습니다. 남을 원망할 사이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내 길 가기도 바쁜데. 지금 얼마나 남았습니까? 가을이 돌아 닥치면 어떡합니까? 그러니 내 마음에 봄이 오도록 하셔야죠.
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옛날에 어떤 스님이, 아주 용하다고 하는 스님이 계셨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마적 도둑이 많았죠. 그런 산도둑들이 떼로 몰려 얘기를 했습니다. “저 스님이 그렇게 유명하다니 내가 한번 만나 보리라.” 그래서 칼을 들고서 그 스님이 오시는 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스님이 오시니깐 자기 속의 말로 하는 소리입니다. ‘저렇게 용하다는 스님이 내가 여기서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것도 모르고 그냥 저렇게 오는구나.’ 하고 아주 호탕한 웃음을 웃었죠. 그런데 그 스님이 오시니까, 그 도둑은 거기서 얘기했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유명해 봤던들, 당신 가슴에 철판을 깐 것도 아닌데 칼이 안 들어가겠느냐? 당신이 아무리 유명하다 할지라도 이 칼은 사정없이 당신의 가슴을 찌를 수 있고, 당신의 가슴을 찔러서 뭐가 그렇게 유명한 게 있나 하고 한번 갈라 보고 싶다.” 이랬거든요.
그러니깐 그 스님이 껄껄 웃으면서 하는 말이에요. “추운 겨울에 고목을 자른들 꽃이 나오겠나? 스스로 봄이 오면 스스로 이 고목에서도 꽃이 피고 스스로 열매가 열릴 것을…. 그러니 그 뜻을 알게.” 그러니까 그 도둑이 가만히 생각을 한 것입니다. 수십 년을 마적으로 살면서 그래도 경험도 있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그만 그 소릴 듣고 칼을 뚝 떨어뜨리고 거기서 그냥 삼 배를 올리고, 자기와 함께 부하 도둑들도 다 그 스님의 제자가 됐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좀더 이 마음의 도리를 알아서, 이 마음 도리 속에서는 봄은 항상 봄이지 사계절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내 마음의 봄. 그러니 여러분의 마음속에 봄이 와서 물이 흐르고 그 물맛이 좋고 열매가 열려서 수많은 맛을 낼 수 있는 그런 열매를 무르익히신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그 만 가지 열매의 만 가지 맛을 낼 수 있는 그런 여러분의 마음 가짐가짐을 가지고 봄의 마음으로 사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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