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인색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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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생각해 봐도 참 인색하게 살았습니다. 제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친구들한테 만날 얻어먹기만 했지 제가 뭔가를 주거나 베푼 일이 없는 것 같아요. 공부를 하다 보니 제 모습이 조금씩 보이네요. 스님, 저도 이제 받는 마음이 아니라 주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스님께서도 그렇게 하셨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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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나도 내 마음이 편하자고 그러는 겁니다. 왠 줄 아세요? 힘든 모습을 보면 나도 슬프고 찢어지는 듯 아프니까. 왜? 둘이 아닌 까닭이죠. 부처님께서 그 인생을, 수없이 진화돼서 형성되는 그 돌아가는 수레를 다 뼈 한 무더기로 얘기를 하셨잖습니까?
그러니 멀리 봐도, 가깝게 봐도 삼천 년 전도 현실인데 현실에 다 내 부모였고 내 자식이었고 내 형제였는데 어떻게 그것을 남으로 보겠습니까? 깨치면 그냥 자기만을 위해서 아주 좋게 금을 감고 호위호식을 하고 사는 게 아니에요. 그렇지 않지만 즐거운 건 사실이죠. 왜냐? 예를 들어서 막상 가난한 사람이 등록금이 없어서 학교를 못 간다 그랬을 때, 그리고 또 어떤 집에서 병이 들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렇게 애쓴다 이럴 때, 돈이 없어서 병원에도 못 가고 병원에서 버림을 받았다 이럴 때, 그게 상황대로지 어떻게 골라가면서 합니까. 상황대로지. 그렇게 주고 나면 그렇게 싱그럽고 좋을 수가 없어요. 주는 것밖엔 좋은 거 없습니다.
세상에 남의 걸 달래서 먹을 생각을 한다면 그건 항상 얻어먹어야 되고 남을 주면서 살아야 되겠다 하면 항상 주면서 살게 됩니다. 그 한생각이 아주 중요하지요. 여러분도 실천을 해 보세요. 주면서 살아야겠다 한다면 주면서 살게 됩니다. ‘내가 이렇게 얻어서 꼭 살아야지, 얻을 데도 많은데.’ 이러면 꼭 얻어서 살게 되죠. 부처님의 밥도 말입니다, 저 부처님의 공양 밥도 그거를 얻어먹는 걸로 먹어선 안 됩니다. 내 밥 내가 먹을 줄을 알아야지요. 그래야 내가 자유스럽게 남도 퍼 주고 살잖아요. 남의 밥을 얻어먹는다 하면은 어떻게 밥 한 숟가락 남을 줄 수 있겠어요? 내 밥이라야 맘대로 퍼 주지. 내가 못 먹더라도 퍼 주고 그러지. 안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길에 가다가도 가난하거나 어려운 사람 보면 한생각 내주고 돈을 주더러라도 그냥 줄 뿐이지, 뒷생각은 하지 마세요. 이걸 줬으니까 좋은 일을 했지, 이런 생각도 마시고요. 그걸 어떻게 내가 줬다고 하겠습니까. 위에서 말했듯이 둘이 아닌데 말입니다. 내가 준 게 하나도 없어요. 그렇게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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