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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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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본문

질문

저희들을 항상 밝게 이끌어 주시는 스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십 년 전쯤 몸과 마음이 너무나 많이 지쳐 있었는데 스님의 이끄심을 따라 새 삶을 얻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부디 법체 강건하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 마음 도리를 완전히 터득하신다면 여러분도 다 남을 위해서 이끌어 줄 수 있는 구원자가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하혈을 해서 죽게 됐는데 병원엘 가니까 도무지 그쳐지질 않더랍니다. 그래서 전화가 왔어요. 그것도 미국에서요, 한국으로. 그래서 그랬습니다. “관해라. 알았다.” 그랬는데 그 말이 떨어지기 전에 벌써 멈췄더랍니다. 그래서 한번 찾아와서 머리를 깎아서 신을 삼아 드려도 그 신세를 못 갚겠다고 하더군요. 애 다섯을 두고 자기가 죽었더라면 어떡할 뻔 했느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대답했죠. “이것 봐. 내가 당신을 위해서 해 준 게 아냐. 너의 전깃줄과 내 전깃줄이 한데 붙어 있기 때문에 불이 들어왔을 뿐이야. 이 도릴 알아야 해. 못났든 잘났든 내가 없어도 아니 되고 상대방이 없어도 안 되는 것을 말해서 상대성 원리라고 해. 그러나 우리의 참다운 참(眞)은 누가 해 줬다, 고맙다 이러기보다도 고마우면 자기 주인공한테 고맙다고 해야 해. 자기를 리드해 나가고 자기를 운전하는, 자기를 보게 하고 듣게 하고, 말하게 하고 만나게 하고 이렇게 하는 자기의 원동력을, 자기 몸뚱이를 이끌어 가는 자기 주인을 진짜로 감사하게 생각하라.” 이렇게 말해 줬습니다. 그게 아니었더라면 나를 만날 수도 없고 종교라는 것도 없고 세상도 없어요. 내가 없는데 뭐가 있어요. 못났든 잘났든 여러분만이 귀중한 겁니다. 나부터 귀중한 걸 알고 나부터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나부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면 아마 자기는 영원한 자유인으로 벗어날 것입니다.

사람들은 “불교는 참 알기가 어려워.” 이러는데 그게 아닙니다. 불교는 진리입니다. 그냥 우리가 살고 나가는 생활 자체가 그대로, 여러분이 일을 하고 잠을 자고 서서 다니고 또 앉아 있고, 이 네 가지를 포함해서 본다면 그대로 참선입니다. 공기주머니가 만약에 버스라면 여러분은 어디로 돌아다니는지도 모르고 그 안에서 복닥거리고 살고 있습니다. 모두 시간과 공간은 초월돼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것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지금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어느 물질도 돌지 않는 게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눈으로 볼 땐 정착돼 있는 걸로만 보이죠. 거꾸로 섰든 바로 섰든 우리는 바로 서 있는 것 같죠?

그러니 생각하면 개미의 살림이나 우리의 살림이나 수천수만 그 천차만별의 삶이나 뭐가 다릅니까? 좀 차원이 높고 낮고 이것뿐이지. 그래서 나를 똑똑히 보라 이랬습니다. 각자 말입니다. 각자 자기를 보라. 자기 몸뚱이 속에 얼마만큼 생명들과 모습들과 의식들이 들어 있나. 내가 밥 한 그릇을 먹고 물 한 컵을 먹을 때 내가 먹는 건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 몸뚱이도 지구와 같고 우주와 같고 세계와 같은 겁니다, 몸뚱이 하나가. 모든 분야에서 자기 소임을 맡아 가지고 다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용하고 있으면 있는 대로 무엇이 부족하면 부족한 거를 달라고 합니다.

만약에 수분이 부족하면 물을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물을 먹는데 그 물을 누가 먹는 것입니까? 그 육신 속의 생명들과 더불어 같이 먹으며 우리는 심부름을 해 주는 바로 심부름꾼이다 이거죠. 그러나 알고 보면 심부름꾼이 따로 없습니다. 안에서도 그거를 줘야 작용을 해 주고 또 바깥에서도 그렇게 심부름을 해 주지 않는다면 안에서 작용을 못해 줍니다. 더불어 같이 사는 한마음입니다.

그러니 내가 따로 없죠.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아버지가 됐거나 어머니가 됐거나 한 가정에서 살 때 자연스럽게 “엄마!” 하면 엄마가 되시죠. 그런데 남편이 들어와서 “여보!” 하면 금방 자동적으로 그냥 아내가 되시죠? 남녀를 막론해 놓고 그렇죠. 그러나 그뿐인가요? “형님!” 하면 형님이 되고 “얘, 아무개야!” 하면 아들이 되고 말입니다. 그것은 그렇게 하고자 해서 나중에 아들이 되고 남편이 되는 게 아니죠. 그냥 동시에 그냥 해 버리는 거죠. 그러니 사실 생각한다면 우리가 하나하나 해 나가고 살아나가는 게 과학적이며 바로 천체물리학적이기도 하고 천체의학적이기도 하고 천체과학, 이것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을 몰라서 그렇죠.

그래서 도라는 것은 내가 남이 목이 마를 때 물을 줄 수 있고, 내가 목마를 때 먹을 수 있어야만이 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겁니다. 진짜 인간으로서, 자유인으로서 그렇게 벗어나는 대장부라 일컬어지는 사람이라면 그쯤은 돼야 된다는 얘기죠.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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