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천이 실재하는 건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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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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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천이 실재하는 건지요

본문

질문

스님께서는 법문 중에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은 무명천에 머물러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무명천이라고 하는 장소가 실재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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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무명천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느냐. 너무나 마음에 복수심이나 욕심에 가득 찬 사람이 무슨 일을 저지를까 봐 가둬 두는, 영혼을 가둬 두는 감옥입니다. 세상을 살아나가면서 잘 보세요. 감옥이 있죠? 만약에 우리가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감옥이 왜 생겼겠습니까? 천차만별로 그렇게 일을 저지르기 때문에 감옥이 생긴 거죠. 현실에 있기 때문에 바로 무(無)의 세계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지배하는 것은, 만법천에서 내보내면 생사천에서 가려서 내보낼 때에 오무간지옥으로도 보내고, 칼산지옥으로도 보내고, 무명천으로도 보내고, 또 화탕지옥으로도 보내고 여러 군데로 분리해서 다 보내는 것입니다. 묘한 것은, 여러분이 잘 생각해 보십시오. 지옥이 따로 없으니 현실에서 잘 관조하라고 했습니다. 천차만별로 사생이 지금 살고 있습니다.

어느 스님이 길을 가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지저거리고 있더랍니다. 무슨 소리를 하나 그러고 들어 보니까, “스님, 스님! 제가 까마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가 지금 오백 년이 됐습니다. 한 번 까마귀로 모습을 받으니 거기에서 벗어날 길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스님이 제 모습을 한 점이라도 잡숴 주신다면 저는….” 이 까마귀 모습을 벗겨 주십시오, 이거거든요. “너는 까만 짓을 잘해서 그런데 어떻게 희게 만들 수 있겠느냐?” 하니까 “비록 거죽은 까마나 속살은 하얗습니다.” 이러거든요.
 
여러분도 참 거죽으로는 못생기고 못났고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속마음이 아름답고 착하고 슬기롭고 지혜롭고, 내면적으로 언제나 자기를, 자신을 믿고 만법을 행해 나갈 수 있는 그런 분이라면 아마 거죽은 비록 그럴지언정 속은 하얄 겁니다. 백옥 같을 겁니다. 그래서 그 스님은 즉시에 까마귀 모습을 벗겨 줬더랍니다. 여러분은 이런 얘길 하면 옛날 얘기처럼 들으시는데 옛날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옛날이나 미래나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돼서 돌아갈 것입니다.

내가 항상 공했다 공했다 그러는데, 그 행동 하나하나 하고 마음 찰나찰나 바꿔지면서 돌아가는 것이 공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질서를 가르쳐서 질서를 지킵니까? 사생 그 자체, 까마귀 얘기 한 것도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어려운 인연을 만나서 서로 고생을 하고 이러는 것도 당연하지마는 고(苦)를 누가 갖다 준 게 아닙니다. 알로 낳는 거, 태로 낳는 거, 화(化)해서 낳는 거, 질척한 데서 낳는 그 사생이 어떻게 해서 사생으로 빠지나? 인간이 까마귀가 될 수 있고, 부모가 죽어서 까마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어느 날 한 마디를 잘못해서 백 마디를 잘못하게 되고, 천 마디, 만 마디를 잘못하게 돼서 독사지옥에 떨어졌더니, 독사의 모습을 가지고 나와서 아무리 자기가 사람이라고 부르짖어 봐도 독사라고 그러지 누가 사람이라고 대해 주지 않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귀먹고 눈뜨지 못한 사람들은 까치 소굴에 들어가서 까치 새끼로 태어날 수도 있으니 그런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말을 잘못하면 새 종류로 아마 태어나겠죠.

마음을 독하게 써서 독사지옥으로 떨어지고 이러는 것이 독사지옥으로 떨어지면 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나서 그렇게 고를 당하고 그렇게 쫓기면서 쫓으면서 땅꾼한테 붙들려 다닙니다. 이거 한 가지 말을 했다고 그래서 고것만 생각하지 마세요. 일체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태어났더니 아, 몇 달 만에 다 큰단 말입니다. 사람은 어른이 되려면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이렇게 가지만 아, 그거는 단번에 어른이 되거든요. 금방 크면 금방 모가지 졸려서 죽고, 걸렸다 하면 죽고 몇 번이나 죽음을 당합니까? 죽고 또 죽고, 죽고 또 죽고, 죽고 또 죽고…. 그러니 그것이 독사보다도 더 무서운 지옥이 아니겠습니까?
 
옛날에 이런 말이 있었죠. “야, 무명천(無明天)을 넘어서라.” 이러니까 이 무명천이 어디 있나 하곤 그냥 찾아다니다가 하세월을 보냈대요. 그러니 불사천(不死天)에 가지도 못하고, 넘지도 못하고, 그냥 천 년이 지났다는 거죠. 그런데 왜 무명천이라고 했을까. 한번 생각해 보세요. 무명이 붙을 자리가 없다는 얘깁니다. 내가 만들어서 업을 받고 애고를 당하고, 내가 구덩이에 빠지게끔 만들어 놓고는 빠져 가지고 애를 쓰는 거지, 누가 구덩이에 빠지라고 했습니까? 누가 구덩이에서 나오라고 했습니까? 누가 죄를 받으라고 그랬습니까? 그렇게 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자기네들이 그렇게 만들어서 그렇게 산다는 겁니다.
 
여러분, 귀신들이 어딨습니까? 여러분의 생각에 의해서 귀신들이 있고, 여러분의 생각에 의해서 조상이 잘못됐고 이런 겁니다, 다. 이런 문제가 한두 건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생각을 잘하면 모두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그러니 무명천은 아예 없다고 볼 수 있죠. 그러니까 마음을 잘 조절하고 다스려 나가면서 자기를 믿고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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