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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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면…

본문

질문

기초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인입니다. 스님의 가르침대로 공부하면서 집단생활을 해 나가다 보니 저도 모르게 조금이라도 몸을 편하게 하려고 하고 스님들의 모습을 시비하고 이런저런 상황에 불평과 불만이 많아지고 타율적으로 되는 것을 보면서 이게 진짜 수행자인가 하는 회의가 듭니다. 진정으로 제가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려면 어떠한 마음으로 생활해 나가야 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마음으로 생각지 않고 개선할 줄 모른다면 마음의 계발이 있을 수가 없고, 마음의 광력이라는 빛이 바로 발현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 없이 어떻게 창조를 일으키며 노력과 생각 없이 어떻게 계발을 해서 앞장설 수 있겠습니까?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처음에 내디딘 발자국이나 나중에 내디딘 발자국이나 항시 똑같았습니다. 잘 배우고 잘못 배우고 이걸 떠나서 진실한 내 마음이 지혜롭게, 포용력 있게 팔을 벌리고 다 집어먹어야 다 집어먹을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거죠. 다 집어먹어 보지 않는다면 다 집어먹을 게 없다는 걸 몰라요. 또 다 버려보지 못한다면 다 버릴 게 없다는 사실을 몰라요. 다 버려서 얻는다고 한다면 바로 다 삼키고 다 토해낼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한 사찰에서도 질서를 제대로 완화시키지 못하고 또 화목을 갖지 못한다면 어떻게 이 세상을 통치해서 집어삼키고 토하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몸뚱이의 집은 못생겼든 잘생겼든, 커다랗든 좁쌀알만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이 우주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다 집어넣어도 좁쌀알이 적지 않으니까. 못나고 잘난 모습을 보거나 그렇게 평가를 한다면 그건 언어도단입니다. 왜냐. 집이 작든 크든 만 명이든 천만 명이든 수십만 명이든, 헤아릴 수 없이 나가서 활약을 하는데 다 응해 달라는 대로 모습을 화해서 나투는데 그 활약하는 모습이, 그 나툼이 전부 다르니 어떤 거를 꽉 집어서 ‘이거는 나다.’ 이럴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그렇게 나고 들고 나고 들고 함이 여여해서 어떠한 모습을 집어서 ‘나’라고 할 수 없는 한 개체의 집이다 이겁니다. 이 집은 일체제불의 마음이 들락날락해도 손색이 없는 집이요, 일체 중생이 다 들락거려도 손색이 없는 법이요, 다 둘이 아니게 들락거려도, 하나로 몽땅 다 들어온다 해도 작지 않은 그릇이다 이 소리예요.

그러니까 이 도리를 알려면 무조건 겸손하고, 무조건 고개가 숙여지고, 무조건 닥치는 대로 집어삼켜야 됩니다. 이거는 글렀으니깐 안 하고 이건 하기 싫으니까 안 하고, 이거는 미우니까 미워하고 이건 고우니깐 당기고, 이렇게 해서는 다 삼킬 수가 없어요. 부처님까지도 삼켜야 하는데 그렇게 허방지방할 때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물건을 사 와도 모든 스님네들이 다 나가서 울력으로써 해 들이고 모든 걸 같이 합니다. 누가 적게 하고 많이 하고 뭐, 이런 거 없어요. 위에서는 ‘아휴, 저 사제들이 애를 쓰는데 나도….’ 또 아우들은 ‘아휴, 저 사형들이 저렇게 애쓰시는데 나도….’ 이렇게 울력으로 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실에 그렇게 행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발전이 되고,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으면 발전이 될 수가 없거든요.
 
우리가 생각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몸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 또 거기에서 무엇을 하겠다고 생각을 안 하는데 어떻게 무엇을 할 수가 있겠어요. 우리가 생각 없이, 발전 없이 그 창조력을 기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불을 켜고 앞장설 수가 없거니와 그건 목석과 같은 겁니다. 오늘 살다가 내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살다가 이따 죽는 한이 있더라도 좀 쾌활하게, 발전 있게 그냥 좀 이렇게 살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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