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는 남편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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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부끄러운 얘기지만 남편이 술만 먹고 들어오면 꼭 행패를 부리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으니 견딜 수가 없습니다. 자식들 보기도 미안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마음공부를 하면 좀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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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가 다 그냥 이렇게 자식들을 기르고 부모를 모시고 살지만 모두 천년만년 살 줄 알고 그 모든 것을 별나게 사는 분들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식들이 그거를 본받지 뭘 본받겠습니까. 꼭 본을 받게 돼 있거든요. “나는 우리 아버지가 술을 그렇게 먹으니까 아주 진저리가 나서 나는 안 먹어.” 이러죠? 그런데 역시 또 마찬가지란 말입니다. 술 먹는 걸 말하는 게 아니죠. 이게 마음이 오락가락 오락가락 하니까 이 살림도 오락가락 하는 거죠. 생활도 오락가락 하고 모두가 그렇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부부지간에도 그렇고 자식지간에도 그렇고 그 괴로움이 다 없어져야 한다는 얘깁니다. 사람사람이 끼리끼리 한 철 만나서 사는데 네 탓 내 탓 하고 미워하고 예뻐하고 이렇게 한다면 요다음에 또 그런 결과가 벌어지는 거니까요. 왜, 상점에 가 보면 금방엔 금이 놓여 있고 넝마전엔 넝마가 모여 있죠? 따로따로 전부 끼리끼리 모여 있죠. 사람도 끼리끼리 있고 물건도 끼리끼리 있고. 이게 그렇게 따로따로 있는데 따로따로 있는 건 그 따로따로 있는 것대로 모두 인연이 돼서 사는 거거든요. 그런데 부부가 살면서 서로 ‘네가 잘못했다.’ 이러고 싸운단 말입니다. 그건 안 되죠. 예를 들어서 사과가 사과끼리 만났다면 똑같은 사과끼린데 어떻게 똑같은 사과가 사과더러 너 잘못했다고 나무라겠느냐 이거죠.
그러니깐 모든 것이 자기 탓이라는 얘기죠, 모든 것이. 이 세상에 모든 것이 잘났든 못났든 간에 자기 탓이지 이 상대방의 탓은 없어요. 상대방의 탓도 없거니와 상대방이 대신 살아 주는 것도 아니고요. 아무리 친절해도 똥 눠 주고 잠자 주고 밥 먹어 주고 아파 주고 죽어 주는 사람 봤습니까, 대신?
대신 그렇게 해 주는 사람 없죠? 그러니깐 모두 여자나 남자나 할 거 없이, 애나 어른이나 할 거 없이 자기 뿌리를 자기가 알아야 된다는 얘기죠, 얼른 쉽게 말해서. 자기 주인공 뿌리를 자기가 알아야 그 뿌리를 믿고 그 뿌리에서 도와주게끔 마음을 내서, 즉 말하자면 푸르른 잎새를 해 가지고 꽃이 피게 하고 열매가 맺게 하고 그 열매가 그 나무에서 제대로 익어서 모든 사람들이 다 먹고 남아도 손색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내 뿌리인 정신계의 참자기를 믿어야 한다 이 말입니다. 우리가 이 상대성으로 인해서 더불어 같이 살고는 있지만 그 더불어 같이 살 수 있는 자체의 길을 만들려면 바로 자기부터 알아야 된다는 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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