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한 마음이 계속 유지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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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가 잘돼서 마음이 충만해지기도 하는데 어떨 때는 잘 안돼서 갑갑해지기도 합니다. 스님, 계속 충만한 마음이 유지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마음을 좀더 넓게 쓰세요. 잘되는 것만 있고 안되는 게 없으면 진리가 아니에요. 꼭 상대성이거든요. 우리가 차를 타고 갔다 하면 꼭 내려야 되죠. 꼭 내렸다가 또 타고 올라와요. 잘되는 것만 있다면 이 진리는 끊어져 버리죠. 모두 여러분의 마음의 차원에 의해서 잘되는 것이 있고 중(中)이 있고 하(下)가 있죠. 그래서 이게 둥글러 가면서 자기 마음에 따라서 차원이 달라지면서 하로 사는 사람, 중으로 사는 사람, 대(大)로 사는 사람 이렇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요렇게만 생각하세요. 예를 들어서 부산에서 서울로 차를 타고 왔는데 타고만 다니는 게 아니죠. 내려서 볼일 다 보고 또 타고 올라가야죠? 그러니까 종점과 시발점이 둘이 아니에요. 그렇죠? 그러니까 ‘아하, 이것은 나를 가르치기 위해서 안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 되게 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니까, 안되게 하는 것이 바로 되게 하는 것이고 되게 하는 것이 되게 하는 것이다.’ 하고 한번 생각해 볼 점이 있어요. 이것은 한생각이기 때문이에요. 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한생각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한생각에서 굴러서 바깥으로 나오는 거죠. 내 한생각에 얽히고설킨 거를 풀 수가 있죠, 생각이니까. 한생각은 한 찰나니깐요. 그러나 우리가 물질 얽힌 거를 풀려면 아주 무척 노력을 하고 애를 써야 되겠죠, 풀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래서 여러분의 마음으로 지은 거는 전체가 마음으로 이 죄업이 되고 업보가 되고, 유전성이 되고 인과성이 되고, 세균성이 되고 모두 이런 거 아닙니까, 마음으로. 영계성도 되고요. 그러니까 마음으로 지은 거니까 마음으로 풀어야지 딴 걸로는 안 돼요, 도저히. 그래서 대치해서 막을 길이 없으니까 독 안에 들어서 벗어날 수 없듯이 꼭 당하고야 말죠. 그러니까 그거를 안 당하려면 모든 거를, 용광로라고도 하고 자가발전소라고도 할 수 있어요. 컴퓨터라고도 할 수 있죠. 컴퓨터에 앞서 입력된 모든 걸 지금 현실에 나오는 데다 다시 넣는다면 앞서의 입력이 없어질 테니까요. 안 그래요?
그래서 팔자 운명은 없다라는 얘기죠. 즉, 번뇌도 없다, 먼지 붙을 게 없다, 병고도 없다, 모든 게 ‘없다’로 돌아가요. 왜냐? 그건 마음먹기에 달린 거거든요. 마음을 인내 있게, 그 얽히고설킨 업보가 하루 저녁에 하루아침에 그게 다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차곡차곡 입력이 됐던 것이 하나하나 나오는 대로 거기다가 놓으니까 하나하나 없어지는 거죠. ‘아하! 안되는 것도 너가 하는 거구나. 양면을 다 가르치기 위한 방편이구나. 아, 감사하구나.’ 이걸 알아야죠. 그거를 ‘아이고! 안되는 거, 내가 되긴 됐는데 안되는 것도 있더라.’ 이럭하면 안되죠. 안되는 것도 되는 거고 되는 것도 되는 건데, 그 안되는 게 없다면 우리가 배울 수가 없어요. 그게 욕심 있게 대번에 어디 하늘에서 떨어진 거 모양으로 싹 가셔서 도깨비장난처럼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자기가 지은 거, 얽히고설킨 거를 전부 제거하려면 하나하나 인내 있게 믿음 있게, 조금도 허탈히 마음을 먹지 말고 오직 마음의 용광로에다 되놓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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