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죽일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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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께서는 내가 죽어야 나를 본다고 강조하시는데 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죽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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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이 우주 전체의 생활이 인간의 근본에 직결이 돼 있고, 이 세상 살아나가는 건 이 마음 근본에 가설이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모든 것이 다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대로 우리가 놓고 가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죽이는 거라고요, 그걸 알면. 한군데다가, 한마음 주인공에다 모든 거를 맡기고 살면 그게 죽이는 겁니다.
자기 마음이, 즉 말하자면 마음을 내기 이전은 기름과 같고 마음을 내는 것은 차를 끌고 다니는 바로 법이 되고, 그러니까 몸이 움죽거리는 건 차와 같다 이겁니다. 즉 말하자면 영원한 생명의 근본과 마음 내는 거, 육신이 움죽거리는 거, 이 삼합이 한데 합쳐서 이렇게 우리가 지금 돌아가고 있는 이 자체가 그대로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요. 보는 거, 듣는 거, 말하는 거, 또는 먹는 거, 가고 오는 거, 만나는 거 하나도 고정된 게 없기 때문에 그걸 공했다고 하고 그거를 놓고 가는 거라고 하고 그거를 죽이는 거라고 하는 겁니다.
비유를 해 보면 여러분 가정에서, 예를 들어서 잠깐 사이에 아내가 와서 “여보!” 그런다면 바로 남편이 자연스럽게 되고 또는 “아빠!” 하고 부르면 자연스럽게 아버지 노릇을 하죠. 그런 많은 이름들을 자연스럽게 자기가 해내고 돌아가는 것이 바로, 이렇게 찰나찰나 이렇게 아버지, 남편으로 착을 두지 않고 지금 그대로 돌아가는 그 도리를 알면 바로 죽이는 거다 이겁니다. 그거 놓고 돌아가니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불바퀴는 항상 끊임없이 우리의 영혼과 더불어 그냥 같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생각으로 항상 그게 지금 습관에 의해서, 물질적인 습관에 의해서 항상 이게 옳으니 이게 그르니 이러기 때문에 걸려서 고통을 받는다 이겁니다.
사람은 항상 마음에 의해서 모든 일체 만법을 들이고 내는데 내 과거에 살던 그 자체가 현실에 인연으로 인해서 인과가 돼서 내 몸뚱이 속에 짊어지고 모두가 나왔기 때문에 그 몸뚱이 속에, 즉 말하자면 그 많은 생명이 13억이라고 해도 고건 간단히 추린 건데 그 의식이 만약에 한마음에서 수만 개도 나올 수 있으니깐 그건 숫자적으로 헤아릴 수가 없는 거죠. 그 많은 의식들이 내 한마음에서 좋게 생각하면 좋게 따라 주고 언짢게 생각하면 언짢게 따라 주기 때문에 항상 마음을 남과 나와 더불어 같이 이익하게 생각을 한다면, 자기가 앞으로 나가는 데도 모든 거를 용도에 따라서 좋게 생각을 하고 아주 이익하게만 생각한다면 그 몸속에 있는 그 의식들이 다 그 이익한 데로 따라 준다 이겁니다.
그런데 이 불가에서 말하는 숙명통이라는 것은 비유해서 말할 때 컴퓨터라고 할 수 있죠. 그러면 과거에 거기 입력이 됐던 것이 현실에 나오는데 현실에 이 용도에 따라서 내 앞에 병고라든가 가난이라든가 또는 우환이라든가 어떤 안되는 일이라든가 모든 일체를 거기다가 되입력을 한다면 앞서 과거의 모든 그 입력됐던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팔자나 운명 같은 것이 다 좋게 바꿔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모든 거를 자기 한마음 주인공에 맡기고 사는 것이 바로 죽이는 거며, 바로 입력을 다시 되시키는 거며, 앞서 입력된 게 다 없어지는 거며, 동시에 이렇게 가기 때문에 벌써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가정에 우환이 있던 게 없어지고 병고가 없어질 수도 있고 모든 가정이 화목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없다면 상대가 없으니까 모든 걸 자기 탓으로 돌리고 모든 걸 거기 맡겨 놓는다면 바로 자동적인 컴퓨터에 입력을 하는 거와 같은 거죠. 그래서 앞서의 입력된 팔자나 운명은 다 녹아져 버리고 자유인으로서의 그 광대무변한 인간 자체의 삶을 맛볼 수 있으니 얼마나 멋있는 인생입니까.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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