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시급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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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시급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본문

질문

눈앞에 당장 어떤 시급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관하라고만 하시는데 제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어떨 때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정말로 그 방법밖에 없는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 세상에는 어느 집 어느 집 쳐 놓고 문제가,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수천에 달해요. 자기가 한 거만큼 그것이 그냥 일 년에 나올 수도 있고 몇 년에 나올 수도 있고 당대에 나올 수도 있고 2대에 나올 수도 있고, 또 이렇게 살아가면서도 될 만하면 안되고, 될 만하면 안되고,  ‘야, 이건 자빠져도 코가 깨져.’ 이런 문제, 또는 유전성, 인과응보 이런 문제 등등으로 인해서 오는 그런 인연, 그 인연줄을 끊지 못하고 얽히고설켜서 앨 쓰는 걸 많이 봅니다. 이건 다 누구의 짓입니까. 다 자기가 한 거만큼입니다.

모든 어려운 거, 가난한 거, 외로운 거, 고독한 거, 어떤 우환 가환, 또 병도 그래요. 이것은 말로 할 수 없으리만큼 병들이 인간으로서는, 의학으로써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병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많은 까닭에 그런 걸로 인해서 왔다 할지라도 그것이 급한 게 아니라 그 뿌리를 끊어 주는 게 급하기 때문에 자기 근본을 찾으라는 겁니다. 그게 시급한 거예요.  그걸로 인해서 그게 끊어지니까요.
 
그런데 그것들은 모르고 “나는 지금 급해서 아주 발등에 불이 떨어지겠어서 왔는데 주인공 찾으래.”  “저이는 저 남의 급한 걸 모르니깐 그렇지. 그래, 저 말이 나와?” 그럴 겁니다. 분명히 그럴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로부터 온 건지 당신네들이 모르니깐 그럽니다. 모든 일체 만법은 거기서 나오는 거, 거기다가 맡겨 놓고 살게 되면 바로 우환, 가환, 병 이런 모든 것을 거기 용광로에다가 놓는 셈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러면 새로 생산될 건 생산되고 바로 녹여 버릴 건 녹여 버리고 이렇게 해서 가환을 면하고 우환을 면하고, 가난을 면하고 내 마음의 지혜를 넓히고, 넓히면 넓힌 그 마음이 무기가 돼서 일체 만법을 자유스럽게 활용할 수가 있고, 그때에 내 근본의 인간이 거기에서 뚜렷하다 이겁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당장 급한 거 있으면, 물론 나부터라도 그러겠죠. 그것 때문에 지금 죽겠는데 공부할 새가 뭐 어딨냐고. 아니, 그게 바로 공부라는 이름이 아닌 나로부터 나온 거니까 나로부터 거기에다가 모든 거, 그런 저런 것을 다 맡겨 놔야 그것이 녹아 버리지, 만약에 나로부터 생긴 건데 거기다 놓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이 면해 돌아갈 수 있겠느냐는 얘깁니다.
 
그래서 석존께서도 육년 동안 앉아서 고행하실 때 그 모두 항복 받았다는 그런 얘기가 있죠? 항복 받은 것은 왜냐. 내 몸의 중생들, 모든 것이 자기가 공부하려니까 그게 모습을 바꿔서 자꾸 앞에 탁탁, 인연에 따라서 나오는 겁니다. 자기 모습이에요, 그게 다. 그런 걸 부처님께선 아시고선 ‘아, 이것은 바로 내 모습이로구나.’ 하는 걸 알기 때문에 다 항복을 받은 거예요. 자기가 억겁을 통해서 살던 그 습의 모습을 다 항복 받은 거라 이겁니다. 이 원점 한 점에다가, 입자 하나에다가 그냥 모두 몰아친 거죠. 그러니 항복을 받았다 이 소립니다. 그렇게 항복을 받을 것 같으면 우리 살아나가는 데 지탄이 없어요.

그런데 모두들 그냥 아무렇게나 그냥 우연히 온 거고, 무슨 이유가 많아서 이렇게 이렇게 됐기 때문에 이런 병이 났다 그러고, 의학적으로도 그렇고 과학적으로도 그렇고, 요건 요렇고 요건 요렇고 요렇게 내놔야 그것이 아주 철두철미하다고 하는 거죠. 그러나 철두철미한 거는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안으로부터 철두철미해야 바깥으로도 철두철미한 겁니다. 내가 안으로 눈이 밝고 청림해서 오고 감이 없이 그 오관을 다 내가 부릴 줄 알고 소소영영하게 철두철미하게 찰나찰나 응용을 할 때 그것이 아주 참인간의 모습이죠. 그 모습도 허망한 모습이 아니라 영원한 모습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그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거, 누구 탓하지 말고 모든 건 자기 이 자원에 있다. 모든 건 거기에다가, 거기서 한 일이니까 거기에 놔라. 그런다면 수억겁을 거쳐서 나온 어떠한 잘못, 과오가 있다 할지라도 거기서 한 거니깐 거기다 놓는 거뿐입니다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나하나를 닥치는 대로 마다하지 말고 녹여라 이겁니다, 선이든 악이든. 악을 녹이려면, 인과를 녹이려면, 유전을 녹이려면, 업보를 녹이려면 바로 내가 한 거마저도, 내가 잘했다는 거마저도 놔야 그것이 놔진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잘했다 못했다를 몽땅 믿고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낱낱이 생각해서 참 주저주저하고 ‘야, 이렇게 된 도리에서 내가 이렇게 하니까 요거 조금 좀 낫게 되면 어떻게 해야겠다.’ 이러거든요. 그럼 벌써 이미 걸린 겁니다. 당장 죽게 된다 할지라도 탁 넘어설 줄 알아야 돼요. 그래야 그것을 다 녹일 수가 있는 거예요. 이게 시급한 겁니다. 이게 놓는 거부터, 맡겨 놓는 거부터, 믿는 거부터, 물러서지 않는 거부터 이걸 배워야 그것이 다 홀랑, 나중에는 다 점차적으로‘아이구, 이런 게 언제 이렇게 없어졌지?’ 하고 어느 때 보니까 항상 봄처럼 웃고 살게 된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어떠한 지탄과 어떠한 가난과 어떠한 문제가 닥치더라도 그것을 주인공에 맡겨 놓고, 진짜로 주인공이 모든 업보와 그 인과응보와 유전을 다 녹여 주고 삶을 보람 있고 생동력 있게 끌고 가는 바로 길잡이라고 생각하고 물러서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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